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문안] 아바마마께 올립니다.
아바마마의 꾸짖음을 잘 새겨듣겠사옵니다. 제가 대군에 책봉된후 아바마마를 잘 찾아뵙지 못한 점은 물론이며, 문안인사 한 글 없었다는 점은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합니다. 또한, 제 언행이 잘못 되었다는 것 역시 잘 알겠사옵니다. 부디 노여움을 푸시기 바랍니다. 한가지 변명을 하자면, 저로써는 '양자와 아버지'로 있던 어사조 생활보다 '임금과 신하' 사이로 있었던 생활이 더 많아 대군으로 책봉받은뒤 적지않게 혼란스러웠습니다. 아바마마께서는 이런 제 마음을 이해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또한 효혜공주의 파직에 관해 질책하시었는데, 효혜공주의 그간 업무 처리 능력이나, 활발치 못한 접속체력을 고려한다면 왕실의 위엄을 위해서라도 파직함이 옳다고 생각되었습니다. 그런 자가 문관들의 인사평정을 맡고 있는 중요아문인 이조의 수장이 된다면, 이조의 업무가 원활하게 이루어지겠사옵니까? 그리고 현 어사조 침체기가 왜 나타나겠습니까? 이 모든것이 조정의 각 업무가 원활하게 돌아가지 않아 모든 백성들의 활동이 침체된 것이 아니겠습니까? 윗물이 막혀있는데, 어찌 아랫물이 뚫여 흐르기를 바라겠사옵니까? 또한 효혜공주의 파직여부에 관해서는 일전에 함께 일한 경험이 있던 저도 신중히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그의 업무처리능력은 아바마마께서도 잘 아시지 않사옵니까? 또, 그가 얼마나 오랫동안 등청하지 않은 것도 아바마마께서는 알고 계시지 않사옵니까? 그렇다면 관직에 있어도 왕실게시판에 문안인사 하나 올리지 않는 그가 파직을 당한 지금과 무엇이 다르겠사옵니까? 조정신료들에게 '업무의 소홀함이 있는 관리는 왕실의 한사람이라도 파직하겠다' 란 업무의 중요성과 관리의 책임성을 보여주기 위해서라도 효혜공주의 파직을 결정했사옵니다. 하지만, 효혜공주가 다시 관직을 신청하여 조정을 위해 일을 하길 청한다면 이번에는 꼭 그의 능력에 합당한 관직을 제수하겠사옵니다. 임금의 자리에 오르면 누구라도 성군을 꿈꿀 것입니다. 하지만, 제 현재의 목표는 성군의 꿈보다는 '위기에 처해진 어사조의 재건' 이옵니다. 성군이란 무엇이며 폭군이란 무엇입니까? 그런 칭호 또한 나라가 존재하여야 존재하는 것이 아니옵니까? 옛 고려시대의 광종 또한 조정신료들에겐 폭군으로 칭해졌으나, 국가적으로 해석할때는 뛰어난 임금이 아니옵니까. 아바마마. 이번일은 모두가 제 경솔함 때문에 일어난 일이지만, 이 일로 인해 아바마마께 불효자식으로 기억되고 싶지 않습니다. 부디, 앞으로도 무지한 저의 뒤에 계시어 혹여 제가 그릇된 행동을 보인다면 항상 꾸짖어 주십시요. 그렇지 않아도, 아바마마의 옥체가 불편하시다는 소식에 하루도 편한 날이 없사옵니다. 부디 옥체를 보존하시어 만수무강 하십시요. 앞으로 자주 찾아뵙길 고하면서 이만 물러가겠사옵니다. -4335년 5월 3일 |
| 
|
1
상황
황제
상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