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 조선왕조 - 역사 세상

ㆍ작성자	이완용
ㆍ작성일	2008/05/10 (토) 09:27 [사시(巳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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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一堂] 근세시기 조선과 서양의 문학

근세시기 조선과 서양의 문학

오래간만에 글을 씁니다. 그동안 너무너무 많이 바빴습니다. 어제와 그제는 연이틀간 철야를 하느라고 책상에 엎드려 한 두어시간 정도 책상머리에서 눈을 붙인게 다 였을 정도니 지금 몸상태가 말이 아닙니다만 정신을 좀 차려볼려고 접속을 하였습니다.

오늘은 문학이야기를 조금 해보겠습니다. 고전문학입니다.

조선시대는 중세일까요? 아니면 근세일까요? 많은 학자들마다 그 기준을 달리합니다만, 아마도 제가 학교를 다닐 때는 조선은 근세시대로 배운 것으로 기억을 합니다. 그런데 조선을 근세시대로 구분을 해 놓은 것이 우리가 잘알고 있는 친일 사학자 이병도더군요. 근래 그에 대한 평가가 다양하게 나오고 있지만, 솔직히 별로 관심은 없습니다.

그럼에도 언급을 하는 것은 조선은 근세시대일까?라는 생각때문입니다. 제가 종종 언급을 하는 일본녀석들은 한국의 역사에는 근세시대란 존재하지 않고 중세에서 바로 근대로 넘어갔다는 주장을 펼치는 녀석들이 있는가 하면 한국에 봉건사회가 존재하지 않았기 때문에 아예 조선시대까지를 고대로 보아야 한다는 주장을 하는 녀석들도 있습니다.

서론이 너무 길군요. 어찌되었든 조선을 근세로 규정하고 근세란 중세에서 근대로 넘어가는 과정으로 보아 근세시대에 해당하는 조선의 문학과 비슷한 시기(18~19세기) 서양의 문학을 짧게 언급해 보겠습니다.

문학이 가진 여러 목적중 가장 큰 것은 아마도 그 시대를 표현하는 것일 겁니다. 조선의 고대소설중 대표적인 양반전같은 소설을 보면 바로 당시의 생활상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음을 알 수가 있습니다.

물론 서양에서도 문학은 당시의 모습을 그대로 표현합니다. 숲속의 잠자는 공주를 보면 100년동안이나 잠이 들었음에도 불구하고 100년이 지나서도 공주는 여전히 공주입니다. 이는 변화되지 않는 신분사회를 표현한 것으로 중세시대의 모습을 엿볼 수가 있습니다. 하지만 변화가 오니 초기 자본주의가 확산되고 새로운 계급인 부르조아가 생성되는 근세시대에 나타나게 되는 신데렐라입니다. 신데렐라는 평민이라는 신분에서 왕비가 되는 신분 상승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숲속의 공주가 잠을 자는 사이에 신데렐라가 왕비가 되어 버리는 것이지요. 이러한 모습은 근세의 특징중에 하나라고 볼 수가 있으며, 서양에서 자본주의의 발달과 신분사회가 유동적이 되었다는 것을 알 수가 있습니다.

같은 시기 조선도 신분이 유동적으로 변하는 시기를 맞이하게 됩니다. 고전중에 주인공중 하나인 콩쥐야 그 출생이 몰락한 양반이라고 하니 그렇다고 할지라도 또 한명의 주인공인 춘향이는 기생의 딸임에도 불구하고 양반의 정실이 되는 내용으로써 이전시대에는 감히 상상도 할 수가 없는 일이 벌어지게 되는 것입니다. 물론 이 대열에 심청이도 끼게되어 조선후기 신분의 변화가 매우 격동적이었으며, 그 욕구 또한 대단했음을 알 수가 있습니다.

신분이 변화되는 가장 큰 요인은 시장경제의 발달과 그로인한 자본주의의 생성 때문일 것입니다. 사회구성원들의 지위를 결정하는데 있어, 혈연, 지연, 학연등에 비하여 자본이라는 비중이 커지게 되는 것이며, 기존에 기득세력인 귀족, 양반에게 집중되어 있던 자본이 평민들에게도 돌아가기 시작했음을 이야기합니다. 즉, 지위에 의하여 자본이 집중되던 현상이, 자본에 의하여 지위가 결정되는 사회로 변화되어가고 있는 것입니다.

