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 <간행> 보덕문집(寶德文集) 16

나의 만년이
이제 저물어가고 있구나.
나의 인생이
참으로 波瀾(파란)을 느끼며 흐르고 있구나.
푸른 하늘 아래
나는 그 하늘에 향하고 있다.
하늘 아래에서
몇 십 년을 살아왔건만
왜 이리도 그리운지 잘 모르겠구나.
나의 하느님
이내 몸을 말미암아
데려다 주시면 아니 되겠습니까?
나의 하느님
내 아버지
푸른 하늘 아래
벌판을 마음껏 뛰어놀며
푸른 공기를 마시며
살아가고 싶습니다.
그 천당은 참으로 편안하다고 하지요?
하며 부르짖던 시절들……
그 시절들을 비석에 새긴다.
비석에 새긴다.
나에게 좋은 시절들이 다 갔으니 얼마나 좋단 말이냐.
사랑하는 나의 아이들아
너희는 행복을 찾아 자유를 부르짖어라!
어떤 나그네가 이 시 구절을 읊으며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 울음소리를 내면서……
그 눈물을 거두려고 해도 거두어지지 않으니……
눈물을 거두고 바닷가에서 벗어나 어느 객주로 향한다.

그곳 객주에서 술을 마시니 맛은 꽤 쓴 편이다. 할머니를 잃고 헤매는 이 이는 백모라고 하는 사람이었다. 하지만 이 사람은 깊은 병에 걸려 죽음을 맞이해야하는 운명이 다가왔다. ― 그래서 그는 회고록을 쓴다. 할머니의 지난날을 기록하니 그는 무척 뿌듯하였다. 그의 할머니 이름은 牛美華(우미화)라고 하는 이였다. 그 손자의 이름은 백중국이라는 자였다. 그가 회고록을 쓰기 시작하였다. 그 내용은 이러하였다.
우미화라고 하는 이에 대해 알아내기 위하여 필자가 직접 써내려 간다.
1701년 (조선 숙종 27년)에 우미화는 노비인 양친을 두고 태어났다. 하지만 신분제라는 굴레에 시달리면서도 우미화, 그녀는 자유롭게 아무런 부담 없이 천진난만하게 자랐다. 그 노비인 양친이 공교롭게도 남 모 대감 집에서 종살이를 하고 있었다.
그러나 미화는 주인인 남 모 대감에게서 천자문을 배우고 있었다.
남 모 대감은 조선에서는 유명한 문신이었다.
숙종 재위기간 동안 서인에 가담하였으나 숙종의 후궁인 장희빈을 폐위시키는 일에 반대하여 파직당해 초야에 머물던 약천 남구만 선생이었다. 그는 남은 십일 년 동안 수많은 저서를 남겨 우리에게는 익히 알려진 인물일 것이다. 당대의 명인인 김만중과 버금갈 터인 이 사람은 자신의 하인의 딸인 우미화에게 학문을 가르쳤다. 그 학문에 대한 지식은 미화한테는 지대한 영향력을 행사하였고 또한 사회의 모순을 깨우치게 하였다.
"너는 역사를 좋아하느냐?"
자신의 사랑방에 불러들였던 약천 선생이 미화에게 말을 걸었다.
"청나라의 역사 말입니까?"
약천 선생이 말없이 미소지으며 고개를 젓는다.
"우리 조선에 박힌 역사를 말하느니라."
스승의 대답에 미화의 눈에선 초롱초롱 빛난다.
스승은 ‘孝(효)’에 대해 이야기를 꺼내었는데 그 이야기는 신라의 효녀인 지은에 대한 이야기였다.
"신라에 지은이라는 여아가 있었다. 그 여아는 성품이 지극하여 효성스러웠다. 일찍이 아버지를 여의어 홀로 어머니를 봉양하였다. 그러나 그녀는 시집을 가지 않고 아침 저녁으로 문안드리며 곁을 지키고 봉양하지 않는 날이면 품팔이하고 돌아다니며 밥을 구걸하였다. 구걸하여 얻은 것을 어미에게 봉양하였다. 하지만 오랜 시간이 흘러 구걸하기 어려워지자 부잣집에 들어가 몸을 팔아 종이 되기로 하여 쌀 열 섬을 마련했단다. 온종일 주인 집에 가서 일하여주고 저녁에는 밥을 지어 가지고 와 봉양하였다. 그리하여 사나흘이 지나자 어머니의 미각이 되돌아왔단다. 그 어머니는 자신의 딸이 노비 노릇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모르는데 자신의 가슴이 찔린다고 했다. 그래서 지은은 솔직히 어미에게 아뢰니 ‘이 어미 때문에 남의 종을 만들었구나! 차라리 빨리 죽는 게 낫겠다.’라며 어미가 울부짖었다. 그리고 딸과 껴안아 미안한 마음이 들어 울분을 토하고야 말았다. 그리고 이 광경을 길 지나가는 화랑인 효종랑이 보고서는 부모의 허락을 얻어 곡식 백 섬과 옷가지를 실어 주었고 평민으로 살게 하여 여러 화랑들에게서도 그 효녀는 많은 재물을 받았다. 그리하여 그 공로를 높이 사 신라 조정은 효녀 지은에게 조 오백 섬과 집 한 채를 내려주고 잡역을 면제시켜주었고 효종랑에게 헌강왕의 딸과 혼인하게 하였다는구나."
그러면서 약천 선생은 다시 말을 이었다.
"이 이야기를 읽으면서 무슨 교훈을 얻었느냐?"
미화가 당당히 말했다.
"부모에게 효를 대하고 빈민에게는 해방을 주는 겁니다."
"하하하…… 잘 아는구나."
