[문학회지] 제02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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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기도 조선문학회 발행 - 단체 발행 소식지 제025호 - 개국622(2013)년 12월 20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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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덕 정병욱 작 고향집 제6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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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상황 속에서 申朝(신조)가 남진하자 동방조가 평봉도와 서봉도를 차지하여 그 일대에 피신하였는데 이곳에 수도를 세우고자 하자 선사국은 이를 듣고는 바로 국경을 지정하여 신조의 침입을 막고 동방조 백성들에게 살게 하고는 동방국을 東方郡(동방군)이라하여 동방국의 왕과 왕족들에게 東方氏(동방씨)를 하사하고 내부의 정치를 다스리게 하였다. 이에 임명된 사람들은 이러하다.
이벌찬 - 東方日
이찬 - 東方速
잡찬 - 東方鳳宇
파진찬 - 東方神基
대아찬 - 東方信之
아찬 - 東方雨周
일길찬 - 東方義時
사찬 - 東方我時
급벌찬 - 東方宇朝
대나마 - 東方雲
나마 - 東方雨
대사 - 東方宗
사지 - 東方眞
길사 - 東方爲
대오 - 東方燮
소오 - 東方尊
조위 - 東方慈, 溫義(온희구의 아들)
그리고 한때 방왕의 후궁이었던 宮美(궁미)와 궁호의 양자이자 궁진의 친아들인 宮普思(궁보사)를 명룡대군 영랑의 비서관으로 일하게 하였다. 그리고 궁미를 죽은 방왕의 후궁으로 봉해지기에 이르렀다.
이 시기 궁미와 궁호라는 국의 나머지 두 명의 딸은 세 명의 태후인 고모들을 만나러 걸음을 옮겼다. 태후 두 명은 현조의 영토를 편입시켜 玄朝道(현조도)라는 행정구역을 정하고 봉조의 영토를 편입해 奉道(봉도)라고 하여 행정의 정비를 해나갔다. 그리하여 태후 소화가 나서서 일봉도 주변의 정국을 상세히 임금에게 고하였다.
“전하. 일봉도의 주변의 정국은 현조의 침입과 더불어 백성들에게 폐허가 되고 있었습니다. 현조도에 몰려온 귀화인들이 잇따라 늘어났으니 이는 융화정책을 추진해보심이 있사옵니다. 하여 현조도의 영토서는 두 개의 나라가 일어났습니다. 이 나라들이 장차 내전을 벌이고 있으니 이 틈을 타 동방조를 폐지하시어 특별구역으로 정해주심이 있을 줄로 아룁니다. 그곳은 궁 정승의 텃밭입니다.”
하여 동방조를 멸망시켜 수도로 오게 하여 벼슬을 마련해주었다. 위의 동방씨 가문의 이름들을 가진 사람들이었다.
한데 태후 소화의 건의에 대해 이보고는 격노하였다. 하여 이 소식이 왕의 귀에 들리고 결국 왕은 이보고를 죽이기로 마음을 먹었다. 이보고는 결국 왕의 부하에게 죽임을 당하였다. 死因(사인)은 독살이었다.
하지만 왕은 이보고의 자손들은 죽이지 않았다. 그러잖아도 이보고의 세 아들도 원수를 갚겠노라고 반역을 저지르진 않았기 때문이다. 이에 장자성의 아들 보공을 유배시키려 하였으나 봉운무가 이를 반대하여 하는 수 없이 놔두었다. 이에 장씨 집안에서 왕실의 어른으로 봉해진 만큼 장보공을 韓城府院君(한성부원군)에 봉하게 하였다. 그리고 그의 아들 張秉步(장병보)를 이찬에 봉했다.
이런 계략은 봉운무에게 얻어진 아이디어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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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곳은 궁 정승의 텃밭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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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운무는 파멸시키는 것을 결코 좋아하지 않았다. 그는 궁 정승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궁 정승은 파멸을 좋아한 사람이었지만 그런 파멸을 결코 원치는 않았다. 그는 平和主義(평화주의)를 주장한 사람이었다. 이에 왕내대신 고태수가 이렇게 말했다.
