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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성부/백성] 신의 마음가짐에 대하여
삼가 하량하여 주시옵소서. 본 내용에 들어가기 앞서 금일 권모가 자신의 불충을 가납하여 달라는 소를 올리면서 '그가 아조를 위해 한 것이 무엇인가' 라는 문장으로 신에 대한 비판을 하였습니다. 신은 이 비판에 대해 구차하게 피하거나 얼버부리지 않겠습니다. 신은 이 사실에 대해 전하 뿐 아니라 모든 아조 백성들에게 무어라 면목이 없습니다. 신은 몇 개월 동안 아조에 한 일이 전무했으며, 아조의 관리들에 비하여 뜸한 활동량을 보이며 지역의 활성화에도 기여한 바가 없는 무지랭이 백성입니다. 그래도 그나마 신과 같은 무지랭이가 백성 구실을 차리기 위해서하는 유일한 일이 있다면 접속체력이 허락되어 가끔씩 아조를 들렀을 때 조정에 잘못된 점이 있다면 이를 바로 잡고자 상소를 올리는 일입니다. 만일 신에게 접속체력이 허락되고, 아조에 들릴 시간여유가 크게 늘어난다면 이와 같이 초야의 백성으로 머물며 뜸한 활동을 보이지는 않을 것입니다. 마땅히 관복을 입고 가깝게는 전하의 앞에 나아가, 멀게는 쇠퇴의 길을 걷고 있는 아조 앞에 나아가 그 모두를 위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다면 무지랭이와도 같은 소신의 능력이나마 마음껏 펼쳐 나가며 전하께서 명하시는 모든 일들을 성실하게 할 수 있는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또한 신이 금번과 같은 상소(현 조정 풍기에 대하여)를 올린 이유는 오로지 아조의 미래를 위한 성심이었습니다. 신이 올린 소로 인해 많은 조정신료들이 다친 것은 저로써도 미편한 일입니다. 아조에서 관리로써 활동하는 것이 얼마나 힘든 것인지 소신과 같은 무지랭이도 잘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조정의 풍기와 아조의 풍기를 바로잡기 위해서는 공적인 일과 사적인 일을 가리고 그에 따른 온갖 고통과 시련도 받아들여야 한다는 생각에 그러한 상소문을 올렸습니다. 소신은 오로지 이러한 마음으로 한자 한자 상소문을 완성해 갔습니다. 전하께서 소신의 이러한 마음을 조금이나마 통감하여 주시온다면 소신에게는 크나큰 광영일 것입니다. 무지랭이 백성은 이만 물러가 전하의 현명하신 하교를 기다리옵니다. 단기 4337년 10월 20일 한성부 백성 이덕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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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덕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