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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성] 제11차 과거 문과 응시
---------------------------------------------------------------------------------- 구분 : 문과 (응시 과목) 내용 : 박제상은 삼국사기에서 익히 접했으며 "계림의 개, 돼지가 될지언정 왜왕의 신하는 되지 않겠다." 라는 발언을 통해 충절을 지켜 본인의 심금을 울려 감동케 만든 인물이다. 내가 가상에서나마 그러한 박제상이 되어 고구려의 장수왕으로부터 동생 복호를 구출하여 절개를 지킨다는 생각을 하면 당장 내 몸 속에 약동하는 기운이 새록새록 피어난다. 그렇다면 지금부터 부족하나마 본인이 직접 박제상이 되어서 장수왕을 감복시켜 보겠다. (당시 신라가 고구려보다 국력이 약하여 나라의 존망이 위태로운 상황을 생각하여 박제상이 신라의 신하인데도 불구하고 고구려 왕 앞에서 자신의 국왕에 대해 높임말을 쓰지 못했었을 거라고 생각하여 낮춤말을 썼으며 신라가 약국이므로 고구려에게 사대의 자세를 취했다.) "대왕(大王), 신(臣) 신라 삽량주의 간(干: 태수) 박제상 대왕께 무릎 꿇고 신이 이루고 싶은 간절한 소원을 대왕께 청하나이다. 대왕, 전에 실성마립간(신라 제 18대왕: 실성왕)이 나라의 존망이 위태로워 대왕과의 화친을 바랐으며 그 결과 대왕의 하해(河海)와 같으신 성은으로 내물마립간 (신라 제 17대왕: 내물왕)의 둘째아들인 복호를 대왕께 바치어 대왕께서 저희와 화친을 하셨나이다. 그러한 대왕께서 저희에게 주신 성은으로 말미암아 근 6년간 저희 신라는 큰 평강을 누리며 저희 금번마립간(신라 제 19대왕: 눌지왕)은 그러한 대왕의 성은을 침이 마르도록 칭송하고 있으며 그간 대왕께서 이루신 광대하시며 위대하신 업적을 존경합니다. 대왕, 그러한 마립간이 1년전부터 최근까지 큰 고민에 빠져 있으며 신은 그러한 마립간의 애처로운 말을 전해 듣고 안타까워하며 하루하루를 뭉우리 진 한숨과 고독한 술로써 보내고 있나이다. 대왕, 마립간은 1년전 부터 한결같이 단 하루도 빠짐없이 대왕께 바치었던 복호를 그리워하며 하루하루를 산송장처럼 살아가고 있나이다. 대왕께서도 아시고 계시듯 복호는 마립간의 첫째동생으로 그 형제간의 우애는 미천한 신뿐만이 아니라 신라산천(新羅山川)의 심금을 울렸나이다. 오죽 마립간이 복호를 그리워하였으면 마립간이 저를 불러 독대를 했을 때 누구나 다 사물을 쉽게 식별할 수 있는 벌건 대낮에도 복호의 모습이 어른거린다며 허상(虛像)을 보고도 감격의 눈물을 흘리며 그렇게 좋아하는 모습은 신이 그간 마립간을 만나면서 생전에 보지 못했던 밝은 얼굴이었나이다. 대왕, 대왕의 큰 성은으로 이러한 신의 소원을 들어주시기에는 너무나도 큰 소원이라는 것을 신도 잘 알고 있나이다. 대왕, 그러나 신은 저와 독대를 했을 때의 마립간의 모습을 보면서 도저히 마립간의 청을 물리칠 수가 없었나이다. 눈물에 어른거림에 모자라 금방이라도 흘려버릴 것 같은 깊은 호수에 파묻혀버린 슬픔어린 눈, 복호를 그리워함에 모자라 몹시 갈급하여 벌겋게 상기되어 안색을 감출 수 없는 얼굴, 갈급함을 이기지 못하고 금방이라도 풍에 걸릴 것처럼 격렬하게 떨리는 입술을 대왕께서 보신다면 대왕 역시 마립간을 측은히 여겨 마립간의 청을 안 들어 주실래야 안 들어주실 수 없으실 것이옵 니다. 대왕, 대왕께서는 동북아 최고의 패자이시며 동북아 최고의 어른이시옵니다. 대왕께서 동북아 최고의 어른으로써 대왕의 자식과 같은 마립간에게 아버지께 크게 의지하여 아비의 성은을 바라는 마립간에게 성은을 베풀어 주실 수 없겠나이까? 대왕께오서 마립간에게 또 다시 큰 성은을 베푸신다면 대왕께서는 인자하시고 후덕하신 동북 아의 진정한 어른이시라는 칭송을 동북아 전 백성들에게 하루해가 넘어가도 끊이지 않도록 들으실 것이오며 그 천하에 대왕의 함자를 만방에 알려 먼 서방국까지도 대왕의 함자를 듣고 대왕을 우러러 볼 것이며 그뿐 아니라 대왕의 위대한 대국도 우러러 볼 것이옵니다. 대왕, 만일 대왕께서 마립간에게 성은을 베푸시는 일로 띠끌만한 불이익이라도 감수하시온다면 신의 수급뿐 아니라 신의 삼족을 베시어 대왕의 천하의 위용을 과시하시옵고 다만 마립간의 동생 복호만큼은 목숨을 부지하여 마립간에게 갈 수 있도록 해주시옵소서. 신의 수급을 베는 것에 모자르시다면 신의 수급을 베신후에 저의 시신을 갈기갈기 찢어 매의 밥이 되도록 하시옵소서. 다만 마립간의 동생 복호만큼은 복호를 갈급해하는 마립간에게 보내주시기를 청하옵니다. 신은 죽어서 백골이 되어 자갈에 쪼이더라도 마립간에게 동생 복호는 꼭 만날 수 있도록 하고 싶나이다. 대왕, 신의 간절하옵고도 단 하나 밖에 없는 큰 소원을 대왕의 후덕함과 인자하심으로 어루만지시어 가납하여 주시옵소서. 그럼 신은 대왕의 크고도 크신 성은을 기다리며 이만 물러가옵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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