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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병욱
[봉당] 춘추(春秋) 제22부
구을단군 11년 보력 20년 정월에 영의정 현맹길이 세상을 떠났다. 왕이 좌의정에게 의정부의 수장을 맡겼다. 2월에 왕이 자신의 맏이 고석을 황태자로 책봉하였다. 좌의정 이하 의정부 대신들이 이를 축하하는 인사를 드렸다. 3월, 양화도에 포구(浦口)를 만들어 개방하였다. 봉원궁과 지리적으로 매우 가까울 뿐만 아니라, 조선국과의 공무역(公貿易)을 하고자 하는 의지였다. 이후 좌도수운판관으로 하여금 양화도 포구를 관리하도록 일임했다. 덕분에 조선국에는 화폐는 물론, 수달피(水獺皮)와 말 등 다양한 무역품들이 속속 들어왔다. 이때 이후부터 양화진(楊花津)이라고 불리게 되었다. 4월에 왕명으로 스스로 농구들을 손수 만들도록 명했다. 조선국으로부터 선진문물을 받아들여 자립으로나마 농구들을 만들어야 함을 온 백성들이 자각하였기 때문이다. 6월에 경연을 열어 황태자의 학문에 일임하도록 명령하니 황봉수를 영경연사에 명하였다. 황봉수가 학문에 조예가 깊기로 소문이 났다. 7월에 인사가 단행되었다. 남궁검을 광주목사에, 권강국을 양주목사에, 오성만을 여주목사에, 우엽을 파주목사에, 임주실을 강화도호부사에, 유한을 남양도호부사에, 하서를 부평도호부사에, 노술을 수원도호부사에, 연일근을 이천도호부사에 명하였다. 9월에 황보제의 아들 황보인(皇甫仁)을 금교도찰방(金郊道察訪)에 명했다. 황보인이 일찍이 과거에 급제하였으나 더욱 몸을 낮추어 조정에 출사하지 않았다. 구을단군 12년 보력 21년 5월에 좌의정 황보제가 세상을 떠나자, 왕이 우의정에게 의정부의 수장을 맡겼다. 6월에 인천도호부(仁川都護府)에 관청을 세웠다. 인천도호부는 부평도호부의 옆 지역이다. 이에 왕이 인천도호부사(仁川都護府使)에 대선의를 명했다. 7월에 삭녕군(朔寧郡)에 관청을 세웠다. 삭녕군은 장단도호부의 위쪽에 위치하였다. 이에 왕이 삭녕군수(朔寧郡守)에 대주화를 명했다. 8월에 안성군(安城郡)에 관청을 세웠다. 안성군은 이천도호부의 옆 지역이다. 이에 왕이 안성군수(安城郡守)에 대홍우를 명했다. 구을단군 13년 보력 22년 정월에 우의정 강창훈이 세상을 떠나자, 왕이 좌찬성에게 의정부의 수장을 맡겼다. 왕이 강창훈의 자손들에게 조정에서 일하도록 권하였으나, 자손들이 한사코 출사할 뜻이 없음을 밝히자 왕이 이를 받아들였다. 이후 강창훈의 자손들은 경기도 파주 땅에 세거하며 살았다고 한다. 3월에 인사를 임명하였다. 장단도호부사에 민덕주, 고양군수에 배동, 마전군수에 염길, 안산군수에 장계, 양근군수에 설예정, 풍덕군수에 박석, 김포현령에 문묘해, 양천현령에 조인을 명했다. 4월에 왕이 남웅희의 신원을 풀어주도록 명하였다. 뒤이어 현맹길의 아들 현도웅(玄道雄)을 정략장군(定略將軍)에 명하였다. 현도웅이 과거에 급제하였으나 조정에 나오지 않았었다. 5월에 김도서의 장남 김사상(金思相)을 선략장군(宣略將軍)에 명하였다. 김사상이 과거에 급제하였으나 조정에 나오지 않았었다. 6월에 김도서의 차남 김염(金廉)을 가덕대부(嘉德大夫)에 명하였다. 김염이 형인 사상과 마찬가지로 과거에 급제하였으나 조정에 나오지 않았었다. 7월에 김강서의 아들 김소(金昭)를 숭헌대부(崇憲大夫)에 명하였다. 김소는 과거에 급제하였으나 조정에 나오지 않았었다. 9월에 유담의 아들 유양소(柳楊素)를 중의대부(中議大夫)에 명하였다. 유양소는 과거에 급제하였으나 조정에 나오지 않았었다. 구을단군 14년 보력 23년에 좌찬성 유담이 세상을 떠났다. 