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제국

ㆍ작성자	이색
ㆍ작성일	2008/07/25 (금) 14:30
ㆍ문서분류	감옥

ㆍ추천: 0 ㆍ열람: 96

옥중소(獄中疏)

폐하, 하찮은 죄인의 몸으로 감히 소(疏)를 쓰옵나이다. 하오나 이 죄인의 소(疏)를 보시고 부디 제국의 종묘사직(宗廟社稷)을 보존하케 하여 주시옵소서.

지금, 제국의 모습은 참으로 슬플 따름이옵니다. 백성들은 활동을 안하고 그나마 활동을 했던 관리들 마저도 복지부동(伏地不動) 자세를 보이고 있사옵니다. 지난 날, 소신이 제국에 첫 출사(出仕)를 하였을 때도 복지부동하던 관리들을 모두 파(破)하고 새 관리를 채워 제국의 중흥(中興)을 도모하였사옵니다. 그러나 지금 상황이 꼭 그때와 같아지는 것이 아닌지 심히 우려되옵니다. 지금 제국에는 하루에 글이 한 두개씩만 추가되고 있사옵니다. 이말인 즉슨 3개의 도(道)가 있는데 이 3개의 도 중에 한 도(道)는 글이 안 올라온다는 뜻이니 이 어찌 통탄할 일이 아니겠사옵니까? 지금 조정의 관리들은 모두 직무를 빙자(憑藉)하여 일반 게시글 올리는 것을 소홀히 여기고 있사옵니다. 제국의 관리로써 조정의 업무보다 더 중요한 것은 지역 부흥이 아니겠사옵니까? 단국도감의 일은 어느정도 끝마치고 있다고 하나, 다른 관리들은 어디로 가고 관리 송시열만 혼자 남아서 직무를 처결하고 있단 말이옵니까?
황국홍보처의 홍보문 및 활동 격려문의 황명이 떨어진지 오래되었으나 그것 역시 손을 못 대고 있사오며, 승건시가 끝마친지 일주일이 가까워가는데 채점에 관한 기별이 없으니, 새 인재를 물색(物色)하는데 업무를 소홀히 하는 듯 싶사옵니다. 또한 관보 발행 역시 계속 늦춰지고 있으니 제국의 소식이 발빠르게 전해지지도 않사옵니다.
어사대(御史臺)의 주 업무는 관리들의 기강(紀綱)을 바로잡는 것일턴데, 그 마저도 바로잡지 못하고 모두 복지부동 태도이니 제국은 점차 망국(亡國)의 길로 가고 있사옵니다. 모든 것의 근본은 곧 활동일터인데 지역 게시글에 글도 안 남기는 신하들이 제국을 위해 얼마나 노력하겠사옵니까?
어제, 이가람이라는 일반 백성이 올린글에 관리 송시열의 댓글에 적혀있기를, "글올라오는 수는 비록 적지만 그래도 하루에 한번씩 꾸준히 올라온다는것이 기쁩니다"라고 적혀 있었사옵니다.
이것이 조정 최고 품계 관리로써 해야할 말이옵니까? 하루에 한번씩, 그것도 업무로 올린 글을 일반글로 보고서 꾸준히 올라온다는 말을 한다는 것 자체가 조정 관리들의 기강이 무너졌다는 것입니다.
또한 관리 송시열이 덧붙이기를, "유효인구와 활동인구 또 인구도 늘었으니깐요" 라고 적었사옵니다.
하오나, 유효 인구와 활동인구. 도대체 둘 중 무엇이 올랐단 말이옵니까? 현황에 올라와 있는 유효 인구는 사실상 유효 인구라 보기도 힘드옵니다. 그저 제국에 한번쯤 방문만 하고 가는 것이 유효 인구이겠사옵니까? 또한 활동 인구가 늘었다고 덧붙이는데, 소신이 보기에는 활동인구는 전혀 변함도 없고 줄었으면 줄었다고 말하겠사옵니다.
또한 관리 방현진이 뒤에 글을 쓰기를 '언젠가는 제국이 크게 부흥할 것입니다'라고 적었습니다. 언제나 언젠가는 크게 부흥하겠지 하면서 정작 글은 안 올리고 행동은 안 보여주는 모습이 여전히 지금까지도 남아 있사옵니다.
이 어찌 통탄스러운 현실이 아니겠사옵니까? 민국의 대부분의 학교는 이제 방학을 맞이해서 더욱 열심히 홍보를 하고 글을 올려야 해야 될터인데 그 마저도 안 하고 그저 지금의 현실에 안주(安住)하는 것은 이미 썩은 정신이 제국에 있다는 것이옵니다. 어서 빨리 어사대에 새 임무를 내리셔서 대감찰(大監察)을 시행하시어 일주일 이내로 등청(登廳)치 않는 관리들은 모두 삭탈관직(削奪官職)하시옵소서. 일주일 동안 제국에 등청도 안하는 관리가 어찌 제국을 위하여 봉사를 하겠사옵니까? 또한 지금까지 관리 자력을 쓰지 않은 관리들 역시 문책(問責)하시옵소서. 분명 지난날 관리 방현진이 조정 육부에 공문을 보내서 관리 자력을 쓰게끔 유도하였는데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안 쓴 관리는 공문조차 보지 않는다는 뜻이니 엄히 다스려야 할 것이옵니다.

