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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준
작성일 개국629(2020)년 7월 20일 (월) 10:29  [사시(巳時)]
ㆍ추천: 0  ㆍ열람: 28      
[문학회지] 제117호
경기도 조선문학회 발행 - 단체 발행 소식지 제117호 - 개국629(2020)년 7월 20일
시편_01

짓다

무언가를 짓는다는 건
쉬운 일은 아닐지니
생각에 생각을 거듭하며
그 어려운 일을 해결해내리니
무언가를 짓는다는 것에 두려워말자
짓는 다는 건 그 만큼 극복하기 위함이니까

무언가를 짓는다는 건
쉬운 일은 아닐지니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며
모든 일의 고난을 해결해내리니
무언가를 짓는다는 것에 용기를내자
짓는 다는 건 그 만큼 행복을 누리기 위함이니까

시편_02시편_03

품안


따뜻함을 느끼기에는 가장 가까운 말.
그리움을 느끼기에는 가장 적당한 말.
다정함을 느기끼에는 가장 적합한 이 말.
품안.
모든 이들이 공감할 수 있는 말.
세대를 아우르고 그 품안에서
우리는 이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품안에서.

長대비


성이라도 난듯한 표정으로
솔찬히 퍼붓는 장대비
지붕 처마를 통해 바닥으로
빗방울들이 오란하게도 떨어지며
디딤돌은 어느샌가 성난 빗줄로기 인해
물들어가고 디딤돌 위에 올려놓은
가죽신 한 켤레 역시
빗물에 젖어버린다.

성이라도 난듯한 표정으로
세차게 퍼붓는 장대비
구름과 함께 다가와 어느샌가
하늘마저 어둡게 만들어 버린다.
이윽고 집 주변은 어두움에 사로 잡혀
온 마을 역시
장대비와 구름에 잠겨버린다.


산문_01

손 귀마개

내게 있어 손으로 만든 귀마개는 가슴 아픈, 잊고 싶은 추억이다. 생각사록에 되 돌이켜 볼 수 없는 불가항력에 지나지 않은 지도 모른다.

아는 사람들은 있을 지도 모르겠지만 형제도 남매도 없이 홀로 혈혈단신 외아들로 태어났고 부모님 슬하에서 자랐다. 한 가정에 유일한 핏줄로 다가왔고, 내가 태어날 때는 공교롭게도 어머니의 음력 생일이었기에 그만큼 큰 선물처럼, 큰 보배처럼 생각되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내가 태어난 기쁨도 잠시였다.

내가 태어나기 직전부터 우리 집은 일 년 차에 접어든 신혼이었고, 경제적으로 매우 힘든 상황이 계속 되었다. 모친은 보통의 신혼부부들처럼 주택 한 채나, 하다못해 아파트 한 채를 버젓이 사서 알뜰살뜰 행복하게 살아가길 소원했었다.

그러나 막상 부딪혀보니 꿈은 하나 둘 사라져갔다. 매달 월세로 내는데다 오늘날 투룸에 지나지 않는 집을 얻었고 난방 시설이 좋지 않고 위생적으로도 화장실을 공용으로 써야 했을 만큼 열악했던 것이다. 부친에게 신혼집을 물색해서 찾아낸 집이었건만, 실망감은 매우 클 수밖에 없었다.

게다가 부친은 소위 기획부동산 회사에 직장을 다녔음에도 회사 일로 자연히 집안일에 소홀해질 수밖에 없었고 투기업을 주로 삼다보니 돈에 허덕일 수밖에 없었기에 제대로 된 수입조차 없었다. 그래서 보다 못한 친정에서 차라리 이혼을 하는 것이 어떠냐는 말을 했지만 모친은 일말의 정 때문에 한 번 눈을 꼭 감아보겠다고 말했었다.

하지만 사람의 인내는 한계를 드러내는 법. 모친은 부친에게 반기를 들었다. 경제적 관념이 없다는 이유만으로 처자가 있는 가정을 소홀히 한다는 것이 용납하기 어렵다는 것이었다. 그랬건만 적반하장 격으로 부친도 맞서서 차츰 언성이 오고 갔다.

세상의 물정을 하나도 모르는 어린 나로서는 이런 광경이 난생 처음이었으리라.

나는 눈치껏 양손에 귀를 막아보고, 막고 나면 언젠간 잠잠해지겠지 했던 모양이다. 그런데 시시때때로 부모 양친의 사이에는 가는 금이 생기기 시작해 틈이 보이기 시작했다.

그 가운데에 서로의 가치관을 가지고 자기주장만을 일삼는 아비규환과 같은 분위기에 나는 귀를 막는 빈도가 잦다 못해 영원히 이 세상에서 하루빨리 벗어나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시달려 나도 모르는 사이에 어린 나이에 말로 형언하기 힘든 고통을 덜어야 했었다.

그랬던 내가 자라나는 사이에 양친의 불신은 사라지지 않고 쩍 금이 갈라지고 말았다. 가면 갈수록 개선의 여지가 없다는 것이었다.

내가 네 살이 된 어느 날. 모친의 주위 친구 분들이 내 모양을 보고 하시는 말이 모친의 가슴속에는 희망과 불안의 쌍곡선이 놓이게 되었다.

병원에 가서 검사를 한 번 받아보는 게 어때?

가뜩이나 병원비를 보태기도 힘든 형편을 누구보다 잘 아는 친구 분들이 십시일반으로 병원비를 보태주어 서울 시내의 이름 있는 대학병원에 진료를 받으러, 추운 겨울 거리를 뚫고 어린 아들의 손을 잡고 모친은 찾아갔다. 결과는 장애가 있다는 진단이었다.

말로 달리 형언하기 힘든 그 어린 나이에 겪었던 내 고통을 내 스스로 양손으로 귀를 막은, 그 손 귀마개로 인해 고질병이 되어버린 지 오래된 시점이었다. 그 손 귀마개가 오히려 세상과의 벽을 쌓게 한 나의 족쇄가 되어버린 셈인지도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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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최준
629('20)-07-20 10:32
현재 아조의 서식양식에 문제가 있는 것 같습니다. 양해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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