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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병욱
[보덕] 두 명의 여왕 마지막화
삼월, 서해도 이북에 배달국의 군사가 쳐들어왔다. 여왕은 이에 군사들을 풀어 그들을 쳤다. 사월, 강원도 이북에 배달국의 군사가 쳐들어오자 여왕이 오위의 군사들을 이끌고 그들을 친 다음, 강원도 이북 땅을 정벌하였다. 이곳을 영길도(永吉道)라 했다. 오월, 여왕은 황하여왕의 시호를 연종(蓮宗)이라 했다. 뒤이어 덕의여왕의 시호를 숙종(肅宗)이라 했다. 유월, 호분위의 인사들을 민가의 백성들 가운데에서 뽑게 하고, 전임 인사들을 면직시키도록 명했다. 팔월, 여왕이 친정(親征)에 나서고, 영의정 이하의 대신들에게 정무를 맡기게 했다. 배달국을 정벌하기 위해서다. 여왕은 정벌에 앞서 서해도를 두루 순찰하고, 산성의 보수(補修)를 명했다. 구월, 지금의 대동강 유역까지 정벌하고 이곳을 국경으로 정했다. 이 일대를 서해도에서 다스리도록 명했다. 십이월, 홍가의 장남 홍기성을 수장으로 삼아 배달국의 왕도까지 정벌하게 하니, 오십 만명이었으며 배달국 왕도를 손쉽게 포위했다. 그러나 끈질기게 배달국의 군사가 저항하여 이를 진압하다가 홍기성이 적이 쏜 화살에 맞아 전사(戰死)했다. 여왕이 이 소식을 듣고 통분(痛忿)하며, “내가 직접 전장(戰場)에 나가 싸워야겠다. 짐이 이르노니, 내가 만일 죽으면 서산군의 차남을 후사로 정해 왕통(王統)을 잇게 하시오.” 하며 전사한 홍기성의 넋을 위로하는 제사를 행하게 했다. 보름을 가까이 싸웠을 때, 배달국의 군사가 전의(戰意)를 상실하자 배달국왕이 신하 열 명을 거느리고 항복(降伏)을 선언했다. 여왕이 이를 보고 분개하여 열 명의 대신들을 죽이게 하니, 이들을 무참하게 죽이어 서해도관찰사에게 그 시체들을 보내게 했다. 그 다음날 여왕이 스스로 칼을 베어 자진(自盡)했다. 여왕의 유언대로 영의정 이하의 대신들이 서산군의 차남을 왕위에 옹립하였다. 그로부터 보름이 지나 여왕의 부음(訃音)이 전해지자 온 나라 백성들이 눈물로써 여왕의 마지막 가는 길을 배웅했다. 득의양양하게 군사력에 자신한 배달국의 해이해짐을 바라본 여왕의 혜안(慧眼)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새 왕은 여왕의 시호를 예흥(禮興)이라 했다. 진정으로 숙종대왕 이후로 태어난 여걸(女傑)이었다.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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