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진사] <상소> 복주구명소
강원도 미거 진사 臣 고무열, 삼가 구명의 뜻을 담은 소를 올립니다.
신이 조정사무에 참여하지 않고 있어 자세한 경위는 알 수 없으나, 사헌부의 계사에 행도사를 파직하라 하심은 그 진노한 어심이 어느정도인지를 알 수 있게 했습니다. 행도사는 업무 처리에 있어 신중을 기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잦은 실수를 범하여 헌부로부터 직무감찰을 받은 것이 수 회에 이르는 것도 역시 사실입니다. 그러나 행도사는 이미 지난 인사이동과 별명으로서 전국에 들끓는 방화범을 잡을 토포사로 기용되었고, 이제 그를 파직하라 하오시면 방화범들이 더욱 기세를 올려 토포의 뜻을 무색하게 할까 두렵습니다. 신이 벼슬아치가 아님에 전하께서 이미 내리신 명을 가지고 인사가 부당하고 정당하고를 왈가왈부하고자 함이 아니오라, 이미 지방관 무관으로서 토포사의 임직을 맡았은즉 방화범이 종국에 이르러 모두 잡히기 전에는 그 직을 유지하도록 하심이 가한 줄 아뢰옵니다.
팔도를 나누어 중북부의 육도를 관할하는 행도사가 그 자리를 비우고 나면 그 지역의 도정은 또한 어찌하오리까. 후임관 인선이 완료될 때까지만이라도 행도사 겸토포사 최성원의 죄를 묻기를 잠시 미루어주시옵소서. 이는 행도사에 대한 용서가 아니라 그 맡은 직임에 책임을 다할 기회를 달라는 것이옵니다. 바라건대 어명을 거두어 주시옵소서.
개국 626년 3월 28일
강원도 진사 臣 고무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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