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화면으로
역사 이야기
사서 이야기
사극 이야기
창작 소설
질문 답변
역사 자료실
사이버 조선왕조처음 화면
사조 - 역사 세상
since 2000.08.15


 
역사 세상 전체 검색 처음 화면으로

www.1392.org - 역사 세상
Copyright 2K-2K22 by www.1392.org. All rights reserved.


창작 역사소설
작성자 정병욱
작성일 2022/08/30 (화) 18:48  [유시(酉時)]
홈페이지 http://blog.naver.com/qpddnr901230
ㆍ추천: 0  ㆍ열람: 18      
[보덕] 칠삭둥이 제40편

세조 13년 정월 12일 기묘일(己卯日)에 한명회의 막내 여식을 친영하였다. 실록에 의하면, 자산군이 한명회의 막내딸을 영응대군의 집에서 친영하니, 내종친과 상정소(詳定所)의 당상에게 명하여 위요(圍繞)로 가게 하였다고 하였다. 수빈궁의 작은사랑에서는 때아니게 자산군 내외의 첫날밤을 몰래 엿보려는 하인들의 실랑이가 벌어졌다. 진풍경이 아닐 수 없다.
“사임이라니요, 대감.”
명회의 사랑방에서 향이가 놀라 묻는다.
“대감의 뜻이 아니시옵니까.”
민씨의 물음에
“그렇소이다.”
수긍하는 명회였다.
“지금 당장 사임하시겠다고 하십니까. 아니 되옵니다, 대감. 수빈마마와 겨우 손을 잡으셨는데.”
향이가 한사코 말려보았지만 소용이 없었다. 명회는 껄껄 웃기만 할 따름이었다. 자산군을 사위로 맞이한 명회를 괘씸하게 생각한 수양은 유자광을 수족으로 삼기로 마음먹었다. 유자광은 한때 정난공신에 책록된 유자환(柳子煥)의 이복동생이었다. 그러니까 자광의 모친이 유자환에게는 서모(庶母)가 되는 것이다. 이에 수양은 자광으로 하여금, 의정부와 육조의 당상들을 장악하고 있는 명회의 수족을 제거하고자 하는 계획을 마련하였다. 그래서 자광이 내린 계략이
“승정원의 승지들로 하여금 육조를 관할하도록 하십시오. 도승지로 하여금 형조를, 좌승지로 하여금 호조를, 우승지로 하여금 예조를, 좌부승지로 하여금 이조를, 우부승지로 하여금 공조를, 동부승지로 하여금 병조를 관장하게 하신다면 전하께서는 편히 앉으시어 육조를 장악하실 수 있으십니다. 그런 연후에 외방에 관찰사를 전하께서 신임이 두터운 사람으로 교체하시고, 귀성군을 도통사(都統使)로 삼으시어 병권(兵權)을 장악하신다면 한명회가 감히 전하께 맞사오리까?”
“외방이라면 어디를 두고 하는 말인가?”
“도승지 신면을 함길도관찰사(咸吉道觀察使)로 보내시옵소서. 함길도가 군사가 강할 뿐만 아니라 수가 많으니 함길도만 장악하신다면 외방의 일은 염려하실 바 아닌 줄 아룁니다.”
수양은, 서출의 신분으로 그것도 참상관(參上官)으로 있는 유자광의 배포에 사뭇 흐뭇해하였다. 이렇듯 귀성군과 신면 등의 젊은 축들은 거칠 것이 없었다. 명회가 하루아침에 영상의 자리에서 사임한다는 소문이 대궐 밖 도성까지 널리 퍼지자 수빈이
“전하께 어찌해서 받아낸 그 자린데!”
하며 벽력같이 소리쳤다. 향이로서는 가시방석이었다. 그도 그럴 게 해양대군에 이어 자산군을 사위로 맞이한 명회는 왕실과 겹사돈을 맺은 셈이었을 뿐 아니라, 이를 기화(奇貨)하여 사익을 추구할까 보아 저어된 까닭이라고 하였지만 수빈이 자신이 공공연하게 왕대비가 될 것이라는 이야기를 꺼내는 무모함을 보인 덕분이었다. 결국 자신을 낮추어야 한다는 굳은 다짐에서 연유된 것이다.
“상당군 대감께서 대문을 걸어 잠그시고 벌써 며칠동안 두문불출하고 계십니다. 전하께서 우리 대감께 세자저하의 장래를 부탁하셨으니 우리 대감께서는 고명대신(顧命大臣)이 아니십니까.”
“겁이 나시는 모양이지.”
