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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봉한
[강의] 제585강 : 대한제국 황제 직속군사기구, 원수부의 설치
○ 대한제국 선포와 원수부 설치 고종은 아관파천 이후 언제까지 러시아공사관에 있을 수 없었기 때문에 파천한지 1년 남짓, 경운궁을 새로운 정궁으로 삼아 환궁합니다. 이어 조야의 추대로 말미암아 제국을 선포하고 자신은 황제의 자리에 오르니, 이른바 대한제국입니다. 1897년 새 역사를 시작한 대한제국은 조선의 지위를 황제국으로 올려 만국공법 상 인정받는 명실상부한 자주 독립국의 지위를 획득하기 위한 노력이었습니다. 그러기 위해선 무엇보다 군사력의 증강이 절실했고, 이는 이후 대한제국이 국방예산을 무려 40%이상 까지 편성하여 활용하는 노력을 보여줍니다. 군사란 나라의 울타리이고 임금의 손톱과 어금니입니다. 집에 울타리가 없으면 방어할 계책이 없으며, 사람에게 손톱과 어금니가 없으면 위엄을 보일 권력이 없습니다. 이것은 그 원인이 다른 데 있는 것이 아니고 지휘 체계가 이미 정해졌기 때문입니다. 대오를 편성하여 대관(隊官)을 정하고, 대장(大將)에게 총괄하여 거느리게 하되 차례를 나누어 영솔하게 하는 것은 쓰기에 편리하도록 하기 위해서였습니다. 지금은 그렇지 않아서 비록 대오를 편성한 명칭은 있지만 병정들이 제 마음대로 대오를 옮기고 있는 것도 심상한 일로 보고 있으며, 그 우두머리로 된 사람들 역시 지휘 체계와 기율을 알지 못하고 있습니다. 갑신년에 폐하가 도성을 떠나 변란을 피하여 갈 때 한 명의 호위 군사도 없었으며, 갑오년에 일본 군사들이 대궐을 침범하였을 때에도 한 명의 방어하는 군사가 없었으며, 을미년에 대궐에 침범한 역적의 군사들의 화가 황후에게 미쳤으나 제압하지 못하였습니다. - 1898년(고종 35, 광무 2) 1월 3일 1898년 1월 3일 5품 최웅은 현재 처리해야할 일들에 대한 상소를 황제에게 올립니다. 이와 같은 상소는 당시 대한제국이 나아가야할 군사적 방향을 제시한 것이기도 한데, 현재 군기가 문란하니 이를 바로 잡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갑신정변, 갑오왜란, 을미사변 등의 실제 왕궁이 침범당한 일들을 나열하면서 지휘체계와 군기를 반드시 확립해야한다는 것이었고, 군사력 강화는 곧 황제권의 강화를 의미하는 것이기에 고종은 '진달한 것 중에서 채택할 만한 것이 없지 않다"라며 모두 수용하겠다는 의지를 밝힙니다. 같은 해 6월 고종은 이를 위해 원수부를 설치할 것을 직접적으로 이야기하기도 하였습니다. 이러하니 각국 대원수의 예에 따라 짐이 직접 육군과 해군을 통솔할 것이며 황태자를 원수로 삼아 일체 통솔하도록 할 것이다. 그러나 비상사태가 발생하거나 출정해야 하는 경우가 아니면 비록 황자나 황손이라고 하더라도 대장이 될 수 없다. - 1898년(고종 35, 광무 2) 6월 29일 이러한 의견을 바탕으로 약 1년 간의 준비를 거쳐 1899년 6월 22일에 원수부관제가 반포되면서 원수부가 설치됩니다. 원수부는 황제의 명령으로써 직접 군령이 전달될 수 있도록 만들어진 부서로 황제권을 강화하는 상징적인 부서였으며, 이후 실질적으로고 군부의 업무들이 이관되면서 명실상부한 최고군령기관으로 자리매김하게 됩니다. ○원수부의 조직과 기능 1899년 6월 22일에 반포된 원수부 관제를 정리하면 아래와 같은 도식으로 표현할 수 있습니다.  