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율재] 검찰개혁

윤 총장이 어떤 잘못을 했을 수도 있겠습니다. 그러나 이른바 검찰개혁, 적폐청산의 적임자라고 하여 총장으로 임명해 놓고 그 사람을 물러나게 하는 것이 검찰개혁이라고 불리는 모양이던데 이게, 앞뒤가 맞는 경우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물론, 자의로 흡연하던 사람이 건강을 위해 담배를 끊으면 '금연'이라고 부르고 칭찬해주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그것을 개혁적인 것이라고 평가할 만한 일인가요? 결국 위험의 원인은 스스로 초래한 것인데 말입니다.

2. 성역 없는 수사의 가부
권력기관을 견제하기 위한 칼로서 대검찰청 중앙수사부가 있던 시절이 있습니다. 그것은 전직 대통령을 한 명 죽이고 나서야 멈추었고, 구조상 브레이크가 있을 수 없는 형태로 짜여져 있다가(총장의 직할이기 때문에) 개편된 후에는 반부패부라는 참담한 이름으로 남아있는 모양이더군요. '반부패'는 검찰에서만 지향할 것이 아니라 모든 공적 조직에서 지향할 바이기 때문에, 부패범죄를 수사하는 곳이 따로 있는 것도 안타까운 일이지만 저런 뉘앙스도 딱히 좋게 보이지 않았습니다.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출범 전에는 약자가 제멋대로였지요. 고공처, 고비처, 공수처.. 최근에는 공수처로 통일된 듯합니다.

고위공직자등을 대상으로 하는 수사기관이기 때문에 수사기관에 대응할 법원의 필요성(고위공직자법원)의 제기는 다른 책에서 보았지만 그것에는 동의하지 않습니다. 특수신분으로서 수사하는 것이 아니라 대상범죄를 제한하는 형태이기 때문이고 그것을 특수신분으로 파악하게 되면 사회적 특수계급의 창설 등을 금하는 헌법규정에 반하기 때문입니다.

공수처의 존재 필요성 자체를 긍정한다고 하더라도, 그렇게 되면 권력기관에 대한 견제구조가 완성될까요? 조심스럽지만, 저는 왼손과 오른손 정도의 위상이 될 듯합니다. 왼손이 말을 안들으면 오른손이 붙잡고, 오른손이 말을 안들으면 왼손이 붙잡는 식으로요. 판검사도 죄 지으면 벌받는 세상이라는 모토 자체는 훌륭합니다. 그러나 겨우 그걸 위해서 수사권과 기소권이 있는 새로운 권력기관을 만든다라,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가외로, 무슨 변호처도 만든다는 얘기가 있던데, 그럼 재판과 수사와 기소와 변호, 형사재판절차의 알파와 오메가가 모두 공적영역에 있게 되는데 이게 무슨 그림인지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성역 없는 수사라는 말은 누가 만들었는지 참 멋진 말입니다만 공수처가 생긴다고 해서 독립적으로 그 수사를 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보지 않습니다. 결국 임명권자가 대통령인 이상에는요.

3. 부분의 일반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