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안도/백성] <상소> 제삼간언소
평안도 백성 신 도봉산 삼가 아룁니다.
언로의 중요성을 돋우는 아름다운 이야기는 사록에 향기로운 줄기를 남기며 지금까지 이어 있사온대 옛 사람이 붓을 들어 그와 같은 이야기를 서면에 담은 까닭은 말의 소리로써 자연히 사라지는 그 뜻을 후대의 사람들이 눈을 통해 다시 듣고 되살리기를 바랐기 때문입니다. 옛 사람의 이와 같은 뜻이 부드럽고 선하므로 천하의 뭇 선비는 그 고사의 읽기를 아이가 어미의 젖을 빨듯 즐겁게 하였으니 이러한 흥감이 군주에도 이어져 대저 군왕은 제왕의 도리를 배우고 익힐 때부터 언로를 열고 넓혀 가는 일의 지중함을 조석으로 강조 받고 지적 받아 온 것입니다. 전하께서는 선왕의 후계로서 당연히 그와 같은 고사에 귀가 익숙하고 각 고사마다 특징적인 단어 하나만 들으셔도 이어지는 이야기를 곧 상고하실 것인데 뭇 신하와 백성들이 전하의 귀 어둡고 마음 각박함에 밤낮 아파하고 통탄을 하며 분노를 뿜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회고 하시는 바가 어찌 이토록 하나 없는지를 신은 알지 못합니다. 혹자는 조정의 대신의 수가 극미하고 백관의 능력이 보잘 것 없음을 들어 전하의 실망이 계속되었으므로 지금과 같은 형국에 이르렀다 하나 신이 생각을 가무려보건대 성왕이 궐 짓기를 기와를 올린 바 없었고 의관과 제도를 갖추어 신하를 부리지 않았습니다. 또한 신하의 능력을 고추해건대 무릇 국영에 필요한 관부의 능력은 그 기능에 비례하고 기능은 보살피는 백성의 수에 가뭇하는 바 조정이 보살피는 백성의 수가 지금처럼 적을 때 과연 전하께서 아래로부터 기대하는 그 능력의 기준이란 것이 무엇일지를 신은 헤아릴 길이 없습니다. 그러므로 수가 적고 능력이 부족하다 함이 사실일 지라도 전하께서 지금의 이 나라를 경영함에 특별한 부족함은 없는 것입니다. 더구나 신하의 수 적음과 능력의 갖춤에 대한 시비는 선비하신 선왕의 시절부터 있어 온 일이건대 선왕의 대에는 이토록 종묘와 사직이 파황하지 않았습니다. 혹자는 비록 지금 나라의 처함이 앞으로 애를 두고 뒤로 강을 낀 모습이라 하나 강과 애가 실은 모두 전하의 마음에서 비롯되었다는 사실을 고찰하면 강과 애가 보인다는 사실에 전하께서는 애만도 못한 짐승처럼 우시기만 할 것이 아니라 그 마음을 닦고 닦으시어 보이는 그 환각을 부숴야 하는 것입니다. 궁벽한 시골의 파락한 유학도 비록 몸은 아프고 손은 바쁠 지언정 선하고 덕이 있으라는 성현의 말씀 새기기를 꾸준히 하는 이 조선에 높은 궁궐을 짓고 그 안에 거하시어 영화와 안녕을 자연히 내완하시는 전하께서 이토록 선하지 못하고 부덕한 모습을 보이는 것은 만세에 남을 부박한 모습이요 천하에 불쌍한 안타까움이라 하겠습니다.
626년 8월 25일
평안도 백성 신 도봉산 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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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봉산
이벽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