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 조선왕조

ㆍ작성자	최유경
ㆍ작성일	개국628(2019)년 12월 15일 (일) 13:27 [미시(未時)]

ㆍ추천: 0 ㆍ열람: 215

[佳山] 책 <연변 조선족 사회와 한반도 평화 통일>을 읽었습니다.

2018년 12월 31일 발행/ 홍면기 著/ 동북아역사재단 出

이 책은 한반도 평화통일을 한반도 안의 현안으로만 인식하지 말고
연변 조선족을 포함한 동북아시아의 문제로 사고해야 한다는 주장을 담고 있습니다.
저자는 통일이 남한과 북한을 합친다는 국토적 개념만은 아니라고 지적합니다.
통일을 한반도와 연변에 사는 '한국인'이 공생하는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설명입니다.
단, 이는 통일 과정에서 간도를 회복해야 한다는 민족주의적 사상과는 거리가 멉니다.
그보다는 남한과 북한, 연변 조선족이 상호 교류하는 가운데 연변 조선족을
한반도 통일의 촉매제로 활용하는 한편 중국의 동북공정에도 합심해 대응하자는 취지입니다.
저자가 '통일 공간에 대한 상상력 확대'를 강조하고, 연변 조선족 자치주를
'우리의 미래를 위해 포섭해나갈 전략공간'이라고 규정한 것은 이런 이유입니다.

저자가 한반도 통일 과정에서 타산지석으로 삼자고 주장한 건 화교와 유태인 네트워크입니다.
책에선 화교와 유태인 네트워크의 핵심을 동포의식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중국과 이스라엘은 재외국민이든, 자의로 국적을 버렸든, 타의로 국적을 잃었든
모두 하나의 혈통과 언어, 문화를 공유하는 동포로 인식하고 유대감을 형성하고자 노력했습니다.
그 결과 중국이 개혁개방을 할 때 화교들은 중국의 든든한 후원자가 됐습니다.
미국 등 세계 각국의 주류사회에 뿌리를 내린 유태인들은
이스라엘이 국제사회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게 하는 밑천이 됐습니다.
반면 한국은 광복 후 조선족을 포용하려는 노력을 게을리했습니다.
경제적 소비대상으로만 여기거나 편견과 차별을 행한 게 사실입니다.
정권의 성격에 따라 조선족이 재외동포 통계에서 제외된 일까지 있었을 정도입니다.
2017년 개봉한 영화 [강철비]에선 중국 국가안전부 한국 총책을 맡은 리홍장이란 인물이 나옵니다.
그는 조선족 출신인데, 한국에 서운함을 표출하면서
"동포? 한국이 동포를 동포로 대한 적이 있소? 잘 살면 교포고, 못 살면 외국인 아이오?"라고 일갈했습니다.
이 장면은 조선족에 대한 한국의 포용정책이 얼마나 엉터리였는지 잘 드러내고 있습니다.
조선족 사회에 대한 한국의 무관심과 역사인식 부재, 전략 미흡 와중에
조선족들은 서서히 중국 한족 사회로 편입되고 있어 우려가 큽니다.
저자는 "진부하고 폐쇄적인 역사인식을 버리고, 새로운 가치와 비전으로 조선족 등 재외동포를 품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지난 5월 나흘 일정으로 연변 조선족 자치주를 방문했었습니다.
연길과 방천, 도문, 삼합, 용정, 백두산 일대들 둘러봤습니다.
연변 사람들의 삶은 평온했으나 그곳은 북한과 중국, 러시아 국경이 접하는
지정학적 요충지라는 점을 새삼 깨닫게 됐습니다.
이제라도 한국은 연변에 새로운 가치와 비전을 제시하고 전략적 공간으로 활용하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이곳을 '버려지고 잊힌 기억 속의 공간'으로만 남겨선 안 될 일입니다.

개국 628년 12월 15일
佳山崔有慶



		佳山 최유경(崔有慶)
		博學而篤志切問而近思仁在其中矣
		자택 방문

http://www.1392.org/bbs?land71:16298

김시습

628('19)-12-15 22:04

중국동포라는 말보다 조선족이라는 말로 불리워지고 있는 현실이 안타깝습니다. 보이지 않는 반목과 불신이 무섭기도 하고요.
책을 읽고 올리는 글을 박문독서회에 올려주시면 더 좋을 것 같다는 생각입니다.^^


최유경	우리가 중국 동포들을 혐오하는데 중국 조선족 자치주 주민들이 한국 사람을 환영해줄 것이라고 생각하는 건 후안무치일 것입니다.	12/28 12:00

장지용

628('19)-12-15 22:37

중국동포라는 용어를 더 많이 써야 하는데 말입니다. 자신을 중국인으로 인식한다는 이유로 배척하는데, 그 배경은 아마 중국 대륙 정부의 국가주의 교육의 잔재지, 한민족 의식의 상실은 아니라고 보는 편입니다.


최유경	지난 5월에 조선족 자치주를 가보니 용정에 있는 윤동주 시인 생가에 '중국 조선족 애국시인 윤동주 생가'라는 큰 비석이 있었습니다. 중국의 동북공정과 국가주의가 한 명의 위대한 한국인 시인까지 자기네 국민으로 편입하려는 것 같아 안타까웠습니다.	12/28 12:03

이명려

628('19)-12-20 00:29

잘 봤습니다. 해외 동족 집단과의 유대를 강화시키는 것이야말로 참된 민족주의가 아닌가 싶습니다.


최유경	민국 정부에 화교와 유태인 네크워트가 주는 교훈을 정책적으로 잘 살려낼 지혜가 필요해 보입니다.	12/28 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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