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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병욱
[선안] 시대(時代)_04 (제10편)
6월, 숙원 계씨를 한비(翰妃)라 봉하였다. 선대왕(先大王)의 후궁으로서 진봉(進封)되기는 처음이다. 이후 왕들에 의해 관례로 굳어져 갔다. 7월, 한비 계씨를 소덕궁에 기거하게 하며, 소덕궁주라 봉하였다. 뒤이어 왕후의 몸에서 공주가 태어났다. 왕이 이름을 양라(陽羅)라고 하였다. 이후의 치세가 태평성대였다. 태화 20년, 신공 2년 3월에 왕후에게서 공주가 태어났다. 왕이 이름을 부라(富羅)라고 지었다. 같은 달에 왕명에 의해 옥사홍의 자손들을 조정에 출사하도록 독려하였으나, 향리의 관리로서 일생을 바치겠다는 뜻을 밝힘에 따라 이를 받아들였다. 이후 들리는 소문에 의하면 경기도 김포 땅에 세거(世居)하였다 한다. 4월, 궁열을 영돈령부사에 명하였다. 궁열은 죽은 진향왕후의 아버지로 천수를 누리고 있었다. 뒤이어 판돈령부사에 향부, 지돈령부사에 향일, 동지돈령부사에 향국을 명하였다. 5월, 봉열이 세상을 떠나고 후임 영의정으로 최병도에게 명하였다. 사인에 선무랑 추록을, 검상에 윤온, 사록에 마교후를 명하였다. 6월에 치른 과거에서 죽은 민옥숭의 아들 민안(閔安)이 급제하였다. 그는 한때 내관으로서 왕을 묵묵히 보필하며 신임을 얻었었다. 그의 누이동생 또한 원숙(元淑)하고 온화(溫和)하다는 이야기를 듣고 왕명에 따라 내인으로 들어와 있었다. 이를 들은 황태후가 민안의 누이동생을 눈여겨 두어 왕에게 후궁으로 간택하기를 청하니 왕이 이를 받아들여 민씨(閔氏)를 후궁으로 삼았다. 이에 황태후의 명에 따라 순비(順妃)로 책봉하였다. 이는 내리 공주를 낳은 중궁에 대한 염려에서 비롯된 까닭이다. 7월에 민안을 숭록대부(崇祿大夫)에 봉하였다. 8월에 치른 과거에서 송진과 어음공주의 아들 송순(宋純)이 급제하였다. 송순 또한 민안과 마찬가지로 내관으로서 왕을 보필한 사람이다. 이에 민안의 전례에 따라 정헌대부(正憲大夫)에 봉하였다. 9월에 치른 과거에서 홍흥선의 차남 홍제(洪濟)가 급제하였다. 홍제 또한, 내관으로서 왕을 보필한 사람이며 왕이 이를 기뻐하며 서해도관찰사로 있는 홍흥선을 불러 자그마한 주연(酒宴)을 베풀었다. 이에 왕이 자신의 후궁으로 흥선의 딸을 추천하기를 간청하였으나 이미 자신의 큰딸이 궁주에 봉한 것을 이유로 이를 마다하였다. 10월에 황태후가 왕실의 홍복을 빈다는 이유를 들며 광흥사에 불공을 드리러 갔다. 11월에 왕후에게서 공주가 태어났다. 왕이 이름을 오사(烏沙)라고 하였다. 이후의 치세가 태평성대였다. 태화 21년, 신공 3년 5월에 순비에게서 왕자를 얻었다. 군호(君號)를 관덕(觀德)이라 지었다. 6월에 치른 과거에서 평민 출신인 한호웅(韓豪雄)이 급제하였다. 왕이 선교랑(宣敎)에 봉하였다. 7월에 치른 과거에서 죽은 궁희종의 차남 양조(陽朝)가 급제하였다. 작금의 송순과 민안, 홍제 등과 더불어 내관으로서 왕을 보필한 바 있었다. 내관들은 모두 부모의 음덕으로 말미암은 까닭도 있지만, 이들 모두가 머리가 명석한 덕분으로 왕과 신하들 사이의 중간역할을 담당한 이력에서 생긴 덕분으로 줄줄이 과거에 급제한 데에 일조하였다. 이 때문에 영의정 이하의 원로대신들은 자신들의 입지가 좁아질 것을 우려하여 왕에게 내관 관직의 정비를 수 차례 청하였으나 왕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8월, 의정부의 인사를 단행했다. 좌의정에 옥선, 우의정에 초정술, 좌찬성에 초금, 우찬성에 초보, 좌참찬에 제길, 우참찬에 궁열을 명했다. 9월, 향호를 현록대부(顯祿大夫)에 봉하였다. 10월, 초술(楚術)을 흥록대부(興祿大夫)에 봉하였다. 이때 초술은 아버지인 초정술의 음덕으로 말미암아 내관으로 일하고 있었다. 11월, 왕명에 따라 길송의 딸을 주궁(奏宮)에 봉하였다. 12월, 역모에 걸려 죽은 국윤군의 넋을 위로하도록 명하고 그 자손들로 하여금 왕족으로서의 예우를 아끼지 않도록 명했다. 이후의 치세가 태평성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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