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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병욱
[봉당] 반정(反正) 제03화
10월에 원아소를 영경연사에 명했다. 왕이 직접 경연에 참여하고자 함이니 아소에게 경연청의 복설을 명한 것이다. 11월에 옥신이 세상을 떠났다. 이후 옥신의 자손들이 향반이 되었다. 12월에 권국이 세상을 떠났다. 왕이 그 아들 권일(權日)을 경상도 개령현감(開寧縣監)에 명했다. 한율단군 14년 수지 3년 정월에 황효가 세상을 떠났다. 왕실의 외척으로써 유일하게 관직에 몸담지 않은 채 권세를 누린 유일무이한 사람이다. 황효만큼 모진 풍파를 겪지 않은 외척이 없다고 모두들 입을 모았다고 한다. 2월에 성중이 세상을 떠났다. 왕실의 외척으로 있으면서 모진 풍파를 겪으면서도 종부시정 이후에 벼슬에 참여하지 않아 뭇 사람들로부터 덕망을 받았다. 3월에 선교랑 이성덕의 손녀딸 이희(李禧) 처녀를 후궁으로 삼았다. 황태후가 강권한 것이었으니 왕이 황태후의 명에 따라 상의(尙儀)에 봉했다. 4월에 왕비가 딸을 낳았다. 왕이 딸을 신진공주(新珍公主)로 봉하였다. 이후의 치세는 태평성대였다. 이후의 치세가 태평성대였다. 한율단군 15년 수지 4년에 상의 이씨에게서 왕자를 보니 왕이 대산군(大山君)이라 봉하고 이름을 고기(高起)라 했다. 한율단군 16년 수지 5년에 상의 이씨에게서 왕자를 보니 왕이 이름을 대택군(大澤君)이라 봉하고 이름을 고덕(高德)이라 했다. 한율단군 17년 수지 6년에 상의 이씨에게서 왕자를 보니 왕이 이름을 대강군(大康君)이라 봉하고 이름을 고호(高鎬)라 했다. 한율단군 18년 수지 7년 정월에 상의 이씨의 부친이자 이성덕의 아들인 이동(李同)을 자의대부에 봉하였다. 2월에 금교대군의 부인이 세상을 떠나자, 왕명에 따라 재혼을 허락하였다. 금교대군의 전부인이 민가의 출신이므로 자세한 기록은 나와 있지 않다. 왕이 금교대군의 새 배필로 추서문의 장녀 추소미(秋昭美) 여식을 간택하여 퇴영부부인(退寧府夫人)으로 봉하였다. 3월에 태강대군의 부인이 세상을 떠났다. 태강의 죽은 부인에 대한 기록이 전해지지 않는다. 왕이 이를 알게 되어 재혼을 허락한다는 어명을 내리니 태강대군의 새 배필로 추화평의 장녀 추성란(秋成蘭) 여식을 간택하여 정화부부인(靖和府夫人)으로 봉하였다. 4월에 영소대군의 부인이 세상을 떠났다. 영소의 죽은 부인이 역시 민가 출신이므로 전부인에 대한 기록이 전해지지 않는다. 왕이 금교와 태강의 전례에 따라 새로 부인을 맞이하게 하니 새 배필에 추서문의 차녀 추은하(秋恩河) 여식을 간택하여 풍문부부인(風門府夫人)으로 봉하였다. 5월에 운주대군의 부인이 세상을 떠났다. 운주의 죽은 부인 또한 민가 출신이다. 왕이 앞의 전례를 본받아 새 배필을 맞이하게 하니, 새 배필로 추화평의 차녀 추유완(秋柔婉) 여식을 간택하여 유원부부인(柔院府夫人)으로 봉하였다. 6월에 운지대군의 부인이 세상을 떠났다. 운지의 죽은 부인 또한 민가 출신이다. 왕이 앞의 전례를 본받아서 새 배필을 맞이하게 하였다. 새 배필로 추평용의 딸 추미(秋彌) 여식을 간택하여 민혜부부인(敏慧府夫人)으로 봉하였다. 7월에 황해도 땅에 연일 장마가 쏟아져 내리니 기린도 땅이 특히 더욱 극심하였다. 기린도역승이 왕에게 직접 말하길, “황해도가 연일 장마로 인해 고통을 받고 있어 구휼이 하루빨리 이루어져야 할 줄로 아룁니다. 이곳 백성들의 피해가 매우 극심하여 장마에 따른 홍수로 인해 기린도에서만 삼백 명의 백성들이 죽었으며 이재민은 이천 명이 되옵니다.” 왕이 의정부와 돈령부를 비롯해 상하 대신들을 불러들여 이를 의논하게 하니 “기린도역승이 직무를 다 하지 않았으므로 파직을 시킴이 옳습니다.” 하고 돈령부에서 아뢰자 왕이 대노하여 “하늘의 섭리를 어찌 다 안단 말인가! 그대가 정녕 황해도의 민심을 파악하지 않았는가!” 하며 돈령부 대신들을 질책하였다. 돈령부 대신들에게 당분간 정무를 못 하도록 하고 중추부와 의정부를 통해 정무를 의논한다는 왕명을 내렸다. 이후 왕이 직접 황해도 땅에 위무(慰撫)하겠다는 명을 내려 의흥위 군사 삼백 명만을 거느리어 직접 황해도 기린도에 행차하였다. 백성들이 왕의 방문에 큰 환영을 표했다. 왕이 기린도역승에게 큰 표창을 내리고 이름과 성을 내리니 성은 지(池)요 이름을 순목(順穆)이라 했다. 기린도역승이 평민 출신이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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