저녁이 되어서야 미화는 부모의 곁으로 갔다. 미화의 어린 시절을 함께 약천 선생으로부터 천자문을 배우게 되었다. 천자문을 비롯해 조선의 역사와 중국에서 유래되어 번역한 고서 등의 서적들을 섭렵하여 지식을 닦았고 서학에 대한 관심을 가졌다. 서학에 대한 연구를 결심하게 되었다. 이에 따라 종교적인 신념을 갖게 되었으며 감수성을 가지게 되었다. 이런 만큼 미화는 눈에서 책을 뗄 수가 없었다. 그런 미화에 대해 침모로 일하고 있는 어머니는 잔소리한다.
"네년이 어떻게 된 일인지 잘 모르겠다만 책을 읽지 말어."
미화가 그 말을 듣고 눈이 휘둥그레지며,
"왜요?"
"네년이 기어이 책을 읽는다는데 읽어보았자 부처님 손바닥이다! 뭔 지렁이가 꿈틀거리는 듯한 글씨를 왜 읽는단 말이냐. 이 미련한 것."
"왜 이년아 저년아 하면서 책을 읽으라 말라. 왜 그러세요? 남존여비가 만연한 세상이라지만 이런 걸 읽지 않으면 평생동안 무식하게 살아야하나요? 평생동안 자식에게 모르는 것을 잘 알려주고 싶고 또 자식이나 서방님에게 사랑할 때 편지를 쓰곤 하지 않나요?"
미화의 대답에 미화 어미는 대답을 잃어버린다. 그리고 답답한 가슴을 친다.
"어이구, 속 터진다. 속 터져!"
밤중에 바느질을 하고 있던 미화의 어미는 그런 딸을 보기에 정말 안타깝기 그지 없다.
볼 일을 보고 방에 들어온 미화의 부친이 말했다.
"임자."
미화의 어미는 바느질하며,
"와요."
"왜 아한테 구박하노. 응? 아 딸이 공부하고 싶다니까네 하제, 못한다고 혀서 뭐가 나오기를 하남."
이때 미화의 어미는 화를 낸다
"당신 입 좀 닥치소! 저년이 독서광이 될라고 작정하지 돈을 안벌망정."
하며 화를 낸 채 소리치자 미화 부친이 왈,
"아 아한테 뭐가 좋다고 무식한 말투를 늘어놓나!"
"그러면 어떻게 하라고 저 계집아를 묵혀둘 수가 없잖소!"
"묵히다니? 저 아를 와 묵히노? 차라리 가서 대감마님께 고해야 할 테니."
"당신 미칬나?"
미화의 부친이 눈이 휘둥그레지며
"미칬다니, 이 가시나가!"
미화 부모 서로 머리끄덩이를 잡는다. 결국 미화는 울고.
"어매 미워!"
미화가 문을 열고 울상인 채 바깥을 나선다. 불안한 나머지 미화 어미가 휴전을 맺고 바깥을 나선 미화를 찾았다.
바깥을 나오며 미화는 울었다.
우는 딸의 모습이 딱한 나머지 양친은 약천 선생에게 찾아갔다. 약천 선생은 표정이 울상인 이 두 양친에게 말하길,
"어떻게 된 일인가. 미화가 집을 나가다니. 왜 집을 나갔을꼬?"
두 양친은 서로 눈을 바라본다. 서로 미안한 마음이 들었나보다.
"나리, 우리 아가 책을 많이 읽고 있는데 저희와 같은 미천한 사람들이 글을 잘 모르는데 저 아만 책을 맨날 읽고 있습니더. 우리 하인과 같은 사람이 저런 딸을 둔다믄 어떻게 하겠습니꺼."
그 말을 듣고서 깜짝 놀라기 보다 호탕하게 웃으면서 약천 선생 왈,
"하하하하…… 자네들은 무식해서 그러는 고로 미화는 후에 벼슬길에 나아가는 한 도령을 만나게 될 것이라네. 아무것도 알지 못하는 그런 아이를 두고 결혼을 한다는 게 말이 되느냐?"
하며 되물어보았다. 이 양친은 다시 말을 이었다.
"그렇습니꺼, 미처 몰랐심더."
"미화는 그런 아이다. 조선의 사회에서 허난설헌과 같은 여인이 되고 싶어하는 게야. 그리하여 자식을 많이 얻어 자식들에게 공부를 시키지 않느냐. 벼슬길에 나아가는 아비가 바쁜 상황에서 공부를 시킨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네. 그런 연유로 미화는 공부를 배우는 것이라네."
이 말을 듣고 양친은 깨달았다. 미화의 공부는 곧 후대에게 영향을 끼친다는 것을. 그리하여 반대하지 않고 양친은 미화에게 공부를 잘 시켜달라 부탁하여 약천 선생은 미화의 공부를 도와주었다.
이렇게 학문에 도를 닦은 미화는 여성 최초로 향교에 입학할 기회가 주어졌다. 그리하여 향교에 들어서서 자신의 마음을 다잡았다. 어린 나이에 서당에 들어가는 것 보다 향교에 입학하여 여자가 배우는 것에 미워할 가치도 없다는 말에 우미화, 그녀는 향교에서 공부를 하게 되었다.
그러나 남존여비라는 굴래 아래에 있는 조선 여인들의 비참한 현실을 미화는 받아들이기조차 어려울 정도로 버거운 상황에 이르렀지만 조선에 영향을 미치는 실학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이는 서양문물을 수용하던 중국의 영향에 있기에 남존여비를 타파할 기회가 주어진 것이다. 하여 같이 향교에서 공부하던 사내아이들이 미화에게 다가가서는,
"일개 여자라는 이가 여기 와서 공부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지 않은가?"
하며 비꼬고,
"거기다 노비에서 면천한 여자가 어디 와서 공부질이뇨?"
