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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헌대부 병조판서치사봉조하 명예삼급팔괘장 근정이급보국장 서긍 행장 資憲大夫 兵曹判書致仕奉朝賀 名譽三級八卦章 勤政二級輔國章 徐肯 行狀
공(公)은 부여(扶餘) 서씨(徐氏)로, 휘(諱)는 긍(肯), 호(號)는 석선(石仙)이다. 자는 성소(惺所)로 ‘슬기로운바’라는 뜻이다. 공이 이를 지으시며 “개인적으로 존경하는 인물의 호”라 하였으니, 아마도 자주 거론하시던 허균(許筠, 개국178~227년)의 것인듯 하다. 초명(初名)은 양갑(羊甲)인데 개국626년(정유:2017)에 개명(改名)을 청하며 “개인적인 심경과 가치관의 변화”, “새 활동에 대한 의지” 때문이라 하였으니, 공의 높은 뜻을 짐작만 할 뿐이다. 개국594년(을축:1985)에 출생하신 공은 개국611년(임오:2002) 2월에 입조(入朝)하여 경기도에서 활동을 시작하였다. 동년(同年) 4월에 공은 의정부의 천거(薦擧)를 받아 승의부위 의흥위사맹으로 출사(出仕)하였다.
이때 평안도에 지방관이 부재(不在)하여 백성들의 삶이 날로 피폐(疲弊)해지니 공은 이를 늘 안타깝게 여겼다. 5월에 곧바로 차자(箚子)를 올려 평안도 부임을 자처(自處)하였는데, 뜻을 이루지 못하였다. 7월에 장종(章宗)께서 친히 사헌부 감찰에 명하시었는데, 이때에도 차자를 올려 외관(外官)을 청하니 상(上)께서 이기지 못하고 평안도찰방으로 고쳐 명하시었다. 백성을 항상 근심하며, 옳다고 여기는 일에 목소리내는 데 거침이 없었던 공의 성정(性情)을 잘 보여주는 일화라 하겠다. 평안도에 부임하여 도민을 유치(誘致)하고 교육을 활성화하며, 평양문화원(平壤文化院)을 재개(再開)하는 등 많은 노력을 하니, 백성들의 칭송이 자자하였다.
찰방 임기를 마친 뒤에 공은 행형조좌랑, 행사간원헌납 등을 지냈는데, 이듬해인 개국612년(계미:2003) 2월에 학업(學業)을 이유로 관직에서 물러났다. 이해 4월에 장종께서 심신(心神)이 쇠(衰)하여 편전(便殿)에 들지 않으시니 정무가 중단되는 일이 있었다. 재야(在野)에 있으면서도 현안(懸案)마다 적극적으로 의견을 피력하던 공께서는, 즉각 상소(上疏)를 올려 사직(社稷)을 돌볼 것을 간절히 청하였다. 이에 상께서 비답하시기를, “내외(內外)로 많은 말이 있었지만, 전헌납 서양갑과 같은 인재는 다시 찾기 어려울 것이다. 상소한 뜻은 잘 알겠으니, 근심을 거두고 물러가 기다리라.”하였다. 이어진 상소에서 백성을 염려함이 지나쳐 ‘양위(讓位)’ 두 자(字)를 언급한 탓에 백관의 탄핵을 받았으나, 상께서 모두 물리치시었다. 그러나 이 일로 원종공신(原從功臣) 녹훈(錄勳)에서 제외되었으니, 실로 안타까운 일이다.
계미년 11월에 함경도 갑산부사로 복귀한 공은 평안도와 마찬가지로 교박(薄)한 함경도 땅에서, 백성을 유치하고, 민립서당인 쌍수서당(雙修書堂)을 새로 짓게 하는 등 지역 활성화와 교육 발전에 크게 힘썼다. 또, 북삼도의 특색인 토관직(土官職) 제도에도 관심을 가져, 함경도 백성 이순지(李純之), 신재호(申渽湖), 민지훈(閔地訓) 등 3인을 토관으로 출사시키며 제도 정착에 기여하였다. 개국613년(갑신:2004) 2월에 내직으로 복귀한 공은 행사헌부집의, 행형조정랑 등을 역임하였으나 이내 차자를 올려 “팔도의 지방관을 모두 다 역임해 보는 것”이 출사할 때 세운 포부라 아뢰며 외직을 청하였다. 계청(啓請)이 받아들여지지 않자 사직(辭職)하니 조정에 격렬한 논쟁이 일었는데, 금상(今上)께서 용퇴(勇退)까지 언급하시는 곡절(曲折) 끝에 경상도 대구도호부사로 명받으니 세 번째 목민관(牧民官) 부임이었다.