왕이 우찬성에게 의정부의 수장을 맡겼다. 구을단군 15년 보력 24년에 우찬성 여표가 세상을 떠났다. 왕이 좌참찬에게 의정부의 수장을 맡겼다. 구을단군 16년 보력 25년 정월에 조선왕 구을단군이 붕어하였다. 태자가 없으므로 구을의 사촌 달문이 조선국왕으로 즉위하였다. 선왕 구을에게 태자가 없었다. 달문은 이때 우가의 지위에 있었다. 구을단군은 생전에 조선국의 모든 밭과 논들을 둘러보며, 농업의 고충(苦衷)을 익히 헤아렸으며, 재위 2년에 메뚜기떼가 출몰하여 온 백성들이 고통에 신음하자 조선왕이 친히 제천단(祭天壇)에다 제사를 지내어 전멸하도록 청하자 이틀 뒤에 메뚜기떼가 물러갔다. 본국 또한 농업을 장려하므로 왕이 구을단군의 뜻을 이어받고자 친히 밭 하나를 구해다 농사짓기도 했다. 2월에 좌참찬 곡순이 세상을 떠났다. 왕이 우참찬에게 의정부의 수장을 맡겼다. 죽은 곡순의 자녀 중 딸들인 예문(藝文), 문성(文聲), 현옥(鉉玉), 여미(麗美), 종안(宗眼)들을 모두 새 조선왕의 후궁으로 보내었다. 곡순의 딸들이 모두 자색(姿色)이 뛰어났기 때문이다. 곡순이 생전에 조선국에든 주나라에든 딸을 바치지 않도록 당부하였었다. 그런데 왕의 슬하에 공주가 거의 없다시피 하다 보니 조정의 대신들을 불러들여 그들의 딸을 뽑을 수밖에 없었는데 곡순의 딸들이 여기에 걸려든 것이다. 곡순은 아들 곡원걸(谷元傑)이 타국의 왕에게 누이들을 바친 것을 기회로, 왕에게 오만불손하게 행동하여 나라에 큰 망신을 줄까 염려하였다. 그러나 곡순이 죽자 곡원걸은 평생 왕과 나라를 위해 봉사할 뜻을 비치니 그에게 자의대부(資義大夫)에 명하였다. 5월에 왕이 왕비의 소생 왕자들을 불러들여 대군으로 진봉하였다. 장남 고석을 창상대군(昌尙大君), 차남 고백을 금교대군(昑皎大君), 삼남 고구를 태강대군(泰江大君), 사남 고새를 영소대군(永昭大君), 오남 고실을 운주대군(雲州大君), 육남 고길을 운지대군(雲祉大君), 칠남 고질을 인천대군(仁川大君), 팔남 고보를 점송대군(点松大君), 구남 고빙을 예소대군(睿昭大君)이라 이름 지었다. 이중 맏이 창상대군이 태자의 몸에 있으므로 창상태자라 부르게 했다. 태자 역시 왕비의 소생이기 때문이다. 9월에 주용덕의 아들 주람(周覽)을 내금위장으로 명하였다. 주람이 과거에 급제하였으나 관직에 나아가지 않았다. 10월에 심사(沈思)를 평시서제조(平市署提調)에 명하였다. 심사는 평민 출신으로 과거에 급제하였으나 조정에 출사하지 않았다. 왕이 의정부에 명하여 이조의 인사들을 임명하도록 하니, 상서원의 관리들 가운데 임명하도록 명하였다. 11월에 이조판서가 이조의 관리를 잘못하매, 왕이 그를 파직시켜 강원도 강릉 부근에 귀양을 보냈다. 이후 마교후를 이조판서에 임명하였다. 뒤이어 상서원의 인사를 명했다. 상서원정(尙瑞院正)에 민송주, 상서원판관(尙瑞院判官)에 황봉수, 상서원직장(尙瑞院直長)에 김도서, 상서원부직장(尙瑞院副直長)에 김강서를 명하였다. 달문단군 1년 보력 26년 정월에 우참찬 서문홍이 세상을 떠났다. 왕이 의정부사인에게 의정부의 수장을 맡겼다. 2월에 우엽을 하동현감(河東縣監)에 명하였다. 3월에 오성만을 양양도호부사(襄陽都護府使)에 명하였다. 4월에 조인을 춘천도호부사에 명하였다. 5월에 인양궁주가 세상을 떠났다. 왕이 왕실의 전례에 따라 장사를 후히 치르도록 명하였다. 인양궁주는 홍제의 아우였다. 6월에 홍제를 오수도찰방(獒樹道察訪)에 명하였다. 7월에 계소의를 봉상시도제조(奉常寺都提調)에, 계양연을 숭록대부에 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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