또한 승건시 채점을 서둘러 마감하시어 인재를 고루 쓰게 하시옵소서. 지금 제국의 관리들은 극히 부족한데다가 그나마도 겸직이 너무 많아서 심각한 위기에 쳐해 있사옵니다. 이 난관을 헤쳐나가기 위해서는 천거(薦擧)로 인재를 모으거나 과거로 인재를 모으는 것이옵니다. 그런데 과거를 본지 이제 일주일이 다되가는데 서둘러 마감하지 못하고 인재를 썩히 있으니 어 어찌 통탄할 일이 아니겠사옵니까?
그리고 황국홍보처를 대대적으로 가동시켜서 방학을 이용해 전 관리들에게 홍보를 명하시옵소서. 이제 곧 있으면 휴가 기간이라 대부분 놀러갈터인데 지금이라도 빨리 홍보에 주력해야 할 것이옵니다. 또한 모든 관리들에게 하루에 최소 1개의 글은 무조건 올리도록 하시옵소서. 관리로써 제국을 흥(興)케 하는 것은 당연한 도리이옵고, 또 기초적인 업무이옵니다. 이 업무를 진행 못하면서 조정의 업무를 감당하겠사옵니까?
또한 형부에 근무하고 있는 방현진을 형부에서 옮기시옵소서. 지금 형부는 하는 일이 없이 민국의 일만 재판할려고 하고 있사옵니다. 그러나 제국이 점차 망국(亡國)의 길로 걷고 있는데 민국의 일을 재판한다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는 것이옵니다. 대신 좌우도의 감영에 부임시키셔서 각 도(道)의 부흥을 꾀하게 하시옵소서.
또한 만약 형벌을 내릴일이 있다면 조정의 관리들이 빈청에서 그 사항을 논의하고 폐하께 주본을 올려 처벌케 하시옵소서. 형부에 관리를 근무시키는 것은 지금과 같은 상황에는 옳지 않사옵니다.
그리고 초입사 관원 교육을 빨리 진행케 하시옵소서. 지금까지 부임인사만 올리고 정작 교육은 안 하고 있사옵니다. 이것은 태학의 저주이옵니까? 어찌 모든 관리들이 부임 인사만 올리고 정작 업무는 하지 않는 것이옵니까? 엄히 다스려야 하는 일이옵니다.

또한 국기,국화,국가에 관한 업무를 처결케 하시옵소서. 지난 어전회의에서도 황명을 내리셨는데 지금까지 단 한차례 의논을 한 이후 끝나버렸으니 참으로 황당하다 할 수 있사옵니다.
그리고 이제 곧 있으면 녹봉 지급이 다가와 지는데 녹봉 지급을 금하여 주시옵소서. 모든 관리들이 복지부동하고 있는데 나라의 녹만 낭비할 뿐이옵니다. 제국에 만약 부흥의 빛이 온다면 그때 녹봉을 지급케 하여 주시옵소서.
또한 '업무 중요도'를 정하여 제일 중요한 업무부터 처결케 하시옵소서. 소신이 생각하기에 지금 제일 중요한 업무는 지역 게시글에 글을 올리고 댓글을 다는 것일 것입니다.

폐하, 부디 이 죄인의 소를 보시고 제국 중흥(中興)을 꾀하시옵소서.
지금처럼 제국의 모든 관리들이 안일한 태도로 있는 것은 심각한 문제이옵니다. 권력을 쥔 관리들이 백성을 쥐어짜면 그것도 문제지만 권력을 쥔 관리들이 모두 잠적해 버리면 그 누가 국정(國政)을 잘 처결하겠사옵니까?
부디 이 죄인의 소를 보시고 용단(勇斷)을 내리시옵소서.

폐하, 이 죄인이 감히 지엄하신 폐하께 국정 운영에 관해 아뢰옵나이다.

건원2년 7월 25일
제국의 중흥을 꾀하는 죄인 이색

방현진 2008-07-25 22:53	"감히 죄인이 지존인 짐에게 올릴 수 있는 소인가. 과연 이런 일이 어디로부터 말미암았는지 더불어 황제를 기만한 죄인은 그 범주에 속하지 아니한지 더욱 잘 생각하여야 할 것이다. 방 서기는 즉시 본 소를 죄인에게 돌려주고, 짐의 비답을 죄인에게 알리도록 하라." 이상 폐하의 비답이었습니다. 건원02년 7월 25일 행 형부 경무원 서기 겸 내부 표훈원 서기 방현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