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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佳山] 책 <가짜 중도>를 읽었습니다.
이 책은 중도주의를 비판하고 있습니다. 더 정확히 설명하자면 단순한 중도주의가 아닌, 우리말로는 '극중주의'로 번역되는 'Radical centrism'에 관해 지적합니다. 중도주의는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고 중간을 지향하는 태도나 경향'입니다. 극중주의는 한 발 더 나아가 기존의 좌우 논리가 아닌 중도적 관점에서 좌와 우의 실용적 이념과 정책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려는 정치사상입니다. 극중주의는 20세기 말에 생겨난 개념입니다. 국내에선 안철수 전 의원이 2017년 국민의당 대표 선거에 출마하며 사용한 후 정치권에서 통용됐습니다. 용어와 개념은 생소하지만 사실 극중주의의 출현은 예고됐습니다. 세계적으로 1980년대 이후 사회적 양극화가 심화되고 정치적 무관심이 늘어나자 포퓰리즘이 대두되기 시작했습니다. 극중주의는 이런 틈바구니에서 자연스레 태동하게 됐습니다. 극중주의가 시작될 때의 선의는 극단적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선 중도주의와 적당한 타협이 필요하다는 생각이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극중주의는 실용주의를 수반하기 때문에 정치이념과 정책에 대한 본질적인 쟁점을 거세했습니다. 일각에서 극중주의를 '회색주의'라고 폄훼하는 배경, 책이 극중주의를 '거짓 중도'라며 원색으로 비판하는 건 이런 맥락입니다. 극중주의는 적극적으로 중간자의 위치에 서려고 하면 할수록 쟁점에서 멀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이는 미국의 경제학자인 안소니 다운즈(Anthony Downs)가 주창한 '표극대화 모형(Vote maximization model)'을 통해서도 확인됩니다. 표극대화 모형은 인간이 자신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여기는 이기적 존재라는 가정에서 출발합니다. 다시 말해 투표자는 자신의 이익을 극대화하려고 하며, 정치가는 선거에서 표를 많이 얻어 공직을 얻고자 합니다. 이런 이기적 존재들이 사는 어떤 한 나라에 우파를 대변하는 A당과 좌파를 대표하는 B당이라는 두 정당이 있다고 가정하겠습니다. 선거철이 다가오자 두 정당은 서로 다른 공약을 내세웁니다. 이때 우파는 A정당을 선택하며, 좌파는 B정당을 선택합니다. 그렇다면 좌도, 우도 아닌 부동층은 어디를 선택할까요. 다운즈에 따르면 A정당과 B정당의 중간점에 해당하는 중위점을 선택합니다. 중위점은 좌와 우의 이념과 정책에 거의 차이가 없는 '합의점', 즉 중도입니다. '큰 정부를 택할 것이냐, 작은 정부를 만들 것이냐' 하는 식으로 노선이 분명했던 두 정당의 이념과 정책이 합의점에선 의미 없는 논쟁이 돼 버립니다. 책은 본질적 쟁점에 대한 숙의와 토론을 생략한 극중주의가 기성권력의 집권만 옹호하게 된다고 주장합니다. 극중주의가 난해한 사회적 현안과 정치적 쟁점에 대해 명쾌한 해법을 제시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오히려 대안을 전혀 도출하지 못한다고 강조합니다. 극중주의를 외쳤던 안철수 전 의원은 '새 정치'를 내세웠습니다. 하지만 누구도 새 정치의 의미를 몰랐고, 그 이상이 제대로 구현되지 못한 건 결코 우연이 아닐 것입니다. 개국 628년 11월 22일 佳山 崔有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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佳山
최유경(崔有慶)
博學而篤志 切問而近思 仁在其中矣 
http://www.1392.org/bbs?land71:162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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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data/board/member/img/1/a_teacher.gif "[1]")
장지용 628('19)-11-22 2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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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안철수는 자기 비전이 무엇인지 밝히지 못했습니다. 안철수도 졸지에 대권에서 멀어진 것이 다행이라고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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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유경
![[2]](./data/board/member/img/1/a_gofficial.gif "[2]")
김신 628('19)-11-24 2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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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중주의는 한 발 더 나아가 기존의 좌우 논리가 아닌 중도적 관점에서 좌와 우의 실용적 이념과 정책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려는 정치사상입니다. 라고 서술하셨는데, 우리나라 정치무대에서 소위 극중주의란 양비론과 동치되는 개념으로 쓰이고 있지 않은지 궁금합니다. 특별한 대안 없이 너도 쟤도 다 틀렸다는 비난만 가하는 부류의 사람들 말입니다. 선거철에 소위 '대안정당'을 형성하는 사람들 역시 비슷한 범주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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