향이의 에두르는 말에도 수빈은 코웃음을 치는 것이다. 수빈은 그러면서 시어머니 자성왕비를 면대한 자리에서 왕실과 겹사돈을 맺은 걸 가지고 온갖 해괴한 소문이 퍼지고 있다는 말을 대놓고 하더라는 말을 하자 향이가
“체통도 없으십니다.”
중궁의 처사를 매우 못마땅하게 생각하는 것이었다. 같은 시각에 치형은 본가에 칩거 중인 명회를 직접 찾아가 의중을 알아보았다.
“정녕 사임을 하시렵니까.”
“그 수밖에는 없지 않은가.”
쓴맛을 다신 듯 명회는 이맛살을 찡그렸다.
“수빈마마를 보호해드릴 길이 그 길 밖에는 없으이.”
“무슨 말씀이신지.”
치형이 부득부득 명회의 의중을 캐려고 보는 것이다.
“내가 그 자리에 앉아 있으면 수빈마마께서는 다치시네.”
“시생(侍生)은 무슨 말씀이신지.”
“수빈마마께 그리 말씀을 전해드리면 아실 것이네.”
치형을 미끼로 삼아 자신을 떠보려는 수빈의 꾀를 눈치챈 것이다. 명회가 치형을 접견하고 나서 직접 관복을 차려입고 대궐로 들어갈 채비를 차린다. 밖을 나서는데 가는 비가 주룩주룩 내리는 것이다.
원각사에 탑을 이루었다. 세조 13년 4월의 일이다. 이때까지 왕실의 단명함을 두고 소문이 무성하였다. 이를 보다 못한 중궁이 금상을 보고 채근거리는 것이다.
“마마, 원각사의 탑을 이루었다고 하옵니다. 연등회(燃燈會)를 베풀어 낙성을 하려고 하니 전하께서도 참석하시옵소서.”
“그래요?”
금상은 거들떠보지 않는다.
“백성들의 마음속에는 불심이 가득하옵니다. 그것을 누르기만 하였으니 내심 불만들이 오죽하였겠습니까.”
“중전께서 참석하시면 되지 않습니까. 내가 연등회에 참석했다고 하면 말들이 많을 겁니다.”
전하, 원각사의 탑은 전하와 세자저하의 건강을 빌기 위해 세운 탑입니다. 전하께서 세자저하와 함께 참석하신다면 왕실의 일을 두고 떠도는 유언도 잠잠해질 겁니다.
“이게 무슨 소리인고. 왕실의 일을 두고 떠도는 유언이라니.”
지부사(知府事) 김수온은 임금 앞에서,
“망극한 말씀이오나, 왕실의 단명함을 두고 떠도는 소문인지라.”
머뭇거리며 아뢰자,
“저런 죽일 놈들을 보았나. 왕실의 단명함이라니.”
금상이 팔짝 뛰는 것이었다.
“망측하게도 세자의 병이 깊어 오래 살지도 못할 것이라는 소문이 무성하옵니다. 전하. 세자에게 힘을 실어주셔야 합니다. 더는 왕실의 일을 두고 떠도는.”
중궁의 애절함은 한층 더 하고 있다.
“말씀을 안 해주셔도 그리하고 있습니다.”
보채는 중궁을 받아줘야만 하다니. 금상의 체통이 말이 아니다.
“하옵시면, 어째서 빈궁을 새로 두지 않으십니까. 한 소훈(昭訓)이 세손을 낳았습니다. 하나뿐인 세손이 아니 옵니까.”
소훈 한씨는 한백륜(韓伯倫)의 여식으로써, 수빈과는 같은 문중이라고 할 수 있으나 항렬이 매우 멀었다. 이를 지켜보다 못한 세자가
“어마마마.”
나서보지만 중궁은
세자는 가만히 계세요. 내가 며느리 볼 낯이 없습니다.
가로막았다. 보다 못한 상감이,
“그만하고 물러들 가세요.”
“전하.”
중궁이 또다시 채근거리려 하자,
“알았다고 하지 않습니까!”
임금이 버럭 역정을 내는 것이다. 그러고 나서 왕비의 간청에 못이기는 척 원각사의 탑 낙성식에 참석하기로 약속하였다. 명회가 탑전(榻前)에다 사직을 청한다는 말을 듣고 금상이 찾아갔다. 명회는 간만에, 입바른 소리를 내뱉었다. 명목상으로는 왕실과 겹사돈을 맺은 문제였다 할 수 있지만, 과전(科田)에서 직전(職田)으로 전환한 문제에 대한 불만이었다. 이로써 수빈은 자신의 야심을 펼칠 첫 번째 계획은 실패로 돌아간 셈이다.
