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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성부/유생] 신의 인사에 대하여
한성부 유생 신 이덕형, 삼가 신의 인사에 대하여 아뢰오니 삼가 헤아려 주시옵소서. 어사조의 모든 백성들이 알고 있듯, 신은 초야의 무지랭이로써 두뇌 속에 아는 바가 많은 것 같아도 허망한 듯 공(空)하고 학식이 박학해 보여도 미련 곰딴지와 다를 바가 없사옵니다. 더구나 과거에 합격하지도 않은 무품자인 신이 종6품이라는 참상품계를 받는다는 것은 이치에도 크게 어긋나거니와 신에게도 큰 짐이 될 것이옵니다. 무지랭이와 다를 바가 없는 신을 전하께옵서 용(龍)으로 보시고 신을 중용하려 하시는 것만으로도 신은 그저 감읍할 따름이옵니다. 하여 삼가 아뢰노니 신에게 종6품의 품계를 제수하시려는 어의를 거두시옵소서. 지금의 위기 상황에서 관리로 출사하는 것이 응당 도리인 것은 신이 잘 알고 있사오나, 신은 출사하고 싶을 때 과거시험을 통해 당당하게 출사하고 싶사옵니다. 전하께옵서 굳이 신을 지금 당장 중용하시려 하시온다면 어의를 감히 거역하지 못하는 것이 신하된 도리오나 그러시려거든 한가지 지켜주실 것이 있나이다. 어떤 관청에 들어가든 어떤 관직에 종사하든 신은 전하의 뜻을 따르겠으나 신에게 종 9품 품계를 제수하시는 것이 합당한 처사라 사료되옵니다. 예로부터 천거제도는 피천거자에게 그 어느 것으로도 감당할 수 없는 명예와 기쁨으로 돌아오게 되는 것입니다. 종 6품의 관직을 제수 받든, 종 9품의 관직을 제수 받든 간에 전하께 직접 부름을 받을 수 있다는 것 그 자체가 영광이옵고 감읍한 은혜인 것입니다. 전하께옵서 신을 종 6품으로 제수하시든, 종 9품으로 제수하시든 간에 성상의 그 크신 은혜에는 대와 소가 다를 바 없으니 진정 신을 쓰시려거든 종9품의 품계를 제수하심이 옳을 줄로 사료되옵니다. 또한 신은 접속체력이 일정치가 못하여, 일주일에 한번 정도 올때도 있고 그 이상 지체할 때도 있습니다. 시간이 있을 경우에는 매일 연달아 접속을 하겠으나 그렇지 못할 경우 최소한 일주일에 한번씩 찾아올 것입니다. 희망사항이오나 신에게 일주일에 한번씩 맡아도 문제 없는 관청을 제수해주신다면 더욱 바랄 것이 없겠나이다. 그러나 신의 가장 큰 희망사항은 신이 마음 먹었을 때 과거를 통한 출사를 하는 것이니 전하께서 신의 마음을 다시한번 삼가 상량하여 주시옵소서. 그럼 신은 삼가 논밭으로 물러나 전하의 하교를 기다리겠나이다. 단기 4337년 11월 22일 한성부 유생 이덕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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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덕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