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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 제211강 : 계용묵 소설 백치 아다다의 재인식 (1)
* 본인에게 있어 백치 아다다라는 작품은 각별함을 느낀다. 백치 아다다에 대한 재인식을 주제로 국어국문학과 학사논문으로 제출했기 때문이다. 계용묵의 소설 백치 아다다에서 나오는 주인공에 대하여 재해석하는 기회를 가져보고자 한다. 따라서 이 강의는 오늘날 장애인 인권문제에 대한 문제점이 무엇인지 생각해보고 우리들이 어떤 과제를 가지고 반성하고 성찰해야할 지 알아보도록 한다. 1. 머리말 작품에 대한 탐구에 들어가기에 앞서, 백치 아다다라는 작품이 발표된 배경을 밝혀보고자 한다. 계용묵은 1925년 조선문단 5월호에 상환이라는 소설로 문단에 등단한 뒤, 1928년 조선지광에 인두지주를 발표한 것을 끝으로 잠시 공백기를 보내다가 1935년 조선문단 5월호에 발표된 백치 아다다를 계기로 문단에 복귀함으로써 일약 중견작가로 발돋움하게 되었다. 백치 아다다는 주인공인 아다다가 가족, 혹은 친지나 주변 사람들로부터 멸시와 놀림을 받으면서도 항상 순수한 마음씨로서 세상과 소통하고자 하는 주인공의 파란만장한 인생을 그리는데 초점을 맞춘 역작으로 기억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 작품에 대한 연구는 어떤 논의가 이루어졌는가. 지금까지 논의된 연구에서는 모두 소설 속의 상황을 주시하여, 주인공인 아다다를 중심으로 한 주변 환경과 사회 현상에 초점을 맞추어 사회적인 문제를 알아보고자 했다. 그 예로 우선, 정창범의 경우는, 인생 자체를 옆으로 방관하고자 하는 관조적인 태도에서 벗어나, "정치, 종교, 도덕상의 문제들에 참여"함으로써 "인생을 진지하게 그리고 엄숙하게 탐구하고자 하는" 작가의 의도를 파악하고자 했다. 그리고 그는 '아다다'가 겪고 있는 장애 요소로 신체장애와 정신박약의 증세가 있음을 밝혔는데, '아다다' 자체를 굳이 '백치'라고 하기보다는 치우에 가까우므로 육체적인 노동이 가능함과 동시에 그에 따르는 적응능력에 혼란을 겪고 있음을 역설하였다. 이를 바탕으로, 아다다가 정상인격의 소유자들 사이에서 '돈'이라는 물질보다 더 하대를 받는 것 자체로 하여금 독자들에게 관심을 끌어들이는데 주력하여, 그들 속에서 일말의 항변이나 저항도 하지도 못하는 현실에 맞서보고자 하는 아다다의 의지를 밝혀보고자 했다. 홍경애의 경우, 주인공에게 '확실이'라는 이름이 애초에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장애라는 이유로 인해 이름 자체를 박탈당하였음을 지적했다. 심지어 그는 인간으로서의 기본적인 대접을 받지 못하고 친가와 시댁 모두에게 "더러운 물건을 치우듯"이 '깃보' 곧 지참금과 같은 물리적인 대접으로 일관함으로써 야기되는 근본적 가치관의 문제를 파악해보고자 하는 견해를 드러냈다. 그리고 이보다 더 구체적으로 박진희의 경우, 1930년대에 접어들면서 일제의 식민정책이 더욱 극에 달하여 인간보다는 살기 위한 수단으로써의 물질(돈)에 치중하여 생겨나는 물질만능주의로의 삶과 아다다의 죽음을 연관시키고자 하였다. 결국 아다다의 죽음을 통해 당시에 만연해 있던 물질만능주의로서의 삶만이 인간에게는 결코 영원한 행복을 주지 않는다는 점을 피력함으로써 최소한의 소유나 물질보다 정신적인 사랑을 갈망하고자 한 주인공의 인생관에 대한 순수성을 부각시켰다. 그리고 '아다다'와 돈에 눈이 어두운 인간들의 대립과 '아다다'의 죽음이란 비극적 결말을 통해 얻은 행복의 근거를 제시함으로써, 순수와 욕망 사이에서 행복을 얻고자 하는 정신적, 물질적인 삶의 관계를 밝혀보고자 했다. 한편, 장미경의 경우는, 백치 아다다를 벙어리와 백치 자체가 무지하다는 보편적 인식에서 비롯된 진상을 '인간경시'라는 이름 아래에 행해졌음을 은유적인 고발로 성취시키고자 한 작품으로 바라보았다. 이는 아다다의 장애로 인한 일반 사람들에게 받게 되는 조롱과 학대 등의 폭압으로 말미암아 아다다가 희생되는 작품으로 인식하였음을 강조했다. 