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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성부/유생] 갑신계청소(甲申啓請疏)
한성부 유생 신 이덕형, 다시 전하께 부탁하노니 삼가 하량하여 주시옵소서. 전부터 신이 전하께 말씀드렸듯이, 신은 초야에 논밭을 갈고 있는 무지랭이에 지나지 않는 미천한 자로써 감히 전하의 부르심에 응할 수가 없나이다. 전하께옵서 신을 쓰시려는 마음을 신이 모르는 바가 아니나 신은 감히 성상의 부르심을 받잡고 조정에 출사할만큼 출중한 기량을 갖추고 있지 않거니와 그 주제도 갖추어지지 않았나이다. 전번의 상소에서 신이 전하의 마음을 상하게 해드리지 않게 하기 위하여 넌지시 전하의 뜻에 응하는 바를 비추기도 했으나 아직까지 신의 진정한 본심은 초야로 돌아가 학문에 매진하며 살아가는 것이옵니다. 전하께 심히 송구스러운 일이고, 어사조 조정신료들에게는 심히 미편한 일일 것이나 신은 지금 이 마음에서 한 점 물러섬이 없사오니 전하께옵서 부디 상량하여 주시옵소서. 그럼 신은 삼가 물러가 전하의 어지신 하교를 기다리옵니다. 단기 4337년 11월 23일 한성부 유생 신 이덕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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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성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