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국왕] <잡담> 용퇴를 앞두고
지난 3월 25일 즉위교서를 내리고 즉위한지 몇 달이 지났도다.. 왜이리 한숨만 나오는지.. 왜이리 허전한지.... 그동안 많은 일들이 주마등 처럼 지나가는 구나.. 첫 과거시험과... 송다빈의 일.. 한성부 행차 사건... 여러가지 사칭 및 장난사건... 채제공의 죽음.. 박정우의 죽음... 과인의 권유를 뿌리친 허균.. 세자의 죽음... 응시자가 0명이었던 제 13차 과거.. 비밀리에 이루어진 친목회... 내 뒤를 받쳐줄 든든한 인물들의 입조..... 등등.. 많은 일들이 있었어.. 그동안 짧은 기간은 아니었지만.. 이렇게나.. 첫 이곳에 국왕으로써 발을 디디면서 성군이 되리라 결심했으나.. 성군이란 말이 참으로 우습도다.. 입에는 담기 쉬우나.. 행동은 태산을 옮기는 것 보다 힘들다... 이제 나의 국왕으로써의 밤은 3일 밖에 지나지 않는 구나.. 눈가가 왜이리 시린지.... 오늘은 날씨도 좋지 않구나.. 내 용퇴식엔 맑아야 할 텐데.. 어찌나 운도 좋은지.. 내 생일과 용퇴식이 겹치는 구나.. 관리들이 내 생일을 알런지.. 3일후면 나도 좋은 시절 다 가고 이제 끝인가?? 역시 장기독재의 부작용이 나타나는 구나.. 더 하고 싶은 욕심, 조금만 더.. 왜이리 욕심이 많은 것 인지.. 이것이 사람의 마음인가? 나도 국왕이기 이전에 사람인가 보다.. 3일이라.. 3일.... 하하하.. 3일.... 3일 후면 나도 역사속에 묻혀진다. 이제 날 비웃고 높게 떠받드는 것은 후손에 달렸구나.. 과연 역사는 날 어찌 볼런지.. 참으로 걱정스럽고 두렵도다.. 국왕으로썬 아무것도 두렵지 않았는데.. 무엇인들 두려웠겠는가? 하지만.. 이제 두렵고 걱정스러운게 태산과 같도다.. 이제 세자에게 모든 것을 맡기는 것 밖에 없겠다.. 세자도 이런 내 마음을 잘 아리라 믿는데.. 잘 할 수 있겠지... 3일 후면 모든 대세는 바뀌게 된다.. 대세라.. 용퇴라.. 흠........ 2004년 9월 12일 용퇴를 3일 남겨두지 않고 제 11대 국왕 |
| 
|
국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