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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병욱
[선안] 시대(時代)_04 (제11편)
태화 22년, 신공 4년 정월에 주궁 길씨에게서 아들을 얻었다. 왕이 이름을 연사군(蓮思君)이라 하였다. 2월, 조정의 원로(元老)인 궁덕을 불러들여 돈녕부도정(敦寧府都正)에 명하였다. 3월, 주궁 길씨를 숙비(淑妃)에 봉하였다. 4월, 궁영양의 차남 궁석이 서신(瑞信)이라는 이름으로 개명했다. 이후의 치세가 태평성대였다. 태화 24년, 신공 6년 정월에 영의정 최병도가 세상을 떠났다. 이에 왕이 그 후임으로 궁열을 삼았다. 이하의 의정부 인사들은 그대로 두었다. 이후의 치세가 태평성대다. 태화 30년 정월에 배달국왕 주무신이 하세하자 왕이 영의정으로 하여금, 조문을 하게 했다. 2월에 주무신의 태자인 사와라가 왕위에 올랐다. 사와라는 선왕의 뜻을 이어받아 연호를 천강(天康)이라 지었다. 천강 원년, 신공 12년 3월에 전을공주가 하세했다. 비록 민가에 시집을 갔다고는 하나 왕실의 어른으로서 천수를 누리며 융숭한 대접을 받아왔다. 왕이 이에 왕족의 예로써 장례를 지내도록 명했다. 이후의 치세가 태평성대였다. 천강 11년, 신공 23년 정월에 황태후가 세상을 떠났다. 왕이 황태후의 장례를 기존 전례에 준하여 치르고자 했다. 그러나 내관 출신의 인사들이 이를 반대하여 장례를 정비하도록 간청하였다. 이들은 모두 태황태후나 황태후의 장례 예식을 육 개월로 맞추어 장례를 치르도록 하며, 대군과 군의 부인은 삼 개월, 왕후와 황태자비는 일 개월로 기준을 정하도록 청했다. 왕이 이를 받아들여 관례로 삼도록 명하고, 황태후의 장례를 육 개월로 맞추었다. 7월에 영의정 궁열이 세상을 떠났다. 이에 왕이 장례를 치르도록 명했다. 궁열의 자손들은 더 이상 조정에 출사하지 않고 향리로서 지내기를 청하여 강원도 보안도에 세거하였다. 8월에 죽은 최병도의 아들 최인(崔仁)을 종사랑(從事)에 명했다. 최인은 내관 출신 관리들의 천거에 의해 조정에 출사하였다. 9월, 옥선을 영의정으로 삼았다. 좌의정에 초정술, 우의정에 초금, 좌찬성에 초보, 우찬성에 제길, 좌참찬에 향부, 우참찬에 향일을 명하고, 이조판서에 향국, 호조판서에 향호, 예조판서에 천위사, 공조판서에 길지, 병조판서에 길송, 형조판서에 호포, 영돈령부사에 임경리를 명하였다. 10월에 관덕군과 연사군이 장성하였다. 이에 왕이 두 왕자들 가운데 장남인 관덕군을 태자로 옹립했다. 그와 동시에 태자비를 간택하도록 하니 궁일달의 손녀이자 궁덕의 딸로 삼았다. 그리고 그녀를 선묘부인(善妙夫人)에 봉하였다. 11월에 태자가 도성 백성을 해친 사건이 일어났다. 왕이 이에 대노하여 즉시로 태자를 폐하도록 하였다. 이후에 연사군을 새 태자로 옹립하였다. 그 배필로 임은(任殷)의 딸을 태자비로 맞이하였다. 임은은 내관으로서 임영우의 아들이다. 일전에 태자를 별궁을 지어 기거하도록 주청한 사람이기도 하다. 12월에 관덕군의 배필인 선묘부인에게, 관덕군부인으로 봉하였다. 천강 12년, 신공 24년 정월에 왕이 훙서하였다. 이에 태자가 보위에 올라 선왕의 시호를 송종이라 했다. 이후 왕비를 안원왕후(安園王后)에 봉하였다. 뒤이어 황태후를 소덕이라 봉하였으나 소덕궁과 이름이 같으므로, ‘소덕’이라는 칭호에 더해 평소 황태후의 덕을 깊이 생각하고 헤아릴 줄 아는 성품을 뜻하는 덕사(德思)라는 존호를 내렸다. 2월에 왕이 자신의 덕이 부족함을 들어 황태후의 섭정을 받아들일 뜻을 밝혔다. 이에 내관 출신의 대신들이 반발하였으나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영의정 이하의 원로대신들에게 의지를 밝혀 이를 강행했다. 3월, 조정의 대소사(大小事)를 덕사황태후에게 일임하도록 명하였으며, 결재권(決裁權)만은 왕이 직접 맡도록 정했다. 