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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제두
[강의] 제240강 : 조선의 군역 제도
균역법을 설명하기에 앞서 조선의 군역 제도에 대하여 살펴봐야 합니다. 균역법은 백성들이 군역을 대신하여 내던 군포를 2필에서 1필로 줄인 법인데, 왜 백성들이 군대를 가지 않는 대신에 군포를 내게 되었는지 그 변천사를 알아보겠습니다. ○ 양인개병제(良人皆兵制) 조선 건국 초기에 태종은 사병을 혁파하고 양인개병제를 전격 시행하였습니다. 양인개병제란 양인이라면 누구에게나 군역의 의무가 있다는 원칙입니다. 따라서 정남(丁男:16세~60세 남자)에게는 군역의 의무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양반들도 군대에 갔을까요? 양인개병제에 따르면 양반들도 원칙적으로 군대에 가야 합니다만, 양반들은 군역을 면제받았습니다. 본래 현직 관리와 학생, 향리, 서리 등은 군역을 면제받았는데 양반들은 본인들의 사회적 특권을 바탕으로 군역 면제 대상자가 될 수 있었죠. 시전의 상인들이나 공장안(工匠案)에 등록된 수공업자들도 군역을 면제받았습니다. 결국 농민만 군역을 담당하는 병농일치의 체제가 성립되었고, 농민들은 농번기에는 농사를 짓다가, 휴농기에는 입대하여 군인으로 복무해야 했습니다. 물론 모든 농민이 군대에 입대하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군역에는 실제 군사 활동을 수행하는 것도 포함되지만, 실역(實役)을 대신하여 대가를 지급하는 행위도 포함됩니다. 입대하여 군사 훈련을 받는 대신 군포(軍布)를 내는 것이 그 예입니다. ○ 보법(保法) 옛날에는 농민이 자신의 거주에서 군영으로 이동하거나 지방에서 서울로 올라갈 때 필요한 비용을 나라에서는 전혀 지원해주지 않았습니다. 모든 것을 본인이 준비하여야 했죠. 그래서 이런 부분을 보완하기 위해 장정들의 역할을 실제 군사활동을 하는 정군(정병)과 그들에게 경제적 지원을 하는 보인(봉족)으로 나누었습니다. 고려 시대부터 이러한 제도(봉족제)가 있었고 조선도 이를 답습하여 시행하였는데 세조 때(1464) 이를 개편하여 보법으로 법제화합니다. 보법에서는 봉족(奉足)을 보(保)라고 불렀으며, 2명이 1보가 되어 정군을 지원하였습니다. 각 병종(육군, 수군, 갑사)에 따라 정군과 보인의 비율이 달랐습니다. 보인의 편성은 2정(2명의 정남)을 1보로 하였습니다. 이때 토지 5결을 소유하고 있으면 1정으로 계산합니다. 토지 5결을 소유하고 있다면 한 명 분의 군포를 내야 합니다. 만약 토지 10결을 소유하고 있으면 그 자체로 1보가 됩니다. 또한, 노비도 보인에 포함되어 노비를 많이 소유한 집은 군포를 많이 내야 하였습니다. 이런 구조이다 보니 양반 지주들은 보법의 시행에 대하여 반대가 심했었는데요. 결과적으로 보법의 시행은 군비를 증강에는 큰 효과를 불러왔습니다. 그러나 기존의 봉족제를 시행할 때보다 정군 1명당 배정되는 보인의 숫자가 줄어서 보인의 부담이 늘어났고, 실질적인 군역을 담당하는 정군도 보인의 충분한 지원을 받지 못하여 점점 생활이 힘든 지경이 됩니다. 16세기 방납의 폐단이 발생하던 시기에 군역 제도도 같이 문란해지죠. 이른바 대립제(代立制)와 방군수포(放軍收布)가 성행하게 되고 결국 중종 때(1541) 방군수포를 합법화하여 군적수포제(軍籍收布制)를 시행하게 됩니다. 16세기에 조선의 군역 제도 붕괴 과정은 다음 강의에서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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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