조선후기 상업의 발달과 시장경제의 생성을 자본주의의 맹아라고 볼 수가 있는가에 대하여 저는 그렇다고 생각을 합니다.

[一堂]

http://www.1392.org/bbs?history01:397

강동엽

617('08)-05-10 20:07

오랜만에 일당님의 유익한 글 잘 보고 갑니다.
특히 잠사는 숲속의 공주와 신데렐라 비유는 이해도 쉽고 매우 재미있네요^^


이완용	숲속의 잠자는 공주와 신데렐라 이야기는 경성대 하원호교수님의 표현에서 약간 인용했습니다. 저는 스스로 무엇인가를 생각해 낼만한 지식이 없는 아마추어일 뿐입니다.	05/13 16:26

고재영

617('08)-05-10 23:45

일당님 오랜만입니다^^
한동안 글이 없어 많이 섭섭했습니다. 앞으로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이완용	언제나 힘을 실어주심에 감사를 드립니다. 꾸벅~	05/13 16:26

박범 617('08)-05-11 12:04	상업의 발달과 시장경제의 생성을 자본주의 맹아라고 생각하지 않는 저로써는 납득이 되지 않는 내용입니다. 좀더 구체적으로 언급해주셨으면 합니다.

박현철

617('08)-05-11 12:29

일당님의 글을 읽고 보니 서양과 조선의 문학속 신분변화 모습이 쉽게 보이네요..
일하시는게 많이 힘드시고 바쁘신것 같은데 건강도 생각하시면서 일하시죠~! 야근이 그렇게 잦아서 어떡합니까?


이완용	제 처제가 독일인과 결혼을 했습니다. 그 동서 왈 '일반적인 독일인들의 한국에 대한 평가는 새벽까지 일하는 사람이라는 것과 독일의 조선산업을 붕괴시킨 나라'라고 하더군요. 우리 아버지들과 선배들, 그리고 우리가 땀흘려 이룬 대한민국의 성과를 일본애들은 마치 자기들이 무엇인가 해주었기 때문에 할 수 있었다고 주장하는 것에 화를 안낼 수가 있겠습니까? ^^	05/13 16:32

이완용	어쩌면 이런 부분에서 실증주의의 한계가 있는 지도 모르겠습니다. 기록상의 숫치로만 판단하려고 한다면 대한민국의 발전에 일본자본, 매판자본등이 영향을 끼친 것은 사실이지만, 이것이 다는 아니지요. 일제시대 무엇인가 발전을 했다고 식민지근대화론은 이야기를 하지만, 실제로 겪었던 사람들이 그 혜택을 느끼지 못하고 스스로 가난하다고 느끼는 등 사회 구성원들이 피부로 느끼는 것이 다르다면, 숫자는 숫자일 뿐인 것이지요.	05/13 16:38

이완용 617('08)-05-13 16:18	[박범님] 관심을 가져주심에 감사를 드립니다. 님의 인품으로 보아 글에 대하여 말꼬리를 잡는 것은 아니실테고, 무엇인가 의견이 제 의견과는 안맞는듯 한데, 구체적으로 무엇을 이야기를 하시는지 모르겠습니다. 자본주의에 대하여 설명을 하는 것도 이상하기는 하지만, 제가 알고 있는 자본주의 사회란 자본이라는 것이 사회 시스템에 커다란 비중을 차지하는 사회라고 알고 있습니다. 조선은 17~18세기 들어 상업이 발달하고, 화폐경제가 심화되는 등 시장경제 체제로 변화가 되어 가고 있으므로 저는 조선후기를 자본주의가 생성되어 가는 시기로 보고 있습니다.(물론 저만의 생각은 아니지요?) 그로인하여 나타나는 증상으로 신분제도의 변화를 이야기하고 있을 뿐입니다. 본 쓰레드에서도 언급을 하고 있지만 자본이라는 것이 사회 신분을 결정하는데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기 시작했음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이는 분명히 봉건사회와는 다른 모습이지요. 당연히 아시겠지만, 양반전에서 양반이라는 신분을 돈으로 사고파는 행위, 일개 역관집안의 딸이 왕비까지 되는(희빈장씨) 상황, 일개 장삿꾼이 벼슬자리(임상옥)에 오르는 등은 자본이라는 것이 사회에 끼치는 영향을 이야기하고 있음을 나타낸 것이며, 조선에서도 자본에 의하여 사회구성원의 지위가 결정되는 시대가 되었음을 이야기합니다. 되려 님께서 이야기를 하시는 자본주의의 맹아란 무엇인지가 궁금해 집니다.