그러나 그녀는 인내하였다. 그리고 그 사내아이들은 계속 괴롭히기에 이르렀는데 미화는 이성을 되찾은 채 벌떡 일어서더니,
"내가 왜 여기에 와서 공부하는지 알면서 그러느냐?"
반가의 여인처럼 말투를 흉내냈다.
"이거 참, 내 난처하구먼."
하며 사내아이들은 이내 웃곤 한다.
"중국에선 남녀를 가리지 않고 같이 공부한다는데 어째서 조선에서 볼 수가 없단 말이냐? 조선도 그런 학식이 있는 사람이 열 손가락을 세어보아도 소용이 없다. 덧없다. 근데 어찌하여 나를 희롱하느뇨?"
낄낄거리며 사내들은 안 들어 먹는다.
"참으로 안타까운 나그네일세."
미화 자신은 기가막혀 소리내어 웃는다.
"안타까운 나그네?"
"일개 여장부가 연약하단 말인가. 너희들은 백치만도 못한 위인이다."
그때 이를 두고 한 사내아이가 화를 참지 못하고 일어서더니 미화에게 멱살을 잡는다.
"내가 백치보다 못한 위인이라니?"
"네 품행을 보아하니 儒道(유도)에 대해서 배우기를 그른 모양이구나. 일개 유생이라는 자가 여자를 희롱한다는 법도가 있더란 말이냐!"
미화가 큰소리를 지르자 그 사내는 멱살을 놓고 미화에게 뺨까지 맞고야 말았다. 결국 이를 이기지도 못하고 도망을 친다. 그리고 일제히 사내들도 도망을 친다. 미화가 눈을 감고 생각해본다.
‘이게 조선의 현실이란 말인고. 참으로 한탄하는 여인네를 생각해본다.'
결국 그녀는 눈물을 보이고야 말았다. 그 눈물을 바로 저만치서 바라보던 훈장이 미화에게 다가가 말하길,
"자고로 여자는 이곳에 와서 온갖 설움을 다 당한다. 그리 호락한 세상이 아니란 말이다. 사랑이 없는 조선 백성들에게 계몽할 수 있는 기회를 주어야 할 것이다."
그 희망을 품에 안은 미화는 다시 한 번 도전장을 내밀기로 하였다.
하지만 세상은 그리 호락호락한 세상이 아니었다. 미화의 유일한 정신적 지주였던 약천 남구만 선생이 세상을 떠났던 것이다. 지병을 앓던 남구만 선생은 미화에게 다가가 이렇게 이야기하였다.
"너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무명초같다. 너는 훗날 좋은 복을 많이 받기를 빌어본다. 내 사랑하는 딸아."
이내 미소하던 약천선생은 편안히 눈을 감았다. 곁에 있던 미화의 눈에는 눈물이 쏟아졌다. 남존여비에 희롱당하는 안타까운 마음에 사랑을 했던 미화. 약천선생은 눈을 감으면서 미화에 대한 반가에서는 느끼지 못한 따스한 정을 안고 사랑을 느꼈다. 그리고 미화 일가는 드디어 면천을 받게 되었다. 자유를 누릴 수 있게 되었다.
양민이 되었다.
그 후 미화는 아버지를 따라 중국으로 향했다. 며칠 동안 외박하면서 걸어가기를 수많은 날들이 지나갔다. 그리하여 도착한 곳은 북경이었다. 북경에 이른 부녀는 청나라에서 벼슬길을 하던 한 관료의 집에 이르렀는데 그 풍경에 압도된 듯 미화의 눈에선 초롱초롱한 눈처럼 자금성이라는 궁궐을 바라보았다. 미화 부녀가 그 집에 들어서자 중국인 하인이 고개를 숙이고 인사하는 것이 아닌가?
"어디서 오셨습니까?"
유창한 조선어로 인사를 한 그가 묻자,
"우씨라는 사람이외다."
하는 소리에 놀라며 그 집 주인장에게 향하였다. 그러자 바깥으로 나와 집주인이 인사를 한다.
"어서오시오. 우공."
하며 정중히 미화 부녀를 환대하였다.
이 집주인은 조선인 관료였다. 그는 바로 봉수철이라는 자였다. 이 사람은 丙子(병자)에 胡亂(호란)이 일어나 삼전도에서 치욕스러운 굴욕을 겪은 이였고 같이 왕자들과 같이 청나라에 건너가 소현세자의 곁을 지켰다. 그 과정에서 알게 된 西學(서학)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그로 말미암아 예수회에서 세례를 받았다. 그 후 여진족 출신의 여자와 혼인하여 모국과 같은 조선에서 지내진 않았지만 유일하게 조선어로 소통할 수 있는 낙을 느끼며 살아갔다. 지금은 대가족을 일군 부잣집의 주인이 되었다. 미화의 얼굴을 보던 그는 미소하며 말하길,
"허난설헌이라는 사람을 들었느냐?"
하는 것이 아닌가. 그러나 미화는 당황하지 않았다.
"네."
하자 부녀를 자신의 방안으로 안내했다. 그리고 하인에게 무어라고 시키자마자 자리에 앉고서는 하인이 가지고 온 책을 받아 미화에게 준다. 그 책은 명나라 때부터 유명세를 탔던 난설헌집이었다. 그 난설헌집을 받은 미화. 결국 책을 읽곤 하였다. 그 책은 미화의 모순된 생각을 타파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다. 그 시를 읽는 내내 미화는 진지하게 그 책을 읽어갔다. 책을 덮은 미화는 도로 그 주인에게 주었다.
"네가 시에 능하다고 들었다. 시를 한번 읊어보지 않으련?"
하자 미화는 자신있게 시를 읊었다.