그러나 보름이 지나서 덕사황태후가 왕의 뜻을 거두도록 명을 내림으로써 왕이 이를 받아들였다. 4월, 대문구와 용산 지역을 각각 충청도와 전라도가 다스리도록 명하였다. 5월, 후리군의 기(紀)라는 곳에서 가뭄이 일어났다. 왕이 후리군수로 하여금 이를 수습하도록 명했다. 6월, 배달국에서 반란이 일어남에 따라 배달국왕이 직접 본국에 사신을 보내어 군사 오천 명을 내놓을 것을 청했다. 의부대신 동자(董子)가 사신으로 국왕에게 알현한 뒤 이를 밝히자 왕이 그 뜻을 받아들여 삼군으로 하여금 평정하게 했는데 각각 일천육백육십칠 명이었다. 7월, 배달국의 반란을 진압할 군사를 보내었으나, 반란이 수그러들 기미가 보이지 않음에 따라 배달국왕에게 이를 항의하는 국서를 보내었다. 곧이어 배달국왕에게 답서(答書)가 전달되어 왕이 이를 보니 배달국의 변경 지역인 연(燕)이라는 곳에서 변란이 일어남을 알게 되었다. 이에 왕이 직접 친정에 나설 것을 선언했다. 그러나 영의정과 좌의정, 우의정이 이를 극구 만류하므로 왕이 친정의 뜻을 거두었다. 8월, 영의정에게 오위도총부도총관(五衛都摠府都摠管)을 겸임하게 하고 직접 삼군을 지휘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였다. 이에 영의정이 왕명의 지엄함을 받들어 삼군과 함께 수운판관(水運判官)과 그 군사 오천 명을 거느린 채 지금의 황해(黃海)와 발해만(渤海灣)을 거쳐 연지(燕地)에 다다랐다. 연에 이른 군사들이 보름에 걸쳐 반란을 모두 진압하였다. 9월, 영의정이 배달국의 반란을 평정하고 돌아옴에 따라 오위도총부 도총관의 직임을 채재에게 일임했다. 10월, 영의정에게 그동안의 노고(勞苦)를 치하(致賀)하여 정국공신(靖國功臣)에 봉하였다. 이어 배달국왕의 무능을 책망하는 내용의 글을 좌의정을 사신으로 삼아 배달국왕에게 전달하게 했다. 그러나 보름이 지나고 한 달이 지나도 답변은 오지 않았다. 11월, 왕이 오위도총부도총관 채재로 하여금 군사 2만을 보내어 압록강 이북의 지역을 토벌하게 했다. 이는 배달국과의 단교(斷交)를 선언한 것이다. 12월, 배달국왕이 이를 듣고 수도를 송화강으로 옮겨갔다. 천강 13년 정월에 배달국왕이 화병으로 붕어하였다. 이에 태자 자오지가 불만을 품고 옥좌에 올라서는 자신을 치우천황(蚩尤天皇)이라 일컬어 선사국에 대한 보복을 다짐했다. 왕이 이를 듣고 가소롭게 웃었다. 2월에 지금의 요동(遼東)과 그 인근에 있는 연 지역, 그리고 배달국의 옛 수도인 신시(神市)와 아사달(阿斯達)을 차지했으며, 그 두 달 뒤인 4월에는 송화강 이남의 땅까지 차지했다. 이에 자오지가 간담이 서늘하여 아사달에 내려가 왕에게 항복했다. 5월에 자오지에게 아들들이 있는데 그 아들 중 차남을 죽은 왕후 단씨의 수양자(收養子)로 삼아 단씨 성과 문(文)이라는 이름을 하사한다는 왕명이 내려졌다. 이후 서해도 일대에 기거하도록 명했다. 6월에 왕후에게서 공주가 태어났다. 왕이 이름을 계림(桂林)이라고 지었다. 7월에 표강공주가 세상을 떠났다. 왕이 왕족의 예로써 장례를 치르게 했다. 8월, 죽은 표강공주의 장남 안득(安得)을 금교도찰방(金郊道察訪)에 명하였다. 9월에 치른 과거에서 내관 출신인 안혁진(安革進)과 안혁규(安革規)가 각각 급제했다. 안혁진과 안혁규는 표강공주의 차남(次男)과 삼남(三男)이다. 이들을 각각 풍저창수(儲倉守)와 광흥창수(廣興倉守)에 명했다. 10월에 왕이 스스로 연호를 숭덕(崇德)이라고 하였다. 11월에 배달국왕 자오지가 연호를 안덕(安德)이라 했다. 이후의 치세가 태평성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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