박범 617('08)-05-14 14:41	제가 생각하는 역사상과는 조금 다르다는 생각에서 드린 질문이었습니다. 상업발달이나 시장경제의 진전과 자본주의로 나아가는 것은 별개라고 봅니다. 시장경제의 발달이 자본주의로의 이행의 전제조건은 아니라는 것이 저의 생각입니다. 사회신분 또한 의식의 문제이지 자본에 의해서 결정될 수 있는 사회구조도 아니었다고 봅니다.

이완용 617('08)-05-14 20:03	[박범님] 신해통공(1791년)을 계기로 저는 조선의 상업은 커다란 발전을 한다고 생각을 합니다. 뭐 상업의 발전은 님께서도 인정을 하셨으니... 요는 자본주의로의 이행과 상업의 발달은 관계가 전혀 없는가?라고 질문을 한다면 물론 그것은 아니겠지요? 자본주의가 생성되는데, 상품/화폐경제가 관계가 없을까요? 도매/유통/숙박업은? 시장의 발달과 상설시장의 등장은? 상업도시의 생성과 농촌인구의 도시유입으로 인한 상업도시화는? 관계가 없다고 할 수는 없겠지요? 물론 님께서는 전제조건은 아니라고 하셨으니, 그 전제 조건이 무엇인지가 궁금합니다. 님과의 논의에는 먼저 자본주의에 대한 정의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단순하게 정의를 내리겠습니다. 자본주의는 사유재산, 이윤추구, 시장경제, 자유경쟁으로 요약할 수가 있을 것입니다. 너무 기초적인가요? 이 정도만 놓고 본다면 조선의 상업은 이미 자본주의를 충족하는 것이 되겠지만, 님의 의견은 그 정도는 아닌듯 하니, 거기서 더 나아간다면 자본가적 생산양식, 물질의 이기적추구와 결과의 사유 등 이윤추구와 자본=임금노동 관계등은 어떨까요? 여기서 님께서는 다음의 제글인 [소빙하기와 생산량의 향상]에서 댓글로 19세기 ‘기존의 농민층 분해 현상, 다른 하나는 소농화 현상’을 이야기하셨습니다. 18세기 상업의 발달등이 이루어졌음에도, 19세기 들어서 농민들의 소농화등은 농촌자본(생산물)의 집중화현상을 이야기 하고 있는 듯 합니다. 이는 초기 자본주의의 생성에서 나오게 되는 부르조아계급과 프롤레타리아 계급의 생성으로 봐야하지 않을까요? 물론 미묘한 차이는 있습니다. 서구의 부르조아는 상업등으로 부를 쌓은 사람들이 등장을 하여 계급(class)이 생성된다는 개념이고, 조선의 경우는 기존 양반계층이 그 부를 다시 독차지 한다는 개념이기는 합니다. 님께서 지적하신 부분이 이러한 신 계급의 등장이 조선에서는 이루어 지지 않았다는 것을 이야기를 하고 계신걸까요? 그렇지만 조선후기 급증하는 양반 계층은 '새로운 계급의 등장보다는 부르조아계급의 양반화'로 보아야 하지 않을까 싶기도 합니다. 실제로 상업으로 부를 축적한 상인들이 양반의 지위를 돈으로 사는 행위는 많이 있었으니까요. 그러한 개념에서 조선 후기 양반지위를 돈으로 사고 파는 행위가 성행했다는 것은 자본을 축적한 계급이 지위를 사는 행위로 보는 것 입니다. 제가 앞서갔나요? 님께서 이야기를 하고 계시는 자본주의의 전제조건이 무엇인지 알려주시길 바랍니다.

