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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병욱
[선안] 시대(時代)_04 (제13편)
4월, 궁다의 처인 강씨(姜氏)가 병환으로 세상을 떠났다. 이에 양덕공은 강씨의 아들인 궁준아(宮晙兒)를 거세(去勢)하게 하여 죽이고, 딸인 궁서란(宮瑞蘭)과 궁영(宮瑛), 궁양휘(宮楊暉)은 주왕 이왕의 후궁으로 보냈다. 5월, 영의정 제길이 세상을 떠났다. 왕이 섭정의 뜻에 따라 향부를 영의정에 명했다. 좌의정에 향국, 우의정에 향호, 좌찬성에 천위사, 우찬성에 길지, 좌참찬에 길송, 우참찬에 호포, 의정부사록에 임경리, 의정부사인에 문봉, 의정부검상에 문필을 명했다. 6월, 제길의 아들인 제연수가 세상을 떠났다. 이후 그의 자손들이 향반(鄕班)으로 지냈다고 한다. 7월, 궁다의 부인 윤씨(尹氏)의 소생인 궁소한(宮宵)이 주나라로 망명하였으나 그 후손의 밀고로 주나라에 주둔하였던 선사국의 군사에 의해 죽임을 당했다. 이에 분노한 양덕공이 윤씨와 소한의 동생인 궁영초(宮永初)를 참수하도록 명하였다. 그리고 두 여식인 궁효란(宮孝蘭)과 궁야란(宮野蘭)을 본국으로 보내고, 황태후와 섭정에게 궁녀(宮女)로 삼도록 간청하자 이를 받아들였다. 이후 왕의 승은을 받지 않은 채 오로지 궁궐에서 여생을 보내기를 소원하더니 이를 이루게 되었다. 8월, 양덕공이 갑작스레 병사했다. 이에 황태후의 명에 따라 장사를 후하게 지내게 했다. 궁다의 부인 엄씨(嚴氏)의 소생인 궁향산(宮香山)이 자신의 누이인 궁호양(宮湖陽), 궁학림(宮學林), 궁영가(宮永可), 궁문요(宮文饒)를 궁녀로 삼게 하도록 황태후에게 간청하자 이를 받아들였다. 9월, 내인 궁효란을 상궁에 봉하였다. 10월, 왕후를 간택해야 한다는 황태후의 분부가 있었으나 이를 거부하였다. 이미 민가에 부인을 두었으나 일찍 사별하고 슬하에 세 자식을 두었다. 장남이 고소중(高昭中), 차남이 고중(高重), 그리고 삼남인 고길순(高吉順)이 그들이며 모두 장성하였다. 이들 중 장남인 고소중을 태자로 책봉하였다. 왕은 이에 더해 황태자비로 정범의 손녀이자 정백의 딸을 간택했다. 11월, 왕의 동생인 고숭(高崇)을 서해도관찰사로, 여동생인 고오유(高五喩)를 주왕 이왕의 후궁으로 보냈다. 본국과 배달국, 그리고 주나라 모두 같은 언어를 썼다. 12월, 황태자에게서 딸이 태어났다. 왕이 이름을 한양공주(漢陽公主)라 했다. 뒤이어 상궁 궁효란에게 보모(保姆) 노릇을 하게 하였다. 원당 5년 정월에 궁다의 처(妻) 엄씨(嚴氏)가 세상을 떠났다. 나머지 세 부인인 남궁씨와 길씨, 그리고 궁씨가 스스로 절에 들어가 중으로 살 것을 간청하였다. 이에 왕이 받아들여 광흥사에서 지내게 했다. 2월, 궁다의 처 엄씨의 소생 중 궁향산과 궁다경(宮多慶)을 각각 종부시도제조(宗簿寺都提調)와 사옹원도제조(司饔院都提調)에 명했다. 3월, 궁양서(宮陽瑞)가 작위를 물려받아 안승공(安勝公)이라 봉해졌다. 4월, 배달국에 변고가 일어나 왕이 폐위되어 죽임을 당하고, 왕검(王儉)이라는 이가 새로 왕위에 옹립되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그는 자신을 단군(檀君)이라 칭하고 국호를 예전의 국호인 조선이라고 이름하니 서력으로 기원전 2333년의 일이다. 이때 스스로를 조선국왕이라 칭하였으며 배달국의 왕족이라고 천명하였다. 이 소식을 듣고 왕이 영의정을 통해 친히 사신을 보내어 즉위를 축하하니 단군이 이를 기쁘게 받아들여 배달국을 멸망시킨 이유를 밝히고 억울하게 배달국왕에게 죽임을 당한 본국 왕들의 넋을 기리는 제사를 매 해마다 지낼 것을 다짐하였다. 이 소식을 왕에게 전하자 왕이 이를 감읍(感泣)하였다. 5월, 안승공이 선사국과 조선국의 교류가 있음을 알고 불만을 가져 서쪽의 연(燕)을 정벌하였다. 이후 신시와 아사달, 그리고 장당경을 정벌하였다. 