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조선국 훈련원(訓鍊院)

ㆍ작성자	이계영
ㆍ작성일	개국627(2018)년 1월 27일 (토) 00:49 [자시(子時):삼경(三更)]
ㆍ문서분류	연무대

ㆍ추천: 0 ㆍ열람: 58

[훈련원/봉사] <훈련> 1월 제2차 훈련원 훈련 실시

개국627년 1월 27일, 훈련원에서 1월 제2차 훈련을 실시하겠습니다.

- 훈련 내용 : 요즘 민국에서는 크고 작은 사고나 범죄가 끊임없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그 사건 사고가 인재(人災)인지 천재(天災)인지는 차지 하고라도 어떤 일에 대한 책임을 판단할 때 그 일에 직접적으로 관련된 당사자 뿐만 아니라 그 당사자와 관련이 있는 다른 사람들에게도 책임을 묻는 경우가 매우 흔합니다. 철학자 곰페즈(Gomperz)는 이와 같은 현상을 ‘집단책임(collective responsibility)’이라고 불렀습니다. 집단책임은 구성원들간에 결속력이 높은 집단에서 특히 더 두드러지게 나타나는데, 그렇기 때문에 군(軍)이나 경찰간, 소방관 집단에서 어떤 사건이 발생할 경우 그 지휘관들에게 책임을 묻는 경우가 자주 발생하게 됩니다. 지휘관의 집단책임에 대해 논의할 때는 문화적 관점을 같이 고려할 필요가 있습니다. 학자들은 동양을 집단주의(collectivism)문화로, 서양을 개인주의(individualism)문화로 나누곤 합니다. 집단주의가 강한 동양사회에서는 사람들이 각자의 개인적인 목표에 따라 행동하기 보다는 자신이 속한 집단의 질서와 조화를 유지하는 것을 더욱 중요시합니다. 그래서 어떤 한 사람의 잘못에 대한 책임이 집단적으로 확산되는 경향이 개인주의가 강한 서양사회보다 더 큽니다. 즉 한국은 군을 비롯한 집단에서 발생한 사건에 대하여 지휘관의 책임을 물을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입니다. 다음 사례를 한 번 생각해 보겠습니다.
• 사례) 윤일병 사건
“한 병사가 선임병들에게 폭행을 당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피해병사는 사건 당일 내무반에서 네 명의 선임병들에게 정수리와 가슴 등을 맞고 쓰러졌고 쓰러진 뒤에도 추가적으로 계속 폭행을 당해 사망했다. 피해 병사는 해당 사건이 발생하기 수 개월 전부터 가해병사들로부터 구타 및 가혹행위 그리고 성추행까지 당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사건에 대한 재판에서 주범인 A병사에게는 징역35년, 나머지 B,C,D 세 명의 병사에게는 각각 징역 12년이 선고되었다. 또한 폭행을 방조한 혐의로 직속상관 E하사에게는 징역10년이 선고되었다. 한편 국방부는 대대장을 보직해임 및 정직 3개월, 사단장을 보직해임 처분했다.”

- 과제 : 2014년 4월 한 군부대에서 선임병이 후임병을 폭행하여 사망에 이르게 한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일명 ‘윤일병사건’으로 알려진 이 사건은 그 책임의 소재와 관련해서 많은 논란을 불러 일으켰습니다. 결국 폭행을 주도한 선임병 뿐만 아니라 이 선임병이 속한 부대의 여러 직속 지휘관들도 문책을 당하게 되었습니다. 이처럼 일의 책임이 누구에게 있는지 그리고 그에게 어느 정도의 책임이 있는지를 판단하는 것은 그 사건과 관련된 많은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먼저 책임을 개인책임과 집단책임으로 나누고 책임의 의미를 인과적 책임과 사후적 책임으로 구분하여 지휘관에게 부여되는 책임의 양상과 그 효과성에 대해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갖고자합니다. 각 병사들은 한국의 집단책임에 대한 본인의 생각이나 의견을 말씀해 주시기 바랍니다.

- 훈련 대상 : 갑사 이경명님, 갑사 최준님, 정병 곽달호 (이상 3人)

- 훈련기간 : 1월 30일(화) 24:00(자정)까지

- 훈련방법 : 갑사·정병 아이콘을 사용하여 본 란에 댓글을 다는 형식으로 한다. 예) 갑사/정병 000, 본인이 생각은 ~ ~ 합니다.

* 사정으로 인하여 훈련에 참여를 못할 경우 반드시 간찰로 소명을 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이상입니다.

