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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정병욱
작성일 개국627(2018)년 3월 1일 (목) 00:01  [자시(子時):삼경(三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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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회지] 제098호
 

 
 
경기도 조선문학회 발행 - 단체 발행 소식지 제098호 - 개국627(2018)년 3월 1일
 
 
차례
 
 - <소설_01> 독재자獨裁者_14 (봉당 작)
 - <소설_02> 청년들이여 제40화 (선안 작)
 
 
 
소설_01   소설_02
   
독재자獨裁者_14
- 봉당 작
국방부 장관이 내민 안은 동방순으로서는 솔깃할 만한 조건이었을지도 모른다. 헌법도 파기시키고 나라를 어수선하게 만든 장본인인 것은 두말할 나위 없고, 자신이 철권통치를 한 만큼 자신의 권력이 굳어져 있음을 만족한 것이다. 하지만 자신은 정작 자신의 부하 중 하나가 배신하리라는 걸 모르는 것만큼은 너무나 어리석은 처사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오직 자신의 말에 잘 길들여주는 것만으로 만족하는 단순한 마음가짐으로 일관할 뿐이었다.
부인의 죽음은 슬퍼할 새도 없이 정신없이 자신의 국정을 굳히는데 급급할 뿐이었다.
그렇게 국방부 장관은 독재자 동방순의 동의를 받아 계엄령을 선포하였다. 뜬금없는 계엄령 선포에 국민들은 어안이 벙벙하였다. 하지만 소문은 꼬리를 문다고 했던가. 동방순 부인이 세상을 하직했다는 이야기가 공공연하게 나돌았다. 한데 어쩌다가 동방순 마누라가 왜 죽었는지 궁금증은 증폭되어만 갔다. 이에 동방순네 비서실에서 발표하는 기자회견을 가졌다. 동방순네 비서실 실장은
"이번 사건은 심장발작으로 인해 여사님께서 돌아가셨다"
라고만 일관하였다.
어처구니없는 일이 아닐 수 없다.
동방순은 자신의 배우자가 죽은 것에 대해 입방아를 내리찧는다는 걸 꺼려하기도 했다. 때문에 그냥 자기 시각으로 적당한 선에서 수습하려고만 급급했던 것이다. 그랬던 것이 엉뚱하게도 다른 실력가들이 들고 일어나 이를 문제삼기 시작하면서 정국은 더욱 어수선해져갔다.
한편, 동방순 부인 손씨의 주검이 있는 그의 집에 일제히 경찰들이 달려들었고 시신을 수습하면서 동방순의 의지에 따라 조용히 가족끼리 장례를 치르고자 했다. 자신의 안위가 마누라의 죽음으로 인해 무너지기를 극도로 꺼려했다. 이제 자신을 지키는 사람은 아무도 없음을 비로소 알았던 것이다.
한편 이를 보다 못한 동방순네 식구들이 일제히 들고 일어났다.
"아버님, 이러실 수가 있습니까?"
맏이 동방준이 먼저 나섰다.
"……"
아버지는 말이 없다.
"아버지, 아버지가 어머니가 심장마비로 돌아가셨다고 기자회견에서 공식적으로 밝히셨다고는 하지만 눈들이 있습니다. 눈들이 있어요. 그러니 국민들이 아버지를 더 신뢰를 하겠습니까? 아버님. 아버님께서 이렇게 처신하신다고 덮어지는 일입니까?"
"그게 무슨 소리야."
동방순은 동방준을 휘둥그렇게 쳐다본다.
"어머님이 피살되셨다는 소문이 떠돌고 있습니다."
"뭐?"
갑작스런 소식에 아버지 동방준은 어안이 벙벙했다.
"이로 인해 주변의 실력가들이 꼬투리를 잡고 아버지를 늘어뜨리시면 어찌하시렵니까."
동방준의 뼈 있는 말 한마디에 동방준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자신이 보이기 시작했다.
'이를 어찌한다.'
안일하게 대처한 동방순은 어찌할 수 없는 자신의 운명을 부정하고 싶어졌다. 하지만 낙동강 오리알 격이 된 현실을 마냥 부정할 수는 없었다. 그래서 생각하다 못해 중대한 결심을 내리게 되었다. 대안은 오직 자신의 부하인 주렴 밖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청년들이여 제40화
- 선안 작