“봉운무 대감은 진정 사람이었습니다. 그런 사람을 보기 힘든 이 세상에 봉운무는 결코 버릴 수 없는 인재임을 아뢰는 바입니다.”
반란도 꾸미지 않고 자신이 오로지 조정에 봉사하는 진정한 아름다움을 운왕2세는 반했다. 하지만 그리 오래가지는 못했다. 운왕2세는 왕비인 봉화의 딸인 曼姬(만희)와 후궁으로 있는 궁운봉의 庶女(서녀)인 宮嬪(궁빈)이 지켜보는 앞에서 젊은 나이에 죽음을 맞이하였다. 이에 태후인 소화가 직접 나서서 운왕3세를 즉위시켰다. 그런데 웃기지 못한 사연이 있었다. 그 사연은 바로 태후 양화를 후궁으로 맞아들이라는 제안이었다. 더군다나 할머니나 다름이 없는 사람과 私通(사통)을 저지르라니. 이에 신하들은 반대하였지만 소화의 권한이 막강한 이상 이를 어기면 바로 황천길 가는 지경이니 순응할 길밖에 없었다.
그리고 왕비를 온희구의 손녀인 紅(홍)에게 주자 온희구의 아들인 義(의)가 직접 나와 감사하다는 말을 하자 왕이 명하여 그를 原州府院君(원주부원군)이라는 지위와 함께 寶光大院君(보광대원군)이라는 지위를 내려 그 집안을 부유하게 하였다.
그런데 이를 두고 아첨하는 짓을 하지 않는지에 대한 걱정스런 말이 나오자 왕은 말했다.
“그런 일은 없을테니 걱정마라.”
그러던 어느 날 온홍에게 胎氣(태기)가 있어 진맥을 하고 아이를 낳았는데 이를 두고 한 예언자가 이렇게 말하였다.
“여인을 낳으면 나라가 망할 것이다. 아주 산산이 부서진다.”
이를 예언한 것을 들은 왕이 그를 죽였으나 예언이 맞은 것은 사실이었다. 아이가 여자로 태어나자 동방씨의 내전이 벌어져 죽임을 당하고 말았다. 씨가 많은 것이 화근이었다. 동방봉우가 유일하게 생존하자 왕은 그를 자신의 비서관으로 임명케했다. 이후 온홍에게 두 명의 공주가 성장했으니 바로 의소공주와 월소공주가 바로 그들이다. 의소공주를 궁씨 일족인 호보의 아내고 보내었고 월소공주는 장자성의 아들이자 총리판서인 보공의 후처로 들어가게 되었다. 태후에게서도 태기가 있어 아이를 낳았는데 이 아이가 곧 운왕4세가 되는 이였다. 알다시피 남자다.
왕은 선사국의 그간의 혼란을 잠재우고 부왕에게 開宗(개종)이라는 시호를 내리고, 운왕1세를 肅宗(숙종)이라는 시호를, 선왕을 衛宗(위종)이라는 시호를 내리게 하고 實錄(실록)을 편찬케 했다. 생존자들이 거의 없는 관계로 그들의 자손들의 口述(구술)로 행적을 적어내렸다. 그리고 보화왕후가 생존했음을 알고 왕실 소유의 邸宅(저택)에 옮겨 살게 하고 부왕의 후궁이었던 궁비와 선왕의 후궁이었던 장홍을 각각 다른 곳의 저택으로 옮겨 살게 하였다. 그리하여 궁궐을 쉽게 드나드는 곳으로 마련해두었다.
그러던 며칠 뒤 태후 양화는 子宮癌(자궁암)으로 생을 마감하였다. 이에 왕은 죽음을 맞이한 양화와의 인연을 끊은 것에 대한 사실 하나만으로 기쁘기 그지 없었다. 왕자는 재등국의 宮主(궁주)인 春秋(춘추)에게 볼모로 그곳에 살게 하여 정략결혼을 시킬 조건으로 보내었다. 그러나 이를 두고 소화가 한마디 던졌다.