매화가 마치 비가 내리는 듯 떨어지고
시원한 맑은 공기를 마시며
곰곰이 생각한다네.
연약한 여자의 몸이라 할지라도
나는 느낀다.
푸른 하늘을 보며……

이에 수철이 답했다.

사랑하는 나의 여인아
너는 지금 어디로 가느냐.
나도 매화꽃이 비처럼 내리던 날
나는 그날 너를 기다리고 있다.
푸른 하늘 아래 비처럼 내리는 매화꽃
매화향기를 맡으며 취한다.
나는 그날 너를 기다리고 있다.
매화향기를 맡으며.
버들잎보다 더 아름다운 매화야.
세세히 뿌리는 너의 그 잎은
하늘로도 승천하는구나.
桃園結義(도원결의)를 하던 지난 시절 앞에서
너의 그 잎은
아름답기 그지 없다.
밤에 수놓은 별보다도
더욱 곱고
너의 그 잎은
하루하루가 아름답구나.

그 시를 읽는 내내 미화의 마음에선 감동이 다가와 있었다.
서로 미소하였다. 그러면서 지난 날의 추억이 어렴풋이 떠오르는 자신을 발견한 수철은 순간 눈물을 뿌렸다. 고국에 대한 그리움. 그 그리움을 잊지 못한 모양인지 다시 미화에게 말을 걸었다.

"아가야, 시를 읊을 줄 알았으니 이제 忠(충)을 내세워 시를 읊어 보지 않으련?"
미화가 고개를 끄덕인다.
그러면서 미화는 시를 읊어본다.

