前함경도사 겸함경북도병마평사 신 김시습, 아직 후임 지방관이 부임하지 않은 관계로 북삼도에 머물며 주상 전하의 성덕과 애민을 대신하여 전하고 있는 중에, 주상 전하의 탄신일을 맞아 삼가 하례의 글을 올리나이다.
북삼도의 모든 신민이 기쁘고 경사스러운 날을 맞아, 그 기쁨을 노래하느라 감영의 객사는 환호성으로 가득하나이다. 주상 전하의 성덕이 두루 미침에, 신민의 충성심은 갈수록 깊어져 태평성대가 무르익고, 태평성대가 이어지니 신민들의 도리가 절로 깨우쳐져 인의가 도처에 넘쳐나옵니다. 이러한 때에 이르니, 비록 오랜 장마와 연이은 무더위가 기승을 부려도, 신민들 어느 누구하나 힘들어 하는 내색없이 맡은 바 생업에 충실하기가 더없이 지극하나이다. 신민들의 이러한 모습에 자연히 감동되어버린 신은, 다시 한 번 스스로 분골쇄신하는 견마지로의 각오를 다짐하게 되옵니다.
이 모두가 주상 전하의 자애로운 치세에서 기인한 것이니, 부디 옥체강령하시어 천세를 누리시옵사 북삼도의 모든 신민이 앙망하나이다.
김시습
[함경도/前도사] <조하> 삼가 주상 전하의 탄신을 하례드립니다.
이운
임랑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