“일개 궁주가 어떻게 감히 남의 나라에 버리는 꼴을 한단 말이오!”
그리하여 왕은 서양문물의 한 맥인 寫眞(사진)이라는 것을 통해 왕의 얼굴을 찍어 재등국에 있는 왕자에게 보내었다. 그러던 어느 날 擺撥(파발)이 날아왔다. 재등국의 궁에 머물던 왕자가 사라지고 말았다는 전갈이었다. 이 전갈을 받은 왕은 會議(회의)를 열어놓고서 이렇게 말하였다.
“이를 어이하면 좋단 말이오! 왕자가 사라지다니! 왕자가 왜 사라졌소!”
이를 두고 재등국에서는 침략을 할 것이라며 협박을 가하였다. ?馬國(부마국)인 선사국에 가하는 그 위협은 결국 그 예언자의 말이 맞는 순간이었다.
선사국의 王京(왕경)을 포위한 재등국의 군사들은 왕에게 나오라며 윽박질렀고 결국은 태정대신 空席(공석)과 공영판서 甘武(감무)를 각각 왕과 왕비로 粉(분)하게 한 후 바깥을 나와 항복을 선언하게 하자 재등국의 장군은 두 사람을 죽이기에 이르렀고 결국 두 사람의 首級(수급)만을 가진 채 재등국으로 돌아갔다. 그런데 재등국의 왕 춘추가 이를 보더니 두 사람이 남자였음이 밝혀져 선사국의 왕경을 범했던 장군은 결국 죽임을 당하였고 재등국의 왕이 선전포고하기 시작하였다.
재등국의 왕의 선전포고에 왕은 당황하기 그지 없었다. 하지만 이를 무마시킬 힘이 있었다. 그것은 바로 온의의 外交術(외교술) 때문이었다. 온의의 외교술은 선사국의 그동안의 문화를 보급하는 역할인 것이다. 선사국의 의복과 음식, 그리고 歌詞(가사) 등도 포함해서 말이다. 선사국의 이색적인 문화를 미개하기 그지없는 재등국의 콧등을 자르는 방법이 바로 그것이다. 선사국의 문화는 많이 융성해졌다. 방왕 때에 東邦小說(동방소설)이라는 신드롬이 마련되었는데 이는 선사국 국내의 역사와 문화, 그리고 궁 정승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시대상을 대변하는 문학장르 중의 하나였다. 그리고 그 뒤를 이어 東邦隨筆(동방수필)과 東邦時調(동방시조), 東邦長詩(동방장시), 그리고 東邦評論(동방평론)이라는 장르도 잇따라 생김에 따라 백성들에게 계몽의 힘을 북돋게 하였다. 이런 상황에서 선사국은 재등국을 능가하는 富國(부국)으로 성장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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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인을 낳으면 나라가 망할 것이다. 아주 산산이 부서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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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 두고 온의는 이렇게 말했다.
“일개 본국은 몇 백 년을 넘긴 나라이면서도 자원이 풍부하여 백성들이 부강하게 살아 만주벌판을 호령하며 살아온 민족이오. 서쪽에 고비사막을 경계하고 동쪽에는 같은 부마국인 온조와 백두조를 두고 남쪽으론 봉조가 자리해있으니 이 얼마나 좋은 조건이란 말인가. 그리하여 문흥을 일으키신 우리 방왕 전하를 욕되게 한 죗값은 있게 마련이지 않은가.”
이에 재등국의 왕 춘추가 왈,
“네놈은 진정 그런 말로 나를 희롱하는 건가?”
“희롱이라니.”
“그러면 지금의 국왕이 선사국의 태조 궁 정승의 자손인가?”
이에 온의는 놀라는 기색을 보였다. 하지만 의외로 온의는 침착하게 말했다.