하늘에서 맹세한 忠(충)은
어디로 갔느뇨.
내 이 세상에 충성을 맹세하겠지만
맹세한 그 충성을 어이 잊으리요.
어이 잊으리요.
아, 한탄해하는 사람들아
너는 어찌하여 우느뇨?
내 이 조국을 잃었다 하여 우는 거요?
충성을 맹서한 이 굳건한 약속
그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고 우는 거요?
사랑하는 이를 버릴 수 있을망정
그 충성은 영원히 꽃피는 날이 올 것이오.
그 날을 기다리시오.

이에 감명을 받은 수철 영감이 답했다.

충…
나는 그 충성을 잊지 못하였다.
하지만 다 헛 것이 되어버린
나의 굳은 절개
그 굳은 절개는 어디로 사라졌는가.
아… 한탄해하는 이야.
절개를 저버렸다고 후회하지 마라.
언젠가 찾을 그날을 위하여.
언젠가 찾을 그날을 위하여.
언제든 그 절개를 기어코 지키겠네.

답한 순간 수철의 가슴에는 불이 피어올랐다.
수철의 얼굴에선 눈물이 역력했다. 그리하여 하인들을 불러 미화 부녀에게 후하게 상을 차렸다. 화려한 음식들이 즐비하게 놓이자 부녀에게 큰 부담이 되었다. 하지만 수철 영감은 내색하지 않고 미소하며,
"맛있게 잘 드시오."
웃으면서 말하였다.
그는 이렇게 같은 나라 사람을 만나고보니 훈훈한 정을 느끼게 되었다. 비록 소박한 벼슬을 하지만 이렇게 대접해주는 것이야말로 크나큰 선물이 아니겠는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모습을 보는 내내 눈물이 앞을 가렸다.
수철은 효종 임금, 아니 봉림대군의 모습이 아른거렸다. 봉림대군이 세상을 등졌다는 소식을 듣고 삼일 동안 통곡하였다. 식음을 전폐하며 실신까지 하였을 만큼 그의 상처는 깊어만 갔다. 하지만 미화 부녀가 오고부터는 그 마음이 사라졌다. 조선민족을 바라본 것만으로도 여한이 없다는 것이다.
"아, 저 모습을 보는 내내 고향의 향기를 맡아보는 구나."
하며 시를 읊는다.

머나먼 타국
타국에서의 삶에선
살기도 어렵건만
머나먼 고향에서 온
나그네가 고향의 향기를
주는구나
고향에 대한 사랑을
내게 이렇게 주는구나.
그 감사를 어이 잊으리요.
義(의)에 충성하던
그 시절은 어디론가 사라지고
忠(충)에 젖어 살던
그 시절도 어디론가 사라졌다.
그러나 고향의 향기는
결코 부끄러운 것이 아니다.
고향의 향기는
사랑으로 가득차누나.

미화 부녀의 맛있게 음식을 먹는 모습에서 수철의 눈에선 기쁨의 눈물이 흘렀다. 고향에 대한 그리움. 그 그리움을 위안삼아 미화의 모습을 바라보니 그저 마음의 얼음이 녹아가는 느낌을 받는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사랑.

충성을 맹서한 이 굳건한 약속
그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고 우는 거요?

그 구절을 떠올리면서 수철은 그저 행복할 따름이었다.
하인을 불러들여 미화 부녀가 묵을 방을 안내하라 이르고 미화 부녀가 잠잘 곳을 안내하였다. 그들의 묵는 방에 들어가고서 가까이 다가간다. 그리고 미화의 곁에 다가간다. 그리고 그의 얼굴을 쓰다듬고서 눈물을 뿌렸다. 몇 분 후 수철은 방을 나오고서 聖像(성상)이 모셔진 성전에 들어서서 기도를 드리고 있었다.
'천주님, 저 아이의 천진난만한 모습을 보여주시는 주님께 간곡히 청하오니 저는 이 아이를 보는 것이야말로 여한이 없사옵니다. 이 아이가 마치 조선의 당대 시인이 될 재주를 타고났나 봅니다. 제발 이 아이를 조선 최고의 시인이 될 수 있도록 도와주소서.'
며칠 후 수철영감의 마중을 받고 미화 부녀는 조선에 돌아왔다. 그로부터 며칠 후 숙종 임금이 청나라와 논쟁을 벌인 국경분쟁에 대해서 백두산정계비를 세운 후 청나라와 뚜렷하게 국경선을 정하기에 이르렀다. 며칠 후 청나라에서 사람이 왔다.
미화의 집에 찾아왔다. 그는 조선인이었다.
그가 소식을 전해준 것은 바로 봉수철 대감의 죽음.
그 죽음이 부녀에게서 들리니 미화 부친은 주저앉았다. 미화 부친의 상심이 큰 모양인가보다. 그 나그네가 봉수철 대감의 유언을 들려주었다. 그의 말은 이렇다.
'조선사람인 자네가 와서 정말 고맙기 그지없다. 나라를 되찾은 것보다 더 기쁘다. 자네가 없었더라면 고향을 영원히 잊어야하는 아픔을 겪어야만 했지만 이렇게 한 자리에 왔으니 그것보다 더한 여한이 없겠느냐. 자네한테 그 고마움을 잊지 않겠네. 내 조국 조선을 부탁하네.'
그 말을 듣는 미화 부친은 울부짖었다.
나그네는 품에 넣은 유언장을 미화 부친에게 준다. 그의 유언장의 내용은 이러하다.

