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 조선왕조

ㆍ작성자	성혼
ㆍ작성일	개국613(2004)년 7월 14일 (수) 19:03 [술시(戌時):초경(初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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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승훈랑] <약전> 故 적순부위 대박 이의방 공

전조(前朝)가 개국(開國)이래 언무숭문(偃武崇文)의 준엄(峻嚴)한 논리를 명분(名分)으로 삼아 문이 나라를 흥하고 또한 나라를 기울게 하는 병통(病痛)이 지속되어 북적(北狄)과 왜적(倭敵)의 침략이 그치지 않고 종사(宗社)의 위태로움이 누란지세(累卵之勢)의 형세(形勢)에 처한 경우가 적지 않았으나 이러한 환난(患難)을 극복하고 오백년 종사의 대업(大業)을 이을 수 있었던 원천은 충무공(忠武公) 같은 무인(武人)이 분연(憤然)히 떨쳐 일어나 진충보국(盡忠報國)의 숭고(崇高)한 대의(大義)로서 종사의 주석(柱石)이 되었기 때문이다.

본조(本朝)가 창국(昌國)한 이래 수많은 문사(文士)들이 출사하여 굉재탁식(宏才卓識)으로 말미암아 후대에 수많은 고명(高名)을 전하나 이는 불령(不逞)한 무리들의 준동(蠢動)과 교패(驕悖)를 발본색원(拔本塞源)하여 추상(秋霜)같은 위엄(威嚴)으로 조정의 기강을 확립한 무인이 있어서 비로소 가(可)하였다. 천학비재(淺學菲才)한 생(生)이 공의 약전(略傳)을 찬(撰)하는 것은 조정의 강직(剛直)한 무인으로 참상(參上)인 교위(校尉)의 반열에 올랐으나 준각(峻刻)한 논박(論駁)을 당하여 그 비분강개(悲憤慷慨)함에 급서(急逝)하시어 숭고하신 무인의 고귀(高貴)한 아명(雅名)을 후대에 전하지 못하는 한(恨)을 달래고자 함이다.

공의 경주(慶州)의 명문(名門)으로 성은 이(李), 휘(諱)는 의방(義方) 호(號)는 대박(大博)이다. 대박이란 호는 크고 넓은 삶을 사시고자 하는 공의 원려(遠慮)가 담겨 있는 심오(深奧)한 뜻으로 공의 성품을 대변하는 명호(名號)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공은 개국 578년 기유년(己酉年) 2월에 한성부(漢城府)의 사저(私邸)에서 나신 이후로 개국 612년 계미년(癸未年) 5월에 본조에 입조하셨고 호방(豪放)한 성정(性情)으로 말미암아 재야의 산림거사(山林居士)들과 두터운 교분(交分)을 쌓으며 명성(名聲)이 팔도에 자자하였으며 흉중(胸中)에 홍곡지지(鴻鵠之志)를 품으시어 무인을 본분(本分)을 다하리라 항상 다짐하셨다.

개국 612년 5월 제 15차 소과(小科) 훈련원시(訓練院試)에 입격하시고 이후 10차 대과(大科) 무과(武科) 병과(丙科)로 급제(及第)하시어 정9품(正九品) 효력부위(效力副尉)의 봉작을 받고 병조(兵曹) 의흥위(義興衛) 사용(司勇)으로 조정에 출사하시었다. 이후 외직(外職)인 충청도(忠淸道) 검률(檢律), 내직(內職)인 형조(刑曹) 명률(明律), 병조 훈련원(訓練院) 주부(主簿)등을 두루 역임(歷任)하셨다. 충청도 검률 재임당시 선정(善政)으로 고복격양(鼓腹擊壤)의 치(治)를 이룩하시어 성상(聖上)으로부터 근무일수 가산의 치하(致賀)를 받으셨고 형조 명률 당시에는 형벌(刑罰)을 바르게 시행하여 형리(刑吏)의 직책을 성실히 수행하였으며 훈련원에 들어서는 직무인 순라(巡邏)업무를 게을리 하지 않아 팔도 불온(不穩)한 무리의 준동(蠢動)을 치죄(治罪)하시어 팔도의 치안(治安) 확립에 지고(至高)한 기여를 하셨고 소과 및 별시의 시관직(試官職)을 수행하시어 재야 한량(閑良)들의 무반 진출 기회를 열어주셨다. 또한 아조의 민간문중 모임인 경명세가(璟銘世家)의 가주(家主)로서 대소사를 빈틈없이 수행하였으며 세가의 연표(年表) 및 가칙(家則) 제정에 기여하여 세가 가족 뿐 아니라 천하만민(天下萬民)의 신망(信望)을 저버리지 않으셨다.

이렇듯 강직한 무반으로서 조정의 주석지신(柱石之臣)이 될 것이라는 아조 진신(搢紳)의 기대를 모았으나 개국 613년 5월에 경기도(京畿道)에서 발생한 선교랑(宣敎郞) 신대치(申大治)와의 논쟁에서 준각(峻刻)한 논박(論駁)을 받으시고 그 치분(熾憤)함에 창졸(倉卒)간에 졸(卒)하시니 생전의 관작(官爵)은 종6품(從六品) 여절교위(勵節校尉) 병조 훈련원 주부이고 수(壽)는 서른 여섯이셨다. 다만 조정 관리의 대임(大任)을 저버린채 급서하여 품계가 강등(降等)되는 처분을 받으시어 참하(參下)인 적순부위(迪順副尉)로 강등된 것은 후학으로서 통분(痛忿)을 금치 못할 일이며 그 견혈만흉(鵑血滿胸)함이 어찌 작다 하겠는가?

비록 조정의 관리로서 대임(大任)을 저버리고 부조(浮躁)한 결단(決斷)으로 창졸간의 급서하여 품계가 강등되는 오점(汚點)을 남겼으나 공의 죽음으로 조야에는 만가(輓歌)가 가득하였고 공의 빈소(殯所)에는 재야 현사(賢士)들의 조문(弔問)이 끊이지 않았다. 성상(聖上)께서도 특별히 후원(喉院)의 현신(賢臣)을 보내시어 조문하시니 공의 생전의 성품과 행신의 교결(皎潔)함을 가히 짐작할 수 있다 할 것이다. 공 또한 광정(廣鼎) 한백겸(韓百謙) 공 처럼 행장(行狀)을 찬 할 수 없고 추증(追贈), 추시(追諡) 또한 불가하나 후학이자 경명세가의 우제(愚弟)인 천생(賤生) 혼(渾)이 공의 약전을 행장에 준(準)하여 찬하는 것은 공의 고결(高潔)한 성품과 그 충정(忠貞)을 만대(萬代)에 전하고자 함이다.

개국 613년 7월 14일(甲午)
경기도 승훈랑 성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