“재등국의 왕인 네가 可汗(가한)으로 살아올 적에 궁 정승의 武談(무담)을 모른단 말이냐. 그 무담을 웃기는 소리라면서 문전박대하고 궁 정승 전하를 욕되게 한 대역죄인이다. 한데 네가 궁 정승 전하의 자손이신 우리 전하의 武功(무공)을 보면 알 수 없지 아니한가. 이는 궁 정승의 자손임이 밝혀지지 않았던가?”
춘추는 온의를 두고 꼬투리를 잡아내기 시작했다.
“그러면 네놈의 국왕은 어째서 前朝(전조)의 왕의 자식을 태자로 삼은 연유가 무엇인가?”
이에 온의는 순간 당황했다.
“우리 왕조는 본시 한 성씨가 世襲(세습)하는 것이 아니었네만 평등한 사회를 위하여 왕의 자리를 계승케 한 것이니 오해는 마시기를 바라네.”
“그럼 왜 궁 정승의 왕비를 폐위시켰는가.”
하지만 온의는 침착하게 말했다.
“그것을 원하는 것은 아니었네만 왕위를 簒奪(찬탈)했다는 반역을 저지른 대가였지. 하하하하. 일개 재등국도 그런 수모는 당했잖은가.”
재등국의 약점을 직접 말한 온의를 두고 재등국의 왕 춘추는 두려움을 느끼고야 말았다. 이에 왕은 재등국의 수도를 정벌하여 자신의 영토로 삼아 멸망시켜 재등국의 왕 춘추를 죽이고 태자를 齎藤太守(재등태수)라 임명케했고 수도 주변의 행정구역을 개편하여 특히 재등국의 옛 수도를 다른 민족에게 넘겨주어 재등국의 국경으로 이전케하고 재등국의 국경지역인 한 곳을 德陽(덕양)이라하여 그곳을 중심지로 하여 재등국을 郡(군)으로 승격시켰다.
이런 상황에서 왕은 온의를 불러들여 술을 베풀기 시작했다.
“재등국에선 무슨 말을 하였소.”
왕은 염려스럽다는 듯이 온의에게 말을 걸어보았다.
“궁 정승에 대한 이야기를 하더이다.”
“궁 정승에 대한 이야기라고 했소?”
“네, 전하.”
“궁 정승의 행적은 가히 인정받을만한 선사국의 법도인 것을 경도 알 것이오. 한데 재등국은 한때 遊牧民族(유목민족)인 것과 동시에 倭寇(왜구)의 한 세력이 아니오?”
“그렇사옵니다. 전하.”
“그 사람이 어째서.”
“일전에 재등국의 가한이었던 月夜(월야)가 궁 정승 전하로부터 이름을 얻었습니다. 한데 그를 셈하던 지금의 가한이었던 춘추가 반란을 일으켜 그를 죽이고 새로 재등국 내의 정비를 하는 등의 대대적인 일을 벌여 정벌하는데 일조한 것은 천하가 다 아는 일입니다. 게다가 바다 건너 온조와 백두조가 직접 와서 영토를 바친 것 뿐 航海術(항해술)이 능하지 못한 선사국의 약점도 있기는 합니다.”
“항해술에 능하지 않다?”
“네. 전하.”
“그렇다면?”
“지부대신 황보국에게 가서 알아오라 이르시면 됩니다.”
“그렇다면 그 방법을 어떻게 구한단 말이오.”
“완보도가 백두조 출신이니만큼 항해술에 능한 사람이 없습니다.”
완보도는 선사국에 귀화한 외국인들 중의 하나로 충부대신에 오른 사람이었다. 그는 항해술이 능하기로 소문이 난 선사국의 살아있는 인재들 중의 하나로 리더쉽이 대체적으로 좋은 사람이기도 하다.
이에 왕은 온의의 말에 따라 완보도를 불러들여 항해술의 기술을 향상시킬 수 있도록 지부대신인 황보국과 상의하도록 지시하여 진보적인 개혁을 추진하였다. 특히 선사국은 군사들 중 대부분이 陸軍(육군)이 우세하여 水軍(수군)의 劣勢(열세)가 대두된 적이 많았다. 농담대학교에 기록된 선사국 관련 서적에 의하면 당시 수군은 대부분이 육군에 적응이 된 상황인지라 신료들이 직접 나서서 상소하기를 수십 차례였을 정도이니 선사국의 위상을 꺾는 일이 되고 말았던 터였다.