分財記(분재기)를 정함이다.
우선 맏이부터 막내는 각각 我國(아국)에 있는 재산들을 분배함이다.
맏이부터 막내는 조선에 있는 논 천 마지기를 물려주고
우미화 일가에 대해서는 내가 조선에 거주한 집을 물려줄 것이다.
牛家(우가)의 명의로 땅마지기 10결을 줄 바이다.

그 재산은 인근에 가까운 마을에 있었다. 순간 미화 부친은 눈물을 거두었다. 그리고 하늘을 바라본다. 하늘은 새파랗고 햇살이 따뜻하게 대해준다. 수철 영감의 영혼이 저 위에 있겠지. 하늘을 바라보며 절을 한다.
'나리께 그 은혜를 잊지 않으리오. 내 꼭 성공해서 조선에서 살고 있는 백성들에게 크나큰 선물을 줄 터이니 그 유지를 받들겠소이다.'

며칠 후 약천 남구만 일가에서 免賤(면천)을 받아 가까운 마을로 인사가는 일가를 약천 대감의 사람들은 손을 흔들며 작별을 고하였다.
"잘 가거라―!"
"잘 가게, 우 서방―!"
눈물을 보이며 우씨 일가가 떠나기 직전에 온갖 선물 해주었다. 패물과 먹을 것, 그리고 온갖 장신품을 선물로 주었다. 자유롭게 살아가라는 부인 마님의 조언도 일가에게는 힘이 되었다. 작별을 하고 떠나는 미화 일가의 마음은 가볍기 그지 없었다.
그 후 면천을 받고서 미화 일가는 농군이 되었다. 배추농사를 짓는 그 기쁨을 만끽한 부부는 시전에서 장사를 하는 가운데 상술이 뛰어나다는 소문이 나기 시작해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고 졸지에 반가의 하인들이 와서 사가는 경우가 있었다.
그리하여 미화 일가는 시전에서의 장사를 우씨 일가의 한 일족에게 시전을 물려주고 일가가 얻은 부로 객주를 차리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만만치 않는 일이었다. 처음에는 中商(중상)을 상대로 농산물을 거래하였으나 거상들도 눈에 띄어 점점 모여 들어 교류를 하기에 이르렀다. 물론 밀매까지 이르지는 않았다. 비자금도 받지도 않았다. 그는 청렴하게 살기도 하였다. 청백리도 부럽지도 않다고 떵떵거리던 미화 부친. 그 실력으로 약종상과 협상하여 계약을 맺는 동시에 값싸게 약을 파는 조건으로 동업하게 되었고 그 대가로 수많은 부를 얻었다.
면천을 받은 대가는 매우 컸다. 그 가운데 미화 일가는 악을 쓰며 부를 축적해나갔다. 우씨 일가는 탐욕도 없고 벼슬길도 나아가지 않았다. 오로지 가족들이 편안히 살 수 있는 좋은 조건에서 자라줘야만 하는 미화를 위해서라도 먹고 살 길을 열어야 겠다는 굳은 의지에서 비롯되었다. 미화는 그리해서 인근에 있는 선비를 스승 삼아 훈장 노릇을 할 수 있게끔 하였다.
훈장과 미화는 처음 만나게 되었다. 그들은 유교를 주제로 뿌리부터 열매까지 논하기에 이르자 훈장 본인이 놀라워했다. 유교에 대한 세세한 지식까지도 알게 됨을 알자 훈장은 다른 곳으로 옮겨갔고 결국 향교로 옮겨갔지만 향교의 훈장마저 놀랄 정도로 명재라 칭하였다.
이를 두고 객주집 우씨는 사람들에게 참 훌륭한 인재를 두었다며 기뻐하였다. 그후 다시 부를 축적해나갔고 드디어 딸에게 사랑이 찾아왔다.
사랑이 찾아왔다는 이야기를 극구 거부하는 모습에 가족들은 애가 탔다. 그러잖아도 그 사랑의 집안에서 온 한 나그네가 있었는데 그 나그네의 이름은 성은 白(백)이요, 이름은 참봉이다. 백 참봉이 객주에 와서 헛기침을 하더니만, 그가 왈,
"이보오, 우 선생. 내 긴히 이야기할 게 있어 왔는데."
미화 부친은 자신의 방으로 데려왔다. 백 참봉이 다시 왈,
"이보시오, 우 선생."
자신이 쓰고 있는 갓을 벗은 그는 다시 말을 이었다.
"내 이 객주 단골이고 해서 호를 지었네만. 마음에 들지."