개국 627년 1월 27일
행훈련원봉사 이계영

http://www.1392.org/bbs?langhun:2920

최준 627('18)-01-27 10:41	갑사 최준, 본인의 집단책임에 대한 생각은 다음과 같습니다. 단순히 집단책임으로 몰고 가기에 무리가 있다고 볼 수 있지만, 군대라는 특정 상황을 고려해본다면, 개인책임보다는 집단적 책임을 피할 수는 없다는 것이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위 상황과 관련해 비춰볼 때, 당연히 사건을 일으킨 주범들은 엄벌에 처해져야한다는 건 마땅한 일이며, 오히려 그 죄에 보다 형벌을 더 강화했어야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뿐입니다. 아무튼 주범과 더불어 해당부대 상관들에 대한 처벌도 어느 정도는 있어야한다고 봅니다. 해당 사건은 군내의 최하위계층에서 벌어졌다는 점을 든다면, 그 위 상위계층에 있는 간부들 또한 처벌을 피해가기는 어렵다는 것입니다. 간부는 병사에 대한 일거수일투족까지는 아니더라도 개개인들의 성향과 그에 대한 대안은 알고 있어야했다는 점입니다. 하지만 해당부대는 그러한 대책과 개개인에 대한 관심을 무관심으로 돌리고서 사건이 터지고 나서야 해결하려는 모습들을 볼 때, 그러한 상황을 빠져나가려는 사람들의 모습은 당연히 집단책임으로 물 수 밖에 없다는 것이 현실이라고 생각됩니다. 문제는 현 사회가 무조적인 집단책임을 당연하게 생각하게 만들어서는 안된 다는 것입니다. 그렇기 위해서는 현재 집단체제 안에서의 대책안이 제대로 강구되아야한다는 것인데, 그러한 대안 및 대책을 강구하는 것은 결국 집단체제의 상위계층이기 때문에 어쩌면 그 상위계층에 있는 사람들의 몫이라 생각됩니다. 결론적으로 집단책임을 현 사회의 당연한 책임제로 돌리고 있는 것이 그들이기 때문입니다.

곽달호 627('18)-01-28 00:52	정병 곽달호, 집단책임에 대한 본인의 생각은 이렇습니다. 많이 겪어본 것도 아니고, 제 개인이 그저 피부로 느낀 소소한 체험을 일반화 할 수는 없을테지만 미국이나 유럽 등 보통 '서양'이라고 부르는 곳이 동양 사회에 비해서 '책임'을 지는 수위가 더 하면 더 했지 덜 하지는 않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예시로 드신 '윤일병 사건'과 비견되는 외국 군대의 사고 사례는 알지 못 해 들 수 없지만, 가령 공직사회에서 책임소재가 생겼을 때 '결정권자'가 책임을 지고 사임하거나, 인사상 불이익을 받는 것은 여기나 거기나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일제 강점기 전후로 '근대가 수입'되면서 서구의 방식을 우리나라에서도 적극적으로 수용하여 지금에 이르지 않았나 하는 생각을 합니다. 다만 이와 별개로 과제로 제시하신 부분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자면, 특히 군대 안에서 벌어진 공적 영역의 책임소재는 당연히 결정권자에게 최종 책임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극단적인 예로, 전쟁 중에 상관이 지시한 민간인 학살 명령을 병사들이 수행했다면 결정권자가 아닐지라도 병사들 또한 응분의 책임을 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한나 아렌트가 『예루살렘의 아이히만』에서 지적한 것처럼, "나는 단지 명령을 따랐을 뿐이다"는 말로 회피할 수 없는 것들 또한 존재한다고 생각하기 떄문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분명한 책임소재와과 명령 권한이 있는 '정당한 업무 지시' 인 한에서는 지휘관의 명령은 '집단책임'의 영역이라고 생각합니다. 명령이 아니라 병력과 병영 관리 역시 지휘관의 책임이므로 '윤일병 사건'과 같은 경우도 인사 책임을 묻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방금 예로 든 극단적 사례처럼, 정당한 업무지시 범위를 벗어나고 명령 범위는 물론, 인간으로서 최소한의 인격과 권리를 침해하는 부당한 명령을 저항하지 않고 수행하는 것까지 '집단책임'의 영역으로 두어 지휘관을 문책하는 것은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끝으로 지휘관에 대한 (인사상 불이익을 포함한) 책임지는 행위에 대해서는, 권한을 부여했기 떄문에 이를 잘 수행하지 않을 경우 돌아오는 리스크로 생각을 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늦은 시간에 두서없이 작성하느라 과제를 옳게 이해하고 답변했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아무조록 두서없는 생각이지만 이번 기회를 통해 많은 생각을 할 수 있어서 도움이 되는 유익한 과제였다고 생각합니다. 이상입니다.

이계영 627('18)-01-31 00:15	두 분의 좋은 의견 잘 들었습니다. 먼저 최준님의 “그러한 상황을 빠져나가려는 사람들의 모습은 당연히 집단책임으로 물 수 밖에 없다는 것이 현실이라고 생각”하신다는 부분에서는 많은 공감을 합니다. 그리고 곽달호님의 “정당한 업무 범위를 벗어나고 부당한 명령을 저항하지 않고 수행하는 것까지 '집단책임'의 영역으로 두어 지휘관을 문책하는 것은 어렵다고 생각”하시는 부분에 대해선, 저는 ‘명령’ 자체가 성립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이번 훈련을 통해서 사건의 책임이 누구에게 있는지 그리고 그들에게 어느 정도의 책임이 있는지를 판단하는 것은 그 사건과 관련된 많은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좀 더 신중한 판단이 필요할 것 같아, 우리 모두 민국에서 성인이고 어느 정도의 지위에 있기 때문에 새해 첫달을 마무리하는 시점에서 훈련원의 모든 분들과 함께 생각할 시간을 가졌습니다. 두 분 모두 수고 하셨습니다. 이상으로 1월 제2차 훈련을 종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