이런 상황을 누구보다 잘 알기에 왕은 수군을 강성케하기 위하여 司令官(사령관)으로 명하여 완보도에게 수군의 총책임을 맡게 하였다.
게다가 행정개편을 해야된다는 신하들의 주청에 왕이 26개로 행정구역을 마련했다. 선사국의 다른 변방들은 제외된 상황이었다. 주변에 제후들이 들고 일어났다. 제후들을 왕으로 봉하게 하고 왕 자신은 太王(태왕)으로 승격시켰다. 그런데 자신을 태왕으로 승격한 왕이 완보도에게 직접 정벌할 것을 주장하였다. 이에 완보도가 서쪽을 정벌하여 분쟁이 벌어지는 지역들을 점령해나가 부하들을 따로 나누어 광범위하게 영토를 넓혀 나갔다. 그리하여 완보도의 세력은 완전히 평정하였다.
본국의 최남단 영토는 차후에 평정토록 다짐했다. 이리하여 26개의 행정구역의 중심지를 선정하여 도시들 간의 무역을 도모하고자 市廛(시전)을 열어 경제를 활성화하게 하였다.
이에 왕은 완보도에게 성씨와 이름을 하사하였는데 姓(성)은 好(호)요, 이름은 板盛(판성)이라 하였다.
그리고 왕은 왕실의 내부를 정비해나가기 시작했다. 궁내대신에게 명하여 中宮殿(중궁전) 옆에 이 나라의 역대 왕비들의 位牌(위패)들을 모신 中宮廟(중궁묘)를 창건케하였는데 백성들이 이 일을 거들어주다가 결국 죽음을 맞이한 일들이 수두룩하였다. 이를 두고 백성들은 궁 정승의 왕비인 모우의 저주였다는 것이 알려지게 되었고 결국 왕이 이를 두고 격노하여 그 말을 퍼뜨린 자들을 모조리 잡아다 처형하고 말았다. 이에 왕은 궁 정승에게 宮家鳳凰太祖大王(궁가봉황태조대왕)이라는 시호를 내리게 하고 태정숭록대신이라는 예전의 칭호를 버리게 하였다. 그리고 왕비인 모우 역시 宮家太祖大王大妃(궁가태조대왕대비)라는 시호를 올리고 나머지 궁 정승 일가의 가족들에게 지난 날의 죄를 뉘우치게 하여 지위를 復權(복권)해주었다. 그리하여 궁씨의 본관인 太陽(태양)이라는 곳을 선양이라는 이름을 바꾸게 하여 그곳에서 왔다는 의미의 支派(지파)인 宣陽宗派(선양종파)라는 이름으로 새로이 부르게 하였다. 왕실을 韓城宗派(한성종파)라 하여 왕의 지위를 보호하였다. 우선 선양종파에서는 왕족인 봉화, 국, 운봉을 宣陽功臣(선양공신)에 봉해짐에 따라 그분을 조상으로 삼아가게 하였다.
이후 온향왕후의 昇遐(승하)가 시작될 무렵 한 도적 무리가 궁궐에 나아갔는데 이를 눈치를 챈 왕이 격노하면서
“네놈들은 누구의 사주를 받은 것이냐!”
당당히 웃으면서 이렇게 도적의 우두머리는 말했다.
“湖南(호남) ××성 ××부 ××리의 宮主(궁주) 臨夕(임석)의 사주를 받고 왔소이다.”
이에 왕은 다시 격노한다.
“감히 과인의 심장을 갈가리 찢으려고 작심을 품은 게로구나.”
도적은 이렇게 말하였다.
“그러면 궁씨의 나라요, 고씨(선사국 전조의 왕들의 [姓(성)])의 나라요!”