천진 공략! 천진. 천진이라면 구한말에 흥선대원군이 볼모로 잡혀갔다는 그 고장이었다. 그곳에 시가전이 벌어졌다는 기사가 첫면을 장식하고 있었다. 일방적인 일본의 점령이었다. 그렇건만 신문에서는 일본군을 '아군'으로 칭하며 맹렬한 전투 상황을 적나라하게 보도하고 있었다.
아, 이 기사를 본 연평은 근심에 젖어가기 시작했다. 자신이 공들여놓은 청년단이 이제 서서히 문을 닫을 때가 다가오고 있음을 직시한 것이다.
엊그저께 총독부 당국으로부터 압력이 가해져 왔다. 장차 일본이 전쟁을 벌여야 할 터이니 자신들에게 협조하려는 제스처가 있다면 흔쾌히 허가해주겠다는 것이다. 이것은 무엇을 뜻하는가. 바로 일본인화가 되어 조선 청년들을 저들의 총알받이로 삼도록 이끌어달라는 얘기가 아닌가.
주위에 자신의 단체에서 떨어져 나간 청년단체들도 적극적으로 일제에 동조하고 있었다. 아부하는 형상을 바라본 연평은 순간 구역질이 나기 시작하였다. 숨이 턱까지 막힐 정도로 정국의 형세는 그야말로 어수선하였다. 그럼에도 청년회를 버리지 못한 이유는 무엇일까. 그건 연평이 자신에게 있었다.
연평은 왜경의 서슬퍼란 눈을 피하여 은밀히 독립자금을 대어주고 있었다. 그뿐인가. 자신의 단체 임원들을 물론하고 다른 회원들의 의지를 담보로 서로 독립운동 기지와 연락을 주고 받고 있으니 굳이 해산할 명분이 없는 것이다.
그런데 한 가지 문제가 발생하였다.
박자옥이 탈퇴서를 제출한 거다. 박자옥은 어김없이 오영범의 핍박을 받고 있었던 거다. 다른 단체 대표로 있는 오영범 자신이, 굳이 라이벌 격이나 다름 없는 연평의 단체에 계속 몸담고 있다는 것 자체가 못마땅한 것도 있기는 했다. 그렇기에 제 마누라를 핍박할 수 있는 명분을 주는 것이다.
그렇지만 마냥 남의 가정에 대하여 왈가왈부할 수 있을 수만은 없었다. 그래서 박자옥의 탈퇴서를 눈물을 흘리며 흔쾌히 받아들이고야 말았다.
나라 잃은 백성끼리 서로 총부리를 겨누어야 한다는 현실이 연평으로서는 받아들이기 힘들었다. 슬프고 슬프다! 시시때때로 잠들 때나 잠깰 때나 오직 박자옥이 생각이 났다.
자신이 버티다가, 왜경에게 잡혀가 전향서를 작성해볼까 궁리해보았다. 그러나 그건 더 없이 수치스러움만 자극할 뿐이었다.
얼마 전 연평은 지나사변(支那事變)에 대한 자신의 소견을 어느 잡지에 기고한 일이 있었다. 그러면서 자신은 왜놈들의 충견이 되겠노라고 선언하고 나섰던 거다.
결국 오영범이 '변절'을 택했던 거다. 얼마나 자신이 싫었으면 친일의 길에 접어들었던가. 한편으로는 가여워하면서 한편으로는 자신이 이렇게 힘든 투쟁을 한다는 것에 대해 더 없는 괴로움에 몸서리를 치는 모습이 보이기 시작했다. 앞이 캄캄한 요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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