원수부는 "대황제폐하는 대원수로서 군기를 총람하고 육해군을 통령하며, 황태자 전하는 원수로서 육해군을 일률적으로 통솔한다. 이에 원수부를 설치한다."는 골자로 편성되었으며, 원수부는 황궁 내에 설치하고 문사(文事, 문인)을 두지 않게 하였으며 휘하에 4개국을 두었습니다. 1) 군무국 / 군무국장(후에 총장) - 대원수, 원수, 원수부의 인장 보관에 관한 일 - 군사에 관한 조칙과 공문을 군부와 각 부대에 발포(發布)하는 일 - 국방과 군사동원, 군대 편성에 관한 일 - 전투준비와 군비지급, 육해군 대학교와 육지와 바다의 측량에 관한 일 - 군부와 각 부대의 일기와 보고를 접수하여 개략을 초록하여 보고하는 일 2) 검사국 / 검사국장(후에 총장) - 군사에 관한 상사(賞賜, 포상), 승서(陞敍, 승진), 천전(遷轉, 체직)과 징계에 관한 일 - 각 병학교의 교육에 관한 일 - 장교의 근만(勤慢)에 관한 일 - 매일 시위대에 속한 장교 중 1원에게 위임하여 궁성 호위병을 시찰케 하는 일 3) 기록국 / 기록국장(후에 총장) - 군사에 관한 조칙, 문부, 도서 등의 보전 처리에 관한 일 4) 총무국 / 총무국장(후에 총장) - 군사에 관한 경비의 예산 결산에 관한 일 - 회계와 조사와 인가, 퇴환(退還, 돈을 돌려보냄)에 관한 일 이와 같이 4개 국(局)을 둔 원수부는 3개월 마다 무관 1명이 서울에 있는 각 부대를 시찰하고, 3명은 지방 각 부대를 시찰케 함으로써 원수부가 중앙군은 물론 지방군까지 모두 관리 감독하고 있는 역할을 가지고 잇었습니다. 또한 원수부 소속 관원들의 복장 규정 등도 규정하고 있었습니다. ○원수부의 개정 원수부는 1899년 6월 22일 처음 설치되는 근거 원수부관제 반포 이후 1899년 7월 8일, 29일 각 제1, 2차 개정을, 그리고 1900년 3월 20일에 3차 개정을 거쳐 관제가 안정되고 명실상부한 대한제국의 최고군령기관으로 자리잡았습니다. 먼저 제1~2차 개정에는 크게 변동되는 것 없이 인원의 증원 정도에 그쳤습니다. 3차 개정의 주요 내용은 아래와 같습니다. 1) 군무국의 임무 추가(군부로부터 이관) : 군사에 관한 장교 및 상당관의 임면 진퇴에 관한 일, 의무에 관한 일 2) 검사국의 임무 추가(위와 같음) : 군사사법에 관한 사항 3) 국장의 명칭을 총장으로 격상 군부의 업무들이 속속 원수부로 이관 되면서 상대적으로 군부의 기능은 약화되고 원수부의 기능이 강화됩니다. 이와같은 조치는 계속 이루어지는 게 나중에는 군부가 유명무실할 정도로 군사와 관한 거의 모든 사무를 원수부로 가져오게 됩니다. 이로써 원수부는 중앙 친위대는 물론 지방 진위대의 통제권과 군령권을 쥐고 군부의 사무까지 장악하면서 강력한 황제권을 뒷받침하는 군사기구로 자리매깁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이 원수부는 일제 침략이 본격화되기 시작한 1904년 말, 러일전쟁에서 승기를 잡은 일본이 대한제국의 군제에 손을 대면서 폐지되기에 이릅니다. 참고 자료 조선왕조실록 조선왕조실록 사전 서인한(2000), 대한제국의 군사제도, 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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