그러고서는 말하길,
"내 부자 되라고 호를 鳩峰(구봉)이라 지었네만 마음에 들라나?"
"아이고, 이거 참으로 영광이지요! 아암요!"
"그것도 그렇고 말이네."
"말씀하소."
"자네 딸내미하고 내 친척인 백 양반이라는 자의 아들 즉 내 조카를 사랑하지 않았다던가? 내 그 소문이 하도 기이해서."
순간 미화 부친의 눈이 휘둥그레진다.
"그, 그게 참이요!"
하던 미화 부친, 아니 우구봉의 표정이 신나는 표정으로 바뀐다.
웃으면서 백 참봉이 왈,
"그거 잘 되었구먼. 내 형님한테 가서 혼인성사시키라고 해야겠네."
하며 들입다 형님 집으로 향한다. 이때 미화는 바깥을 나와 우연히 거닐다가 어떤 도령과 부딪친다. 그 도령은 다름아닌 백 참봉의 조카인 백 양반의 아들이다. 그 아들은 책을 들고 있었는데 부딪치자마자 땅에 떨어졌다. 우미화가 먼저 손을 뻗으려하자 도령의 손이 스쳤다. 그리고 이마에도 부딪친다.
"아 낭자, 괜찮소?"
"이 서책 주우려고 한 것 뿐인데."
하며 서로 쑥쓰러운 표정을 지었다. 도령도 쑥쓰러운 모양인지 고개를 다른 곳으로 돌렸지만 마음은 콩닥콩닥 거리는 심장을 멈출 길이 없었다. 이게 꿈인지 생신지 두 사람은 즐거운 갈등을 즐겼다. 하긴 뭐 그렇지 두 사람은 서로 눈빛으로 사랑을 확인하였다. 그 도령은 미화가 다니고 있던 서당에서 공부하고 있는 이였다. 낯설게 느끼는 감정이 있었지만 두 사람은 서로 신분을 밝혔다. 먼저 미화의 이름과 신분을 들은 도령의 마음은 천가지 만가지 찢어지는 심정이었다. 그 심정을 만회하려고 애썼지만 소용이 없다는 걸 깨달았다. 이렇게 두 사람은 서로 가까워졌다. 양가의 부모들에게 반대하는 소리가 나오는 즉시 멀리 애정도피할 것을 각오했다. 서로 상부상조하며 여행을 다니기도 하고 백성들의 삶 속에서 즐겁게 놀고 즐겁게 마시며 두 사람의 사랑은 싹이 나왔다.
그렇게 백 참봉과 미화 부는 서로 사이좋은 관계를 맺었다. 미화부친은 자기 딸을 선전하듯 자랑하기 시작하였다. 그러자 백 참봉이 웃으면서,
"거 참, 자네가 그렇게 키울 즐은 미처 몰랐구먼. 하하하하."
두 사람이 이야기를 주고받는 사이 미화 모친은 안주거리를 가지고 와서는 상 위에 놓곤 한다.
"아이고, 내 배가 터지겠구먼. 하하하하."
유머러스한 미화 부를 볼 적마다 안타깝다는 생각을 해본다. 그 안타까운 생각이란 유교적인 사상이 뿌리 깊게 박힌 조선 사회에 대한 고뇌였으리라.
백 참봉도 문학에서는 둘째가라면 서러울 사람이다. 하여 그녀를 자신의 제자로 불러들이고픈 생각이 난다. 그는 중국의 고전을 바탕으로 학식을 쌓은 사람이기도 하였다. 삼국지도 그렇고 서유기도 읽을 정도로 중국문학에 빠져드는 문인이었다.
이 두 사람은 밤낮을 모르고 수다를 떠는 수준에 이르고 밤에 백 참봉이 술에 취해 비틀거리며 집으로 들어갔다. 그러는 와중에 미화 부친은 큰 대자로 누운 채 숨을 헐떡거렸다. 그때 밤늦게 미화가 들어오자 모친이 왈,
"저노므 가시나가, 와 이제사 오노!"
하는 소리에 미화는 침착하게 말한다.
"잠시 볼일이 있어 늦었습니다."
"무신 볼일이노?"
하자 미화는 계곡에 가서 바람을 쐬고 왔노라고 거짓말하였다. 그러자 모친이 왈,
"니가 무신 선녀가!"
어미 말을 무시한 채 미화는 방에 들어가 잠이 들었다. 잠든 두 부녀를 바라보는 미화 모친은 지난 일이 후회스러웠다. 미화를 바라보는 어미의 마음은 갈기갈기 찢겨져나갔으나 미화가 반가의 도령과 사랑을 한다는 소문이 나돌은 사실을 알고 있었다. 그렇기에 노비로 살아온 자신의 가슴에서는 눈물이 나올 수밖에 없었다. 그 눈물을 덜어내려고 발버둥을 치기도 했으나 미화를 보는 내내 어미는 소리없이 울었다. 만일 반가의 도령에게 시집을 간다면 노비 신분이라고 그럴지도 모르는 터. 그게 참으로 염려스러웠다.
