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 조선왕조 - 역사 세상

ㆍ작성자	이완용
ㆍ작성일	2008/05/15 (목) 00:27 [자시(子時):삼경(三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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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一堂] 조선蔘과 미국蔘

과거 동양의학을 잠시 공부한 적이 있습니다. 본격적인 공부는 아니었고, 마침 당시 제 업무가 웹마스터로 캐나다의 동양의학 전문 대학교의 서버를 관리한 적이 있어서 자료등을 올리느라고 조금 봤습니다.
그런데 당시 조금 놀라운 약초를 접하게 되었는데, 미국산 산삼이 소개되는 것이었습니다. 약효도 뛰어나고, 그 크기도 많이 크더군요. 주로 생산되는 지역은 북미 록키산맥입니다.

蔘이라는 것이 동양에서만 먹는 건줄 알았는데, 미국인들도 먹는가?라는 의문을 가지면서 그냥 시간을 흘렸습니다.

그러던 중 인터넷에서 조선왕조실록이 서비스 되면서 기사 검색하는 놀이중 특이한 기사를 하나 찾게 되었습니다. 그것은 1882년 4월6일 기사로 [조미수호통상조약]의 내용을 읽다가입니다.

조미수호통상조약은 아시다시피 조선이 서구의 국가와는 최초의 조약인데, 그 조약 8관에 蔘에 관한 내용이 있는 것입니다.

제8관
조선국이 사고로 인하여 국내의 식량이 결핍될 우려가 있을 경우 대조선국 군주는 잠시 양곡의 수출을 금한다. 지방관의 통지를 거쳐 미국 관원이 각 항구에 있는 미국 상인들에게 신칙(申飭)하여 일체 준수하도록 한다. 이미 개항한 인천항(仁川港)에서 각종 양곡의 수출을 일체 금지한다. 홍삼(紅蔘)은 조선에서 예로부터 수출을 금하고 있다. 미국 사람이 잠매(潛買)하여 해외로 내가는 자가 있을 경우에 모두 조사 체포하여 관에 몰수하고 경중에 따라서 처벌한다.

뭐 ‘인삼이라는 것이 조선의 중요 수출품이니까’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독일(1883년10월27일), 영국(1883년10월27일), 덴마크(1902년7월15일), 벨기에(1901년3월23일), 오스트리아(1892년5월29일), 이탈리아(1884년5월4일)등등 서구 어느 국가와의 조약에도 홍삼/인삼등 蔘이 언급이 전혀 안되고 있다는데서 의문이 생겼습니다.

중국이 서양과 무역을 하면서 茶를 많이 수출했었다는 것을 아실 것입니다. 그로인하여 중국에는 판매대금으로 받은 은이 넘쳐나게 되지요. 그에 은의 유출이 심화되자 영국은 인도등에서 아편을 생산하여 중국에 판매하여 유출된 은을 회수하기에 이릅니다. 중국에서 아편이 상당히 심각했었다는 것은 잘들 알고 계실 것입니다. 그로인하여 아편금지조치와 1/2차에 걸친 아편전쟁이 일어나기까지 하니 말입니다.

아편전쟁이 이야기의 목적은 아니고, 중국인들이 아편 중독에 빠져들 때, 그들이 생각하고 있던 아편중독에 대한 치료제로 각광을 받게 되는 것이 蔘이었습니다. 물론 蔘은 중국에서도 생산이 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선의 蔘을 시가의 수십배나 주고(임상옥이야기임) 구매를 할 정도라는 것은 조선의 蔘이 매우 효능이 좋거나, 蔘의 수요가 매우 많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겠지요? 효능이 좋다는 것도 맞는듯 하고 수요가 매우 많았던 것도 맞는듯 합니다. 하여간 중국에서의 蔘에 대한 수요증가로 인하여 17세기 미국이나 캐나다등 록키산맥에서 생산되는 蔘이 중국시장에 들어오기 시작을 합니다. 엄청난 땅에서 생산되는 미국蔘은 중국시장을 잠식해 들어갔는데, 이에 조선은 질세라 蔘을 가공하여 판매를 합니다. 그것이 蔘을 쪄서 만든 홍삼이지요. 결국은 가공되어 오랜기간 유통이 가능한 조선의 蔘이 중국시장에서 지속적인 우위를 차지하게 되고 이에 대한 홍삼의 시장확보등에 대한 우려가 조미수호통상조약에도 언급이 된 것입니다.

앞선 글에서는 면화 이야기를 했었는데, 똑같은 제품에서 외국의 제품과 승리하는 비결이 여기에 있습니다. 지난 글에서 언급을 하지 못하였지만, 일본의 면화가 영국산 면화보다 조선에 잘 팔렸었던 이유는 영국산 면화는 실이 가는데 반하여 일본은 조선인들은 굵고 강한 실을 좋아한다는 것을 파악하고 영국산보다 조선에 잘 팔릴 수 있는 면화를 생산하여 판매를 했기 때문이라고 오랜 친분이 있는 일본측의 논객이 설명을 해주더군요.
마찮가지로 중국시장에서 조선의 蔘이 우위에 설 수 있었던 것은 품질도 좋지만, 재가공하여 오랜 유통기간을 견딜 수 있는 상품을 조선은 판매하였기 때문입니다. 바로 홍삼과 같이 고객의 needs(요구)에 맞춰서 판매를 하는 것입니다.

120년전 조선 정부는 자국의 산업을 지키기 위하여 국가간의 조약에 나름 심혈을 기울였고, 판매상인들은 품질좋은 상품을 만들어 판매를 하고... 어찌 그 산업이 잘 안될 수가 있겠습니까? 다시한번 작금의 수입쇠고기 문제를 보면서 역사를 바로 보지 못하는 대한민국의 관리들이 한심스럽습니다.

몇일간 뜸할 것 같습니다. 내일부터 또 프로잭트 진행하는 것이 있어서...

http://www.1392.org/bbs?history01:400

강동엽 617('08)-05-15 00:40	오~ 이러한 조항이 조미수호통상조약에 있을 줄은 상상도 하지 못하였습니다. 오늘도 일당님 덕에 재미있고 흥미로운, 그러면서도 유익한 지식 하나 알고 갑니다^^ 항상 이 조용한 역사세상 살리시며 동시에 좋은 지식 전해주시어 감사합니다^^

하동구 617('08)-05-17 10:22	미국삼이라 저도 처음 듣는 내용이라 흥미로웠습니다. 이러한 내용을 현직관료들에게 보여주고 싶은 맘이 듭니다.

이재혁 618('09)-11-04 14:43	잘 보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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