이에 왕이 직접 다가가 도적의 뺨을 후려친다.
“감히 왕인 나를, 나를 감히!”
임석이라는 이는 바로 공영판사 임보의 사촌동생이었다. 이에 도적을 감옥에 가두게 하였는데 이 사건을 두고 臨夕至難(임석지난)이라하여 훗날 선사국의 수도를 거론하는 계기를 마련케 하였다. 당시 임석은 선사국이 4개 성을 평정한 것에 대한 앙갚음으로 백두조와 봉조의 무역으로 축적한 부를 반역의 도구로 사용하기 시작한 터였다. 당시 그는 원칙주의자인지라 본분을 상실한 선사국의 쇠퇴함을 잘 알고 있는 이였다. 하여 궁 정승을 보수주의자로 맹렬히 비난하여 궁 정승의 시호를 내를 적에 반대했던 사람이기도 하였다. 이를 우려하여 왕실은 왕내대신이면서 일봉도 출신인 태수를 왕족으로 입적한 바가 있었는데 이에 대하여서도 임석이 반대한 바가 있어 나라에 대한 불신이 더욱 심해지기도 하였다.
이에 왕은 신하들을 불러들여 임석에게 官爵(관작)을 박탈함과 더불어 諸侯(제후)의 지위를 상실하여 大逆(대역)을 저지른 대가로 최남단의 城邑(성읍)을 호판성에게 명하여 征討將軍(정토장군)으로 명하게 하고 그곳을 치게 하여 왕을 사로잡으니 이를 두려워한 임보가 무릎을 꿇어 왕에게 말하였다.
“소인을 대신 죽여주십시오. 소인이 부찰한 탓입니다.”
이에 왕은 이렇게 명했다.
“임석을 당신 손으로 죽이시오. 그리하면 당신을 후하게 지내게 하리다.”
하지만 임보는 스스로 칼로 자결하고 말았다. 이에 왕은 임석을 궁에 가두어 宮刑(궁형)에 처하게 하여 宦官(환관)으로 지내게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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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을 위하여 대업을 위하여 이루지 못한 꿈이 결국 헛수고가 되었으니
새로운 부인을 맞이하시어 부디 정치에 힘을 쓰십시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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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보의 관직인 공영판사를 길보의 아들 龍虎(용호)를 천거하여 자리를 맡게 하였다. 이후 온향왕후를 중궁묘에 모시자 보화왕후가 분노를 다스리지 못한 죗값을 물어 왕은 그녀에게 사약을 내리게 하여 죽게 하고 왕후전이 아닌 보릉 근처에 묻었다.
이후 왕은 폭군이라는 굴레에 빠져들어 주색에 빠지다가 태자가 지켜보는 앞에서 길을 걷다 엎어져 죽고 말았다.
그 죽음 앞에서 백성들 사이에서는 궁 정승의 저승이 있었음을 밝히는 중요한 열쇠가 되어버렸다. 왕은 죽어서 융숭한 대접을 받지 못하여 계곡 앞에다 암매장시켰다. 이후 이 계곡 근처에 정착한 사람들 사이에서 비명이 잦았고 결국 橫死(횡사)한 일들이 다반사였다. 이에 운왕4세는 그렇게 비참한 최후를 맞이했다. 그리고 그의 후세를 금화태후 사이에서 태어난 태자가 왕위에 올랐다.
태자가 왕위에 오르자 금화태후의 섭정을 거부하여 자신이 직접 다스리게 하였다. 수도 중심의 행정을 개편하고자 왕족들에게 서쪽의 영토를 분할하여 다스리게 하였는데 신하들이 일제히 반발하였다. 그 소문은 장자성의 아들 보공의 귓속에까지 들려왔다.
“왕족이 서쪽을 다스린다함은 곧 분단된다는 소리잖소?”
보공의 염려스러운 말에 부인 월소공주가 왈,
“그럼 차라리 왕위를 폐위시켜야 합니다. 왕은 마땅히 그리해야 합니다.”