‘네한테 잘 해준 것도 없는데 그 도령하고 시집을 가면 어떻하려는 긴지. 이 미련한 가시나야. 와 그 도령한테 사랑에 빠진다냐. 응? 차라리 우리 가족과 영원히 살면 안되나? 응? 이건 있을 수도 없는 일인기라. 알제? 미화야, 제발!’
미화와 백 도령에 대한 소문이 백 참봉의 사촌형 집안에까지 이르렀다. 사실 그 도령의 부친은 문무에 능하여 중앙관직에 오르기도 한 명문가의 주인이었다. 자신의 사촌동생의 첩으로 들어간다는 둥 하는 소문을 듣고서 당황하는 기색을 보이지 않았다. 그는 인텔리 집안이라 조선 사회의 모순을 알고 있고 실학을 중시하여 하인들을 천하게 대하지 않았다. 그 조건 하에서 부인 경주정씨는 이를 두고 받아들여야한다는 말을 털어놓았다. 하인을 불러 백 도령이라 불리는 둘째아들 維石(유석)을 불러오라고 이른다. 백 양반에게 네 명의 남매를 낳았는데 그중에 첫째가 먼저 장가를 갔고 둘째 셋째는 여동생인데 이 두 사람도 시집을 갔다.
"유석아."
순간 당황한 유석은,
"네."
한다.
"너한테 소문이 나도는 모양이구나. 혼담이 오갔으니 말이다."
순간 놀라면서도 침착한 여유는 지킨다.
"내 먼 친척인 백 참봉의 입에서 나올 줄은 미처 몰랐으이."
백 양반은 웃으면서,
"혼담이 오가는 게 두려운겐가?"
"그, 그건 아니고."
백 양반은 웃으면서 사랑인 것이 그런 거라는 것을 알았더라면 하며 후회하신 말투로 아들을 안쓰럽게 바라본다. 가슴이 두근거리는 그 심정을 안다는 듯,
"그래, 그 심정 다 안다."
"하, 하지만"
얼굴이 굳어진 유석의 얼굴을 보며 웃던 백 양반.
"하하하하, 그럴 수가 있지. 대장부가 그리 소심해서야."
옆에 있던 경주정씨도 웃으면서,
"뭐 그렇게 쑥스러운가. 도련님."
백 양반 부처는 지난 젊었을 시절을 생각하며 도령을 위로해주었다.
그 다음날 아침, 어떤 하인 하나가 집 마당을 쓰는데,
"이리오너라―!"
하는 소리에 하인이 문을 열자 백 참봉이 모습을 드러내며 헛기침을 한다.
"나리께선 안에 계시는가?"
"야."
백 참봉이 들어서면서,
"아우님, 이 형이 왔다!"
그때 문을 열어 백 양반이 바깥을 나오면서 백 참봉을 반긴다.
"아이고, 이게 뉘신가 했는데 잘 오셨습니다."
"허허…… 아우님, 잘 계시었는가?"
반가운 손님을 맞이하여 백 양반이 하인을 불러 찻상을 내오라 이른 후 방에 안내한다.
"오셨습니까?"
"어, 제수. 이거 오래간만이오."
반갑게 제수와 악수를 한 백 참봉은 자리에 앉는다.
"하하하하, 인모의 고을이 소문 하나가 잘도 돈단 말야."
웃으면서 백 양반이 왈,
"형님의 계략이 있었기에 가능하였습죠."
"그나저나 색시가 마음에 들었나보구먼. 유석이 말야."
그러자마자 하인이 찻상을 가져왔다. 두 사람은 차를 마신다. 그리고 백 양반이 다시 말을 꺼낸다.
"지금 이야기를 주고 받아보니 이 시가 떠오릅니다."
하며 시를 읊은다.
여염의 누가 팔에 붉은 주사 찍는 걸 가르쳤는가
신방의 꽃 그림자가 몽롱하기만 하구나
어떤 사람이 있어 청려의 예식을 정하였는지……
삼일동안 돼지를 구워 수궁을 대신하네……
백 양반의 얼굴에선 천진난만한 웃음이 나온다.

		寶德 善安 奉堂 정병욱(鄭炳旭)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그리스도 말씀)
		자택 보봉당 방문 / 홈 방문 : blog.naver.com/qpddnr9012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