결국 작품 말미에 나오는 아다다가 "돈" 뭉치를 바다 한가운데에 내버리는 대목 자체를 예로 들어, 주변 환경 속에서 자신에게 언어장애라는 멍에를 덧씌워, 인간이 기본적으로 표현하는 수단인 언어 자체를 이용하지 못하게 하므로, '돈'이라는 물질 자체에 얽매어 있는 인간들의 모습과는 다른 진정한 인간의 순수성을 추구하려는 주인공의 바람을 투영시키고 있음을 밝히고 있다. 그리고 갈원원은 아다다가 "가문을 더럽히는 나쁜 자식"으로 존재함으로써 그 어머니가 딸에게 모성어린 모습보다는 물질에만 치중하는 비정한 어머니로서 존재했음을 보여준다고 했다. 이에 그는 아다다의 주변 인물들의 모습을 통해서, 인간과 사물이 질적 차원에서 간접화 또는 타락한 관계로 이어지는, 이른바 교환가치의 지배로 나아가고 있음을 일러주었다. 하지만 아다다는 그 소유욕으로 인해 변모되는 인간들 속에서 참된 사랑을 위해 물질을 초월하고자 하려는, 특유의 반어적 순진성을 통해, 장애인과 비장애인에 대한 인적으로의 뒤바뀜을 보여줌에 따라 육체적 장애가 굳이 정신의 장애로 의미하고 있지 않음을 밝혔다. 하지만 위의 연구들은 모두 소설 속에서의 '아다다'와 그 주변의 삶을 통해 장애인에 대한 삶만을 탐구할 뿐. 소설에 있어서 주요한 작가와의 전기적 관점만을 배제해버린 오류를 남겼다. 더욱이 이들 연구에서는 오로지 주인공이 '백치'라는 점만을 들어 정신지체(지적장애)로 바라보고자 한 시각으로 고정시키는 우를 범한 가운데, 주인공을 보는 시각이 비관에 가까운 견해를 내보임으로써 주인공인 아다다의 내면적 환경과 사회의 대립관계를 배제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리고 이들은 하나같이 아다다의 삶과 연관시켜 장애인으로써의 괴리만을 강조하는 한편, 다른 면에서 '돈'과 연관시켜 그녀가 죽은 원인이 물질만능주의에 물든 사회상이라는 점을 염두에 둠으로써 일관성 있게 나아가려고 했다. 이 글에서는, 작가 계용묵의 전기를 예로 들어 그가 자라왔던 가정환경과, 그와 관련하여 소설 속 '아다다'의 삶과 비교분석함으로써 그 공통점과 차이점에 대해 논의하고, 작품이 발표될 무렵 당시의 '백치'에 대한 인식과 앞서 지적한 바가 있는 한계점을 그와 관련된 근거를 예로 들며 논의하고자 한다. 2. 작가 계용묵의 생애와 '아다다'의 연관성 1. 유교적 가풍의 가정환경 우선 작가와 아다다의 삶을 비교하기에 앞서, 백치 아다다의 저자인 계용묵의 기본적인 소개와 가정환경에 대해 논하지 않을 수 없게 된다. 그러므로 작가의 전기적 사실을 논하여, 이러한 영향을 받은 그가 어떤 식으로 작품에 반영을 시켰는지 알아보고자 한다. 계용묵은 1904년 평안북도 선천군 남면 군현리에서 계항교의 슬하로, 1남 3녀 중 맏아들이자 외아들로 태어났다. 그의 집은 이천 석이나 되는 대지주 집안으로, 어릴 적에 정작 영향을 받았을 법한 아버지보다는, 참봉 벼슬을 지낸 조부 계창전의 밑에서 자라났다. 집안이 대지주 집안인 탓도 있겠으나, 시문에 뛰어난 재주를 보였던 탓으로 유일한 장손인 그를 훈도하여, 손수 훈장을 모셔와 천자문, 동몽선습, 소학, 대학, 맹자 등을 배우게 하여 신학문을 배우는 것을 금지시켰다. 이후 그는 여느 또래들보다 늦게 열한 살이 되던 해에 비로소 보통학교에 입학하게 된 것도 바로 이런 할아버지의 영향에서부터 비롯됐다. 결국 계용묵이 어린 시절부터 "조용하고 침착한 성품을" 지니게 되어, 성장 이후에도 늘 "말없이 차분한 내향성의 성격"을 가지게 된 것도 "유가의 엄격한" 가부장적 가정 아래에서 장손이라는 막중한 위치에 있는데서 기인된 까닭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자유분방한 여느 문인들과는 다르게, 그는 열다섯 살에 일찍 결혼하여 원만한 결혼생활을 이어감으로써 이성 관계에 조그마한 소문을 내지 않으므로 평범한 삶을 살아온 것으로 생각되어지게 마련이다. 그러나 오직 그의 성품에 치우쳐져 그의 문학적 가치관을 판단하기 어렵게 하는 결정적인 오류를 범할 수 있게 된다.