명회가 물러간 영의정 자리에 황수신이 앉았다. 우의정에 최항, 좌찬성에 조석문, 우찬성에 윤자운, 좌참찬에 김질을, 우참찬 겸 병조판서에 김국광을 명하였다. 그 직후에 홍윤성을 오위도총부도총관으로 삼고 뒤이어 승정원의 인사를 단행하였는데 윤필상(尹弼商)을 도승지로 삼아 형조를, 이극증(李克增)을 동부승지로 삼아 병조를, 어세공(魚世恭)을 좌승지로 삼아 호조를 관장하게 하였다. 그런데 한 가지 흥미로운 건 수빈의 사촌오빠 한치형이 좌부승지로 삼아 이조를 관장하게 하였다는 데 있었다. 이 소식을 듣고 중궁이 귀성군을 불러들여 꾸짖기 시작하였다.
“귀성군은 무슨 일을 그렇게 합니까. 한치형의 손에 이조를 맡기다니요. 차라리 한명회를 그 자리에 앉히지 그러셨습니까.”
왕비의 비아냥거림에 귀성군은
“황공하오나, 마마. 수빈마마를 달래려는 전하의 배려가 아니십니까.”
“수빈을 달래다니요. 그걸 말씀이라고 하십니까.”
치형이 당당히 당상관(堂上官)의 자리에 오르게 되자마자 전하를 접견하게 되었다.
“수빈은 어찌 지내고 있느냐.”
금상이 맏며느리의 안부를 물었다.
“수빈께서는 명례궁에 칩거하시며 근신하고 계시옵니다.”
“근신이라니.”
금상은 무슨 영문인지 몰라 치형에게 고개를 돌린다.
“수빈께서는 온갖 소문의 와중에 계신지라.”
“허허, 그게 며느리와 무슨 상관이란 말이냐.”
하며 금상이 혀를 쩝쩝 다시는 것이다.
“마음이 아팠겠지.”
어느새 금상은 명회의 일로 마음고생을 하였을 맏며느리를 몹시 안타까워하는 자상한 시아버지가 되어 있었다.
http://www.1392.org/bbs?history23:419 게시물 링크 (클릭) 게시물 주소 복사하기
답글 서찰(메일) 수정/삭제 : 제한 (작성자 본인 아님)     윗글 밑글     목록 쓰기
  다른 아이콘 비공개 설정 사조 백과사전 맞춤법 문법 검사기 0
2000
저장(입력)
창작 역사소설 최근 댓글
|427| 칠삭둥이 제47편   잘 읽었습니다 김시습 09/17-00:54
|413| 춘추(春秋) 제18부   주신중이 아닌 주영덕임을 밝힘. 정병욱 08/16-03:38
|401| 춘추(春秋) 제15부   오래 기다렸습니다 ^^+1 김시습 07/04-08:52
|401| 춘추(春秋) 제15부   * 춘추 16부입니다. 정병욱 07/03-23:55
|313| 종이꽃 제30편   * 이 작품은 제31편입니다. 정병욱 09/14-00:44
|291| 진정(眞正)한 폭군(暴君..   잘 보았습니다. 태황태후, 황자, 대군, 궁..+1 김신 05/19-01:17
|232| 시대_01 (제12화)   재이있게 보았습니다. 김일식 01/13-12:45
번호 분류  문서 제목  이름 작성일 열람
418 [선안] 사무엘 제03화 정병욱 2022/11/16-17:04 6
417 [선안] 사무엘 제02화 정병욱 2022/11/03-04:01 8
416 [보덕] 암투(暗鬪) 제01화 정병욱 2022/10/29-08:38 27
415 [봉당] 춘추(春秋) 제24부 정병욱 2022/10/16-01:08 28
414 [선안] 사무엘 제01화 정병욱 2022/10/01-01:31 23
413 [봉당] 춘추(春秋) 제23부 정병욱 2022/09/30-01:13 24
412 [봉당] 춘추(春秋) 제22부 정병욱 2022/09/19-20:02 24
411 [보덕] 비구니(比丘尼) 정병욱 2022/09/17-19:08 15
410 [보덕] 칠삭둥이 제47편 [1] 정병욱 2022/09/16-04:40 20
409 [보덕] 칠삭둥이 제46편 정병욱 2022/09/15-17:08 12
408 [보덕] 칠삭둥이 제45편 정병욱 2022/09/13-09:06 12
407 [보덕] 칠삭둥이 제44편 정병욱 2022/09/12-02:43 16
목록다음쓰기 12345678910,,,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