부사 임기를 마친 갑신년 8월에는 행병조정랑을 지냈는데, 이 때에 이미 품계가 계궁(階窮)에 이르렀다. 12월에 전하께서 비변사에 명하여 관청별 근무자 현황을 계하게 하신 뒤, 이를 살피시고 곧바로 공을 절충장군으로 가자(加資)하여 병조참의에 명하시었다. 당상 가자에 있어 전조(銓曹)의 의견과 삼사(三司)의 공론을 묻지 않은 것은 전례(前例)가 없는 일로, 재론(再論)을 청하는 차가 있었으나 성상(聖上)께서는 “국왕이 특별히 필요하다고 판단될 경우에는 권도(權道)로써 가자를 명(命)해도 무방하다.”하시며 가납(嘉納)치 않으시었다. 다음 해인 개국614년(을유:2005) 2월에 공은 실록청(實錄廳)의 복설(復設)을 청하여 총재관으로서 실록 찬수(撰修)를 이끌었는데, 장종대왕실록 제21권부터 제26권까지 총 6권을 편찬(編纂)하여 봉안(奉安)하는 성과를 올리니, 이후로 공의 능력과 성상의 혜안(慧眼)에 대해 의심하는 이가 없었다.
철조(輟朝) 이후인 개국615(병술:2006)년 10월 선유교서(宣諭敎書)가 반포되자, 가장 먼저 복귀한 공은 병조참의로서 무관의 인사를 맡아 빠르게 조정을 복구하고 흉흉(洶洶)해진 민심을 다독이는 데 전력을 다하였다. 이후 공은 오위(五緯) 제도를 지금과 같은 형태로 정비하는 데에 기여하고, 처음으로 군졸제도를 만들어 점고(點考), 번상(番上), 훈련의 세부를 마련하였으며, 인사평정 제도를 개선하는 데에도 관여하였다. 이듬해인 개국616년(정해:2007) 1월에 공은 가선대부로 가자되고 병조참판이 되었다. 이 때에 공의 심신(心身)에 병증(病症)이 있어 체직(遞職)을 청하였는데, 상께서 대명(待命)케 하여 교시(敎示)하시기를, “왕은 이르노라. 나라의 한 지역을 맡겨 왕명을 대신하게 하는 것은 위에서도 결심하기 어려운 일이고 아래에서도 감당하기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그대는 이미 평안, 함경, 경상 등의 방면을 책임져 훌륭히 완수한 경력이 있으므로 이러한 직임을 잘 수행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하시며 황해도관찰사에 명하시었다. 4월에 도정(道政)을 방기(放棄)하였다 하여 헌부의 탄핵을 받았으나, 가정에 변고(變故)가 생겼다는 사정이 전해져 면직 처분에 그쳤다.
개국617년(무자:2008)년 7월에 공이 다시 관직을 신청하니 상께서 기뻐하시며 훈렴도감중군에 명하시었다. 이 해 연두(年頭)에 전하께서 교서(敎書)를 내려 성균관이 가동되지 못함과, 장종대왕의 묘호(廟號)와 시호(諡號)가 정해지지 못함을 근심하신 바 있었다. 공은 즉시 이에 응하여 성균관 무과 강의를 맡아 재건에 노력하는 한편, 시호도감제조를 겸하여 장종대왕 행장(章宗大王 行狀) 찬수에 몰두하였다. 8월에 고쳐 쓴 행장을 올리자 성상께서는 “도감의 찬수 결과 행장이 행장으로서의 격을 갖추게 되었다.”하며 크게 기뻐하셨다. 이에 기반하여 후속작업에 착수하니, 묘호를 장종(章宗), 존호를 공경광렬(恭敬廣烈), 시호를 경성정효(景聖定孝), 능호를 희릉(熙陵)으로 정한 것이 모두 공이 도감을 이끌어 이룩한 대업(大業)이라 하겠다. 또, 혜종대왕(惠宗大王)의 존호를 체천흥운준덕홍공융봉현보무정중희(體天興運俊德弘功隆奉顯保懋定重熙)로, 혜장왕후(惠章王后)의 휘호(徽號)를 소온사헌(昭溫思獻)으로 정하고, 공정공(恭定公)을 장종대왕의 배향공신(配享功臣)으로 정하는 전 과정을 총괄하였다.
이때 공은 병조참판으로 있었는데, 과중한 업무로 심신이 미약(微弱)해진 상태에서 무자년 11월 제42차 소과 훈련원시 시제(試題)를 세 차례 올렸다가 세 차례 반려되자 치사(致仕)를 청하였다. 상께서 이를 물리치시니 승정원에 모든 직첩(職牒)을 반납하고 낙향(落鄕)하고자 하였는데, 전하께서는 그간의 공적을 참작하시어 호분위에 명하시고 따로 문책(問責)하지 않았다. 이때부터 공께서는 조정 업무가 과도하게 복잡해지는 것에 대한 문제의식을 가졌다. 12월에 공은 경기도관찰사로 복귀하였다가, 다음 해인 개국618년(기축:2009) 3월에 의궤청제조로서 녹훈도감의궤(錄勳都監儀軌) 수정안과 시호도감의궤(諡號都監儀軌) 및 부록으로 국장도감의궤(國葬都監儀軌)를 완성하여 올리니 그 공을 인정받아 가정대부로 가자되었다.