박범

617('08)-05-14 22:09

조선시대 사회상에서 자본주의나 혹 자본주의맹아를 찾아내는 것이 어떠한 의미를 가지고 있는지 생각해 본다면 무의미하다고 생각합니다. 그 당시의 사회가 어떠했냐를 보는 것이 중요하지 그것이 있는가 없는가를 확인하는 것은 역사를 선별적으로 보는 것 밖에는 안되며 당시사회를 제대로 이해하는데 방해가 된다고 봅니다.

그러면 조선시대 사회와 자본주의 혹은 그 맹아와의 관련에 대해서 말한다면 거의 관련없다고 하고 싶습니다. 그러면 자연스러 말씀하신 자본주의를 무엇으로 보는가에 대한 문제가 나오는데, 저는 브로델이 말하는 독점적 시장경제에서 발생하는 자본주의를 역사상에서 볼수 있는 현상이라고 봅니다. 사유재산이나 이윤추구, 시장경제, 자유경쟁 등등으로 이야기 하는 자본주의는 마르크스가 영국의 역사를 보고서 살펴본 하나의 일례에 불과하지 그것을 모든 역사상에 적용하기에는 힘든 면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오히려 이런 자본주의로 전근대사회를 보는 것보다는 폴라니가 말한 전근대사회의 경제상인 물물교환, 시장경제, 재분배로 보는 것이 더 낫다는 입장입니다. 폴라니가 설명한 전근대사회의 특성은 근대적인 시각으로 보는 것보다도 더 조선사회를 설명하기에 합리적이기 때문입니다. 조선사회를 부르주아와 프롤레타리아로 나누고 양반계층의 급증이 부르주아계급의 양반화라고 하는 것처럼 굳이 조선에 없던 개념을 적용하는 것도 역사를 미리 제단하고 바라보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양반계층의 급증과 실제 양반의 신분적 인식은 다르게 보아야 할 성질의 내용입니다. 이는 제가 초창기에 정석학당에서 강의한 내용이 있으니 한번 읽어보세요. 제가 생각하는 역사상은 정석학당 초기에 강의에 어렵풋이 나와 있습니다.


이완용	역사를 보는데 당시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본다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임을 잘알고 있습니다. 단, 제가 몇차례 언급을 했듯이 이러한 상황은 일제시대 왜곡된 조선의 모습을 역으로 보기 위한 반동의 행위입니다. 님께서야 학식이 높으시니 잘알고 계시겠지만, 아직도 조선시대에 대한 비하는 한국사회에서 만연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하여 반대의 의견이지요.	05/14 22:23

이완용	제가 잘알고 있는 재야사학자 한분께서는 '우리나라가 식민지 사고에서 벗어나는데, 3세대가 지나야 한다'고 하십니다. 아직 저는 2세대인듯 합니다. 앞으로 우리 아이들이 크게된다면 지금처럼 식민사관이나 반식민사관같은 것에서 조금더 자유롭겠지요. 제 딸아이는 역사학자가 되고싶다고 합니다. 그아이가 조금더 커서 본격적으로 공부를 하게될때 이런식의 논의도 있었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을 뿐입니다.	05/14 22:30

박범 617('08)-05-14 22:50	일당님의 말씀처럼 그런 의견이 있었다는 것은 당연히 알고 그것이 너무 확대해석될 수 있다는 부분도 인지해야 한다는 것은 중요합니다. 다만 여러가지로 해석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본다는 것이 역사학을 이해하는 길의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국사> 교과서처럼 일방적으로 사실들을 주입하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는 것이 제가 이렇게 생각하고자 하는 이유입니다. 어찌 보면 모든 사람들이 역사가라고 할 수 있죠. 자신만의 역사상을 가지고 서로간의 대화를 통해 논리를 구축해 나아가는 것이 바로 제가 일당님과 나누는 의견교환의 의미가 아닐까 합니다.

이재혁 618('09)-11-04 14:49	잘보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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