하지만 새 왕의 재위는 그리 길지 않았다. 며칠 후 부하들의 손에 죽임을 당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즉시 보공의 부인 월소공주가 왕실의 어른으로서 왕의 태자였던 아들을 왕위에 옹립케한 지 얼마나 지났을까. 보화왕후의 붕어가 이어졌다. 이보고가 죽은 관계로 동생이었던 선왕의 후궁인 소빈이씨가 상주로 조촐하게 장례를 치렀다.
이후 월소공주는 운왕3세를 忠宗(충종), 선왕을 寓宗(우종)이라는 시호를 내리게 하여 종묘에 모시었다. 훗날의 일이 두려운 것은 만희대비였다. 만희대비는 왕위를 옹립한 아이를 낳았으나 많은 고뇌를 겪어야만 했다. 그러나 그녀는 침착하게 대응하였다. 학술에 뛰어나 여러 학자들과 교류를 하고 있었고 정치에 一家見(일가견)이 있기에 왕에게 조언을 서슴없이 했고 이를 왕은 수락하였다. 하지만 이를 지켜보며 질투한 이는 월소공주였다. 자신이 섭정을 하는 상황임에도 만희대비에 대한 예우에 대해 질투를 느꼈던 터였다. 그 질투는 결국 젊은 관료에 대한 欲情(욕정)까지 이르렀다. 그 욕정으로 만희대비를 제거하기 위한 수작임이 만천하에 밝혀질 일이었다. 그녀의 질투는 결국 군대 창설에까지 이르렀다. 貞正(정정)이라는 깃발을 내세운 이 군대는 자객으로 변장하여 만희를 죽이고자 하였지만 결국 그 음모가 들통이 나 이에 관련된 자객들을 잡아들여 모조리 죽여 젓갈로 만들었다. 이에 백성들은 굶주림에 시달리는 가운데 그 젓갈을 밥을 말아 먹이게 하였다.
이를 두고 통탄한 월소공주는 남편에게 이렇게 유언하였다한다.
‘당신을 위하여 대업을 위하여 이루지 못한 꿈이 결국 헛수고가 되었으니 새로운 부인을 맞이하시어 부디 정치에 힘을 쓰십시오.’
월소공주는 화병으로 생애를 마감하였다.
이에 만희대비는 월소공주에게 왕경에 있는 절에 신주로 모시게 하였다. 그러자 백성들은 월소공주의 넋을 기리고자 초만원을 이루며 절을 하는 식의 풍습이 전해지기 시작했다. 결국 왕족인 월소공주의 영향력 덕분이리라.
결국 왕은 결단을 내리고 말았다.
後宮肅淸(후궁숙청). 그 길 밖에는 없었다. 왕은 허수아비로 살아오면서 수많은 고난을 겪으며 살아야만 했다. 그런 시절이 지금에 이르러 왕을 올가미에 얽매이게하는 굴레가 백성들에게도 영향이 끼치기도 하였다. 물론 만희대비를 제외하였다.
이런 분위기에서 왕은 왕비를 간택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그러자 만희태후가 이를 승낙하는 조건으로 왕비를 간택하기 시작하였다. 무려 600명을 모이게 한 가운데 네 사람을 간추려 뽑았다. 여기에 네 사람이 있었다. 첫 사람은 중국에서 온 慕華(모화)란 이와 둘째 사람은 길응의 증손녀, 셋째 사람은 정씨의 딸, 넷째 사람은 의소공주와 궁호보 사이에 태어난 源花(원화)라는 여식이었다. 이 네 사람을 왕이 직접 뽑았는데 바로 궁호보의 딸인 원화를 뽑아 그녀에게 다가가 청혼하길,
“이 나라의 국모로 살아가주면 안 되겠소? 내 간절한 청을 들어주시구려.”
이에 원화는 승낙을 받아 원화를 왕비로 맞이하고 왕은 그녀에게 京華王后(경화왕후)라는 지위를 내렸다. 이에 신하들은 만세 소리로 왕에게 慶賀(경하)를 드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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