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백성] 제16차 과거 문과 응시
동생 '을'이 역모를 저질러서 그 형인 '갑'이 미리 이를 알고 관가에 고변하였다. 결국 주모자 '을'은 체포되고 역모는 진정되었다. 군주로서 변란을 고한 '갑'에게 포상을 하여야 하겠으나, 인륜으로 볼 때에는 그렇지 않다. 포상을 하자면 백성들 사이에 인정이 없어질 것이며, 포상을 하지 않자니 차후에는 고변하는 자가 없을 것이다. 그대들의 생각은 어떠한가? 형 '갑'에 대해 어떠한 결정을 내릴 것인가? ----------------------------------------------------------------------------------------------------- 조선은 유교 사회로, 군주에 충성하고, 부모에 효도하고, 형제간에 우의를 다지는 등의 기본적인 덕목이 존재했다. 조선의 법도 그러했으니, 군주에 반기를 품거나 부모에게 대들거나 하면 바로 극형이 내려지는 어떻게 보면 끔찍한 사회라고 할 수 있겠다. 시제에서 예를 든 문제는 이러한 여러 덕목이 충돌하는 경우인데, 군주를 배신하고 역모를 저지른 것과, 형제를 배신하고 우의를 깬 것이 서로 충돌하는 것이다. 물론 군주로서 역모를 막은 '갑' 에 대한 포상은 이루어 져야 할 것이다. 아무리 형제간의 우의를 깼다고 해도, 군주 입장에서는 역모를 고변한 것이 무엇보다도 가장 중요한 것이기 때문이다. 물론 문제는 있다. 이러한 사실이 알려질 경우 역모를 꾀하는 자들은 서로를 믿을 수 없을 것이라는 것이다. 아무리 혈연 관계에 있을지라도, 갑과 을의 경우처럼 이를 깨고 역모를 고변할 수 있으니 큰 문제가 된다. 이러한 식으로 누구도 믿을 수 없게 되니, 비단 역모뿐만이 아니라 모든 일에도 마찬가지로 믿을 수 없는 세상이 될 것이 아닌가. 하지만 이를 역이용하여 옳게 생각하면 어떨까. 누구든 믿을 수 없다 하였으니, 역모를 꾸미는 일도 쉽지 않게 될 것이다. 서로를 믿을 수 없으니 어찌 역모가 쉽게 이루어질 수 있을까. 군주에게는 더 없이 좋은 일이 될 것이다. 언제 터질지 모르는 역모의 위험을 사전에 방지할 수 있는 대책이 되는 것이니 말이다. 군주에게는 형이 동생을 배신했다는 소문이 퍼지는 것을 더욱 좋게 생각할 수도 있지 않을까. 조선은 전제군주 사회다. 아무리 다른 것이 중요할지라도 군주에게 있어서 충(忠)보다는 못하다. 이러한 의견이 너무 군주중심적인 생각이라고 할 수도 있지만, 일단 한 나라를 다스려야 하는 군주로서는 주변의 위험을 제거하고 안전하게 정치하는 것이 국가적으로 보았을 때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
| 
|
방현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