위의 글에서 본 바와 같이, 그가 열여덟 살의 나이에, 본격적으로 소설 습작에 돌입하던 시절을 회상하게 된다. 이때 그는 "남의 글을 모방하여 이러한 식의 표현에만 치중하면서 두루마기에다 소설이라고 두발 세발 내려쓰곤" 했는데 이를 장난삼아 자신과 같은 연배인 친구에게 습작품을 보여주었다 한다. 그러나 그는 친구로부터 도리어 "글쎄 그럴거야. 이 글엔 씨가 들었는데"하는 친구의 감탄사에서 소설을 쓸 수 있다는 자부심을 갖게 된다.
작가는 무조건적인 복종을 강요하려는 조부 몰래 가출하여 곧장 서울로 상경하였다. 그러나 서울에 있는 중동학교에 입학하여 그곳 문인들과 교류를 하게 되지만 조부의 엄명으로 귀향할 수밖에 없는 사건을 겪게 되면서 그는 신학문으로의 좌절을 맛보게 된다. 하지만 이에 굴하지 않고 신학문에 대한 열망이 남아있던 터로 스스로 독학을 결심하게 한다. 이 당시의 상황을 계용묵은 다음과 같이 회상하고 있다.
이렇듯 전통적인 유가의 인습에 젖은 조부의 영향에서 자란 탓으로 무조건적인 복종을 강요받음으로써 유교적인 사고방식을 가진 인간으로 형성되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부분이다. 또, 그는 집안의 허락을 받아 독학으로 문학공부를 하던 끝에, 1928년 일본 도요대학 윤리학 동양학과에 입학하였다. 그러나 3년 뒤에 대지주였던 가정의 파산으로 몰락하자 학업을 중단하여 귀국하고, 결국 그가 그토록 바라고 바라던 문단으로의 진입은 좌절된다. 이런 일련의 경험들은 백치 아다다를 비롯한 중기 작품들에서 간접적으로 투영시킨 동력으로 작용된다. 그리고 계용묵은 대지주 집안에서 모자람도 없이 자람에 있어서 처음으로 당하게 된 경제적 궁핍은 물질과 양심 사이의 갈등을 야기된 결과를 낳고, 일련의 개인적 체험을 통하여 그의 문학적인 형상화에 도입시키기에 주력한다. 그리고 위에서 본 바와 같이 계용묵은 훗날 이로 말미암아 작가의식을 보편적인 비판과 도전정신보다는 반성과 순응으로 기울어진 운명론적인 관점으로 삼게 된다. 그러나 이런 운명론적 관념은 작가뿐만이 아니라 당시 민중들에게서도 생기는 보편적인 정서에 지나지 않으므로 이 자체만으로 보기에는 좋지 않은 견해를 보일 수 있는 측면을 낳게 된다. <참고자료> - 갈원원, 한국현대소설에 나타난 장애인 연구-언어장애와 시각장애를 중심으로-, 계명대학교 대학원 석사학위논문, 2010. - 계용묵, 범우비평판 한국문학 26-1 백치 아다다(외), 종합출판 범우, 2004. - 박진희, 소설 속 죽음 연구 중고등 문학교재의 소설을 중심으로, 창원대학교 교육대학원 석사논문, 2003. - 성순이, 계용묵 연구, 숙명여자대학교 대학원 석사논문, 1986. - 이주일, 계용묵 소설의 분석연구, 논문집 2, 상지대학교, 1981. - 장미경, 한국 소설 속 언어장애 등장인물과 그 상징성 연구, 강원대학교 교육대학원 석사논문, 2010. - 정창범, 계용묵론-작품경향의 분석-, <인문과학논총> 8, 건국대학교 인문과학연구소, 1975. - 홍경애, 한국현대소설에 등장하는 장애인에 대한 고찰-벙어리 삼룡이와 백치 아다다를 중심으로-, 원광대학교 교육대학원 석사논문, 1997. |
http://www.1392.org/bbs?laed4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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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지용 628('19)-11-29 0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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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서작성자 정병욱님이 채택하신 글입니다'이식된 근대화'로 인한 구체제와의 갈등, 그리고 당시 한반도의 상황등이 작품에 반영되었을지도 모르겠네요. 자세한건 다음 시간에 좀 더 알려주실것이라 생각됩니다. (하긴, 한국사회에서 장애인의 존재가 가시화된 것은 1988년 서울 패럴림픽 개최와 맞물려있으니 당시에는 어련하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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