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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병욱
[봉당] 춘추(春秋) 제16부-1
가륵단군 16년 호양 23년 2월에 강원도 강릉대도호부에 지진이 일어나자 그곳 백성들이 동요하였다. 왕이 강원도관찰사로 하여금 위문하도록 명하였다. 3월에 왕이 의정부의 복설을 명하고 인사를 단행했다. 영의정에 김동탁, 좌의정에 천종, 우의정에 송지, 좌찬성에 도복길, 우찬성에 옥색, 좌참찬에 박석, 우참찬에 원선을 명했다. 뒤이어 영의정 김동탁이 태자를 옹립할 것을 간청하였다. 왕이 이를 듣고 영의정에게 물어보니 “특출(特出)하기는 유천군이 뛰어나나, 막내 왕자님이신 구정군이 뛰어나옵니다.” “어째서요? 갓난아기가 아니오?” 왕이 동탁의 말에 의아해하며 묻자 “소인이 천지의 조화를 헤아려보건대 구정군만한 군자(君子)가 없사옵니다. 신의 어리석은 소견이기는 합니다만, 자연의 섭리로 보건대 유천군이 앞서기는 하나 덕이 부족하거니와 장차에 후사를 얻기 어렵사옵니다. 만약 유천군께서 왕위에 오르시어 당신 손으로 구정군을 후계자로 옹립한다면 나라가 태평할 것이라 사료되옵니다.” “만약 그리하다가 유천군에게 태손이 태어난다면.” 하며 왕이 고민해하자, “자연의 섭리가 어찌 완전하다 하오리까. 그리된다면 태손을 구정군 마마의 후계자로 옹립하면 되지 않겠나이까.” 행여 자신이 죽고 난 뒤 왕위를 둘러싼 다툼이 일어날까 보아 못내 두려움이 앞섰기에 왕은 저어하는 것이다. “정 마음이 걸리신다면 직접 유지(諭旨)를 내리시면 되지 않사옵니까.” 왕이 영의정의 의견을 듣고 이를 받아들였다. 5월에 의양황태후가 세상을 떠났다. 왕이 보름 동안 조정을 철회하였다. 6월에 형광궁주가 세상을 떠나자 왕이 장사를 후하게 치르도록 명하였다. 가륵단군 17년 호양 24년 5월에 태자에게 학문을 가르칠 뜻을 내비쳤다. 영경연사에 제갈을, 지경연사(知經筵事)에 채형, 동지경연사(同知經筵事)에 차용, 경연참찬관(經筵參贊官)에 변성, 경연청시강관(經筵廳侍講官)에 독고설, 경연청시독관(經筵廳侍讀官)에 라욱, 경연청검토관(經筵廳檢討官)에 엄운, 경연사경(經筵司經)에 반태, 경연설경(經筵說經)에 우엽, 경연전경(經筵典經)에 하헌을 명하였다. 6월에 인사를 명했다. 전라도관찰사(全羅道觀察使)에 전영을, 장례원판결사(掌院判決事)에 서문홍을 명하였다. 그리고 상의원제조(尙衣院提調)에 서문찬을 명하였다. 이중 서문찬은 서문홍의 아들이다. 전라도도사에 항송을, 전라도검률에 사공검신의 장남인 사공승(司空承), 전라도심약에 원선의 아들인 원승환(元承歡)을 명하였다. 사공승과 원승환은 모두 과거에 급제하였던 이들이다. 7월에 문치황태후와 신숭황태후, 영실황태후 세 명의 태후가 묻힌 왕릉(王陵)이 평토임을 알고 격노하여 대광보국숭록대부 향보서로 하여금 살펴보게 하였다. 이에 향보서가 자세히 살펴보고 돌아와 왕에게 고하기를 “세 분의 황태후 무덤이 매우 황폐하였나이다. 일전에 사공씨가 반란을 일으킨 까닭에 왕실이 농락당하는 일이 있었는데 그 시신을 평토로 묻히게 하여 뭇 백성들이 지나가도록 했다 합니다. 이를 보건대 세 분의 넋이 얼마나 원통하고 분해하시겠나이까. 부디 이를 상량하시어 하루속히 세 분의 왕릉을 보수하도록 명하시고 그분들의 넋을 위로하는 제사를 지내시는 것이 타당하리라 보옵니다.” 왕이 이에 “그 사공검신이 죄를 뉘우치고 있으니 사공에 대한 죄를 더 묻지 말라. 그리고 세 분의 왕태후께서 편히 쉬시도록 보문사에서 제사를 지내게 하라. 또, 세 분의 능을 혜릉(惠陵)이라 하고 봉분(封墳)을 높게 쌓도록 하라.” 고 명했다. 이때부터 백성들은 태평성대라고 노래하였다. 가륵단군 18년 호양 25년 6월, 영의정 김동탁이 세상을 떠났다. 이에 왕이 장사를 후히 지내게 하였다. 7월에 의정부의 인사를 명했다. 후임 영의정에 향보서를 명하였다. 이하의 의정부 인사들은 유임하였다. 이후의 치세가 태평성대였다. 가륵단군 19년 호양 26년 정월에 만향왕비가 병으로 세상을 떠났다. 왕이 왕비의 죽음을 애통하게 여겼다. 왕비의 장례를 왕실의 전례에 맞추어 치르게 했다. 만향왕비를 왕후로 추봉(追封)하였다. 이후의 치세가 태평성대였다. 가륵단군 20년 호양 27년 2월에 황태자를 명진왕비의 적통(嫡統)으로 삼는다고 하였다. 가륵단군 21년 호양 28년 6월에 만향왕후의 장녀 영선공주를 주나라 공화(共和)에게 시집을 보냈다. 공화는 여왕의 동복동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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