동월 14일에 공은 수어사에 등단(登壇)하였으니, 본조 최초의 대장(大將)이다. 남한산성에서 등단례를 치르자 상께서 교서를 지어 내렸는데 그 대략에, “군문에 들어서는 병사를 어루만지는 것을 자식과 같이 여겼고, 외방(外方)에 나아갔을 때에는 백성들이 부모와 같이 따랐다. 경세제민의 탁월한 지모는 촉나라 무후(武侯)와 비견하여 부족한 것이 없었고, 태산과 같은 위엄과 씩씩한 기상은 조나라 염파(廉頗)에 미치지 않는 바가 없었으니, 지금에 이르러 새로이 장수(將帥)를 임명하는데 경이 아니라면 어떤 이가 있어 그 중임을 감당하랴.”하였다.
이후 공은 의정부사인, 호분위부호군, 동지중추부사, 사헌부대사헌, 행호분위호군, 병조참판, 수어사 등을 역임하며 조정 업무 간소화에 힘을 쏟았고, 지금과 같이 제례를 횟수를 줄이는 등 소기(所期)의 성과가 있었다. 이 과정에서 공의 기력이 쇠하여 여러 차례 치사를 청하였는데 받아들여지지 않다가, 개국620년(신묘:2011) 4월 네 번째로 치사를 청하니 마침내 윤허하시었다. 공이 떠나며 백성과 관원 모두를 위한 정치를 당부하였는데, 전하께서 크게 아쉬워하며 공을 자헌대부로 가자하고 병조판서 겸지훈련원사에 명하였다. 5월에 공은 치사하여 최초로 봉조하(奉朝賀)에 제수되었다.
정유년에 이르러 조정은 비변사 체제로 운영되고, 상소와 차자가 출납(出納)되지 않으며, 과거가 중단되는 등 비상(非常)한 시국을 맞이하니 민심이 크게 동요한 바가 있었다. 이 때에 공이 홀연히 나타나 천손서당에서 역사를 강(講)하여 백성들을 위무(慰撫)하였으며, 입궐하여 상을 뵙고 충언을 아뢰고자 하였다. 상께서 소식을 전해듣고 입시(入侍)하도록 명하니, 8월에 수정전에 들어 아뢰기를 백성들의 상소를 받고 유중불하(留中不下) 네 글자라도 내리실 것을 청하였다. 이후로도 네 차례 차자를 올리매 안팎에서 크게 기대하고 의지하였으나, 그 결실을 보지 못하고 동월 21일에 졸(卒)하니 팔도의 백성 중 슬퍼하지 않는 이가 없었다. 전하께서는 조회(朝會)를 중지하고 비국(備局) 당상을 보내 조문하도록 하시었다. 문집으로 석선반록(石仙反錄), 황혼(黃昏), 만음(漫吟)과 말년에 개인사를 정리한 석선기술(石仙記述) 7권 등이 있다.
아, 행장을 정리하며 돌아보매 공의 족적(足跡)이 크기로 짝할 신하가 없으니, 뒷사람이 구차한 말로 일일이 칭송하기에 민망하다. 바른말을 하는 데에 세간(世間)의 평을 두려워하지 않았고, 높은 자리에 올라서도 끊임없이 새로운 정책을 구상하였으며, 백성이 편안한지를 늘 근심하였으니, 오늘날 조정이 명맥이라도 유지하는 데 공에게 빚진 바가 과연 없겠는가.
공과 동문수학(同門修學)했다는 함경도인 정제두(鄭齊斗)가 찬하고 내가 증수(增修)에 참여한 행장이 이미 있으나, 상께서 글월로 남기기 마땅치 않은 연유(緣由)로 시호(諡號) 논의를 허락치 않으시었다. 나는 공께서 천손서당에 계실 때에 태백서당 훈장으로 약간의 교유(交遊)가 있었는데, 이러한 사정으로 공께서 졸하신지 3년이 지나도록 시호를 받지 못함을 늘 안타깝고 죄송스럽게 여겼다. 이제 창국 제20주년을 맞아 공의 행장을 새로 지으니, 만시지탄(晩時之歎)이나 구신(舊臣)을 예우(禮遇)하는 의리를 바로 세우고자 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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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관안(度官案) 권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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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등록 제5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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