6월, 왕검단군이 안승공의 행패에 분노하여 친정(親征)에 나서서 평정하였다. 이에 안승공이 항복하므로 왕검단군이 연을 영지(領地)로 주어 다스리게 하였으며, 안승공의 작위를 인정하고 이후에도 승습(承襲)을 받도록 하는 명을 내렸다. 7월, 안승공의 곁가지인 궁옥서(宮玉瑞), 궁가영(宮嘉永), 궁응정(宮應庭), 궁수해(宮粹海), 궁대유(宮大柔), 궁천강(宮天江), 궁길성(宮吉省), 궁경창(宮慶昌), 궁대운(宮天運), 궁홍휘(宮弘輝)가 자신들의 목숨이 경각(頃刻)에 달려 있음을 알고 누이들과 함께 본국으로 망명하기를 간청하자 왕이 이를 받아들였다. 8월, 궁응정의 누이동생인 궁선정(宮善定)을 불러들여, 귀인(貴人)으로 삼았다. 9월, 고구진이 섭정의 자리에서 물러났다. 이후 영의정에게 왕을 잘 보필할 것을 당부했다. 10월, 영의정 제길이 세상을 떠났다. 후임으로 향부를 삼았다. 향부는 슬하에 향염과 향선을 두었는데 이 중 향선(香宣)이 내관으로 있었다. 이에 왕이 향선을 봉훈랑에 봉하였다. 11월, 의정부의 인사를 명했다. 좌의정에 향일, 우의정에 향국, 좌찬성에 향호, 우찬성에 길지, 좌참찬에 길송, 우참찬에 호포, 의정부사록에 임경리, 의정부검상에 문봉, 의정부사인에 온인을 명했다. 문필을 영돈령부사에 명했다. 12월, 천목한이 왕에게 상소하여 말하길, “근자(近者)에 들어 내관들이 연이어 과거에 급제함에 따라 일부 관리들이 이를 악용하여 내관으로 들어가고자 하는 행태(行態)가 보이고 있습니다. 이는 과거제의 문란을 야기하므로 이를 바로 잡으셔야 하지 않으오리까.”하였다. 이에 왕이 받아들여 금월(今月) 이후부터 과거금지령(科擧禁止令)을 내렸다. 원당 6년 정월에 정일대군이 세상을 떠났다. 왕이 장사를 후히 치르게 했다. 2월에 황태자비가 딸을 낳았다. 왕이 이름을 전주공주(全州公主)라 하였다. 이후의 치세가 태평성대였다. 원당 7년 정월에 영의정 향부가 세상을 떠났다. 그 후임으로 향일을 영의정으로 삼고, 좌의정에 향국, 우의정에 향호, 좌찬성에 길지, 우찬성에 길송, 좌참찬에 호포, 우참찬에 임경리, 의정부사록에 문봉, 의정부검상에 온인, 의정부사인에 문필을 명했다. 이후의 치세가 태평성대였다. 원당 8년 서력으로 기원전 2332년 정월, 영의정 향일이 세상을 떠났다. 그 후임으로 향국을 삼고, 좌의정에 향호, 우의정에 길지, 좌찬성에 길송, 우찬성에 호포, 좌참찬에 임경리, 우참찬에 문봉, 의정부사록에 온인, 의정부검상에 문필, 의정부사인에 궁일달을 명했다. 이후의 치세가 태평성대였다. 5월, 덕희황태후가 세상을 떠났다. 그는 궁일달의 손녀이자 궁덕의 딸이었다. 왕이 장사를 치르도록 명했다. 이후의 치세가 태평성대였다. 6월, 주나라 이왕이 연공(燕公) 안승공의 침입을 왕에게 전하였으나 왕이 추이만을 지키도록 했다. 이후의 치세가 태평성대였다. 7월, 안승공이 자신의 장남 후(厚)를 세자(世子)로 두어 후사를 세웠다. 8월, 주나라 이왕이 본국으로부터 답신을 받지 못하자 직접 친정에 나서서 안승공의 군사들과 맞서 싸워 안승공을 죽이고 연 지역을 제외한 영토를 평정하였다. 안승공이 죽은 이후에 세자 후가 왕위를 물려받으니 왕검단군은 이를 물려받게 하여 안평공(安平公)으로 봉하였다. 9월, 안평공 후가 자신의 성씨 궁씨를 버리고 자신의 봉호(封號)를 따, 안평씨(安平氏)로 고쳤다. 10월, 왕이 후덕궁의 중수(重修)를 하게 하고, 그 주위의 집들을 허물게 하고 규모를 크게 하여 십만 평(坪)으로 짓게 하였다. 자그마치 1년이 넘는 공사 기간이 소요되었다. 기존의 왕궁과는 다르게 화재에 민감한 까닭이다. 전에 지은 궁궐들은 모두 기와 대신 짚으로 지붕을 만든 구조였을 뿐만 아니라 벽을 모두 진흙으로 만든 까닭으로, 비가 오거나 지진이 일어날 때는 내구성(耐久性)이 약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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