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 조선왕조 - 역사 세상

ㆍ작성자	이안
ㆍ작성일	2008/03/09 (일) 11:11 [오시(午時)]

ㆍ추천: 0 ㆍ열람: 322

고독한 군주, 광해군

안녕하십니까
입조한지 얼마 되지는 않았지만 글을 써 봅니다.
이곳에 이런 글을 쓰는게 맞는지도 잘 모르겠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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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조에서는 광해군을 혜종으로 추존하여 광해군이 폭군이 아니었다는 사실을 대다수가 알고 있으나
다시 한 번 제가 가장 존경하는 광해군에 대한 변명을 해 보겠습니다.

폭군, 폐륜 군주, 폐주라는 모욕적인 별칭을 가지고 있는 광해군.
그러나 저는 광해군이 절대, 폭군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광해군이 쫒겨난 왕인 것은 맞습니다만, 대표적인 폭군, 연산군과 비교 될 정도로 정치를 못한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임진왜란이 끝난 후 피폐했던 백성들을 구제하고자 많은 양반들의 반대를 무릅쓰고 대동법을 실시하기도 하고
조정대신들의 강력한 반발을 무릅쓰고 전란의 고통에서 아직 벗어나지 못한 백성들을 전쟁터로 다시 내보낼수는 없다고 하여 명의 원군요청을 거절하다가 중립외교를 선택하게 됩니다.
그리고 선조가 죽었기 때문에 귀양을 가 있던 허준을 다시 돌아오게 하여 그 유명한 동의보감을 완성하게 합니다.

많은 노력을 했으나 전란 중 땅에 떨어진 왕권을 강화하기 위하여 궁궐을 새로 짓기도 하여 백성들의 원성을 샀고
북인의 등살에 영창대군을 서인으로 강등시켜 위리안치 시켰다가 북인세력이 증살을 시켜, 형제를 죽였고
인목대비를 서궁에 감금시켜 폐륜을 저질렀고
쇠퇴해 가는 명과 나날이 강성해지는 후금 사이에서 중립 외교를 펼쳐 명을 아버지의 나라라고 생각하고 의리와 명분을 아주 중시하는 서인들의 반발을 샀고
위의 행동으로 많은 적을 두었지만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 광해군입니다.

그러나 이런 문제점에는 이의를 제기 할 수 있습니다.
조선의 대표적인 궁궐인 경복궁은 전란 중 타버려 조정대신들과 회의를 할 곳이 없어 왕족의 서가에서 할 지경이었다고 합니다.
광해군의 가장 큰 라이벌인 영창대군을 두려워했던 광해군은 그를 서인으로 강등시켜 위리안치 시키지만 죽이지는 못했습니다. 그러나 북인세력이 영창대군을 죽였습니다.(이에 관해선 의견이 많습니다.)
그리고 인목대비는 영창대군이 죽어 제정신이 아니었습니다. 자신을 미워하는 어머니를 곁에 두고싶진 않았던 광해군은 인목대비 역시 서궁에 유폐시킵니다. 그러나 북인세력이 인목대비를 사사해야 한다는 강력한 상소에 맞서 광해군은 인목대비를 죽이지는 않았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형제의 죽음과 어머니의 유폐는 광해군의 가장 큰 죄목(인조반정 때 서인들이 내세운)이지만 이는 앞서 여러 왕들이 자신의 왕권을 굳건히 하고 자신에게 방해되는 자들은 철저히 없앴다는 사실에 빗대어 볼 때 오히려 허술하기까지 합니다.

그리고 중립외교... 이는 누구나 다 아는 광해군의 '업적' 입니다.
그러나 의리와 명분을 위해서라면 목숨을 아까워하지 않는 서인들에겐 아버지의 나라이며 임진왜란 때 지원군을 보내준 은혜의 나라인 명나라에 원군을 보내주지 않고, 명과 후금 사이에서 줄타기를 한다는것은 아주 치욕적이고 선비답지 못한 행동이라고 생각하였을 겁니다.

이렇게 긴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제가 역사를 공부하면서 가장 안타깝고 분명한 사실은
역사는 변하지 않고, 강자의 의해서 쓰여지며, 그러므로 어떠한 기록들도 의심하면서 봐야 한다는 것입니다.
저의 생각에도 잘못된 부분이 많을것이지만 그런 점을 지적해주신다면 고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http://www.1392.org/bbs?history01:372

정병욱 617('08)-03-09 13:27	이안님이 말씀하신 것에 대해서 별로 지적할 점은 없습니다.. 하지만 지금 사조의 만조백관들과 백성들은 현재 민국에서의 각 개인들의 바쁜 생활을 하는 가운데 역사에 대해서 운운할 그럴 지경이 아닙니다.. 이렇게 말한 것에 대해서 유감스럽게 생각합니다.. ^^

박현철 617('08)-03-09 18:01	이안님의 견해 잘 보았습니다... 공감가는 부분이 많습니다....

박범 617('08)-03-10 00:18	의견 잘 보았습니다....역사는 주관적인 견해라는 사실을 부정할 수는 없지만 주관적이기 때문에 더욱 의심하면서 봐야 한다는 사실도 부정할 수 없네요....광해군이 행한 일들을 합리화하겠다는 의지를 여러 곳에서 느낄 수 있습니다. 한번 찾아보세요. 사실과 해석의 줄타기는 결국 보는 자의 시각에서 만들진다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김호철 617('08)-03-10 15:14	잘보고 갑니다. 다음 과거 시험에서도 입격을 기원 합니다. ^^

이안 617('08)-03-12 20:09	댓글 달아주신분들...모두들 감사합니다. 더욱 노력하겠습니다.

이완용 617('08)-03-29 01:19	잘읽었습니다. 하지만 이런 생각을 합니다. 광해군이 계속 집권을 하고 있었다면 후금은 조선을 쳐들어오지 않았을까? 그렇다고 믿기에는 너무 순진한 것이 아닐까 합니다. 당시의 국제정세속에서 조선이 택할 수 있는 방법은 명나라 아니면 후금(청) 둘중에 한 곳에 붙어야만 했습니다. 광해군이 중립 외교를 펼쳤다고는 하지만 그때는 아직 후금의 세력이 강하지 못하였을 때였기 때문에 가능했었고, 결국 전쟁을 막는 방법은 아예 고개를 숙이고 후금의 속국임을 자처하는 길밖에는 없었을 것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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