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회지] 제01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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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기도 조선문학회 발행 - 단체 발행 소식지 제018호 - 개국622(2013)년 6월 26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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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병욱 대표의 작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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走馬圖(주마도)
4. 극선이 (5)
끝끝내 절개를 지키는 사람들에게도 사상범(思想犯)이라는 이유로 모두 감옥에 가두어 끝나는 줄 모르는 전쟁의 소용돌이에 사상을 교화(敎化)한다는 명분으로 괴롭히고야 말았다.
이러한 시련에 영철은 자포자기의 상태에 이르렀다. 극선과의 동거로 인하여 원치 않은 자식이 태어났다. 영철의 배다른 자식. 그 자식을 버릴 것을 강요했으나 극선이 이렇게 원망을 하는 것이다.
“내가 이 원치 않은 아이를 두고 굶주림을 감수하는데 당신 왜 한 푼을 벌어놓지 못하세요. 제발 우리 모자가 입에 풀칠을 할 수 있게 도와주세요!”
굵은 눈물방울로 연해연방 울부짖는 극선을 두고 영철은 소리 소문도 없이 집을 나가고야 말았다. 그는 기차에 몸을 싣고 개성으로 향했다.
개성에 이른 영철은 별선에게 연락을 하였다. 별선이 모습을 드러내었다. 개성에 있는 여관에 거처하고 있다고 전보를 친 영철을 보던 별선은 눈물을 흘렸다.
“당신 어떻게 된 거에요. 극선이 그 여자 사이에 아들이 있다니요.”
영철은 달리 할 말이 없었다. 그저 미안한 마음뿐이다.
그로부터 넉 달 뒤. 그러니까 민족지(民族誌)의 잇따른 폐간으로 어수선한 상황에 있는 서울, 그리고 그 안에 있는 사회협회 사무실. 이곳으로 찾아온 모던 걸이 하나 있었다.
“여기 회장님 계신가요?”
그러자 여비서가 웃으면서,
“지금 개성(開城)에 출타중이세요.”
하고 이실직고한다.
“아, 그래요? 호호호,”
金山義子(카나야마 요시코). 조선여자이다. 하지만 창씨개명을 하라는 총독 각하의 엄명으로 하는 수없이 일본사람으로 살 수밖에 없었다. 이런 그녀가 극선과 같이 김명석의 첩이 된 것은 조선과 만주에서 벌어들인 주식에 남다른 관심을 가진 터이기 때문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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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러잖아도 자네에게 일이라고는 구두닦이 밖에 없겠구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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走馬圖(주마도)
4. 극선이 (6)
극선은 영철의 가출로 인하여 하는 수없이 자식을 버린 채 어디론가 사라지고 말았다.
사회협회는 사실 장영철이 불령선인으로 일경의 감시를 받고 있던 터로 김명석이 회장 자리에 앉을 수밖에 없었다. 이러한 터로 극선은 요시코와 가깝게 지낼 수밖에 없었다. 덕분에 극선은 기적(妓籍)을 빼놓은 채 바걸이 되었다.
그러한 까닭으로 그녀는 요시코와 함께 스파이 노릇을 하며 일본인 관리와 정부(情婦)로 지내게 되었다.
하여 요시코에 의해 명석의 단체는 좌절되고 부일(附日) 성향의 단체로 변절되어 대화협회(大和協會)라는 단체를 조직하게 되었다.
대화협회는 여느 부일 단체와 같은 행태를 보였다. 국방헌금과 징병을 독려하는 그야말로 일본에 충성하는 수하로 전락하고야 말았다.
이 덕택에 극선은 장영철을 옭아맬 방도를 마련하고자 기괴한 소문을 퍼뜨렸다.
‘한낱 사회주의자가 애첩을 두어 사통을 한다더라.’
‘그래서 아이를 둘이나 두었다더라.’
와 같은 소문이었다.
명석의 서점에 이른 영철은 극선의 배신에 큰 좌절을 맛보았다.
“그러잖아도 자네에게 일이라고는 구두닦이 밖에 없겠구먼.”
하는 수없이 영철은 처음과 같은 삶을 시작하는 마음으로 구두닦이를 하였다. 가난을 무릅쓰고 자신의 신변에 유출을 막기 위하여 고군분투하였다.
조직의 재건은 유명무실하고 일본은 중국에 이어서 미국과 전쟁을 벌이는 터에 주변의 유지들은 국방헌금과 비행기를 헌납한다는 신문 기사가 기라성같이 게재되었다. 조선에도 파시즘이 불어 닥칠 줄이야. 그렇게 세월이 무심히 지나가고야 말았다.
그 뒤에 극선은 만주로 갔는지, 중국에 갔는지, 일본에 갔는지 소식을 전해주지 않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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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놈은 반동분자(反動分子)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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走馬圖(주마도)
4. 극선이 (7)
1945년 8월 15일. 일본 천황의 종전선언이 발표되고 조선민중들이 숨을 죽일 즈음. 만주에서는 소련군이 진주하여 관동군(關東軍)을 소탕하면서 장영인의 소식은 끊어지고 말았다. 뒤이어 9월 9일. 미군이 부산에 진주하여 서울로 진군하면서 장씨네 형제들의 소식은 들을 수 없었다. 지난 전시에 영철은 간간이 영도와 소식을 주고받았는데 삼팔선을 사이에 둔 채 남쪽에 속해 있는 개성에서 편지를 주고받으면서 영방의 행방을 알아내었다.
영방은 징병을 당하여 만주 국경에서 전투를 벌이다가 소련군의 포로가 되었으나 철저히 소련군 사령관의 수하가 되어 북한의 평양에 이르렀다는 것이다.
한데 그는 장영철의 소식을 듣고 싶지 않는다는 말을 꺼내었다. 다른 형제들도 물론 그런 심정이라고 말해주었다.
사년 뒤 영철은 은밀하게 영방을 만나게 되었다.
“영방아.”
형의 반기는 소리에도 영방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철저히 훈련받았던지 눈이 매섭기 그지없었다.
“이 형을 몰라보느냐.”
그의 곁에 명석이 자리해 있었다.
“네놈은 반동분자(反動分子)다.”
라는 말을 남긴 채 품에 있는 권총을 꺼내들었다.
“왜, 왜 그러는가.”
그러는 사이,
탕―! 탕―!
하는 소리가 들리자 그들이 있던 다방에서는 여자의 비명이 들려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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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준님의 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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夜星
수 많은 불빛의 향연
누군가의 손짓으로
새로이 탄생하는
밤 하늘아래
夜星을 보기위해 모여든
꿈 많은 者들의 모임
夜星을 통해
새로운 희망을 찾아 모여든다
가히 찬란하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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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림] |
주마도가 이제 말미를 향하고 있습니다. 다음 후속작으로는 조선방송국에서 연재한 바가 있는 『고향집』을 연재할 예정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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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병욱
![[1]](./data/board/member/img/1/i_1